[UCN PS 종합토론] "미네르바식 교육시스템에 공감…미래지향적 교육혁신 고민할 때"
[UCN PS 종합토론] "미네르바식 교육시스템에 공감…미래지향적 교육혁신 고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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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지던트 서밋 2차 콘퍼런스 종합토론
캔 로스 미네르바 디렉터가 총장들과 토론을 하고 있다.
캔 로스 미네르바 디렉터가 총장들과 토론을 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김준환·박대호·이현진·이하은 기자] 국내 대학들은 사면초가에 빠진 상태다. 대학 재정난이 가중되고 대학들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더구나 기존 대학 교육 방식은 한계에 다다랐다. 주입식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문제해결력을 키우고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특히 미네르바스쿨(Minerva School)과 같은 혁신교육 모델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전통적 대학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에 미네르바스쿨 모델에 대해 집중 조명함으로써 미래지향적 혁신교육의 가능성을 모색해 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혁신교육 System 구축’을 주제로 한 ‘UCN 프레지던트 서밋 2019’ 두 번째 콘퍼런스가 11일 오후 4시 서울클럽 한라산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총장들은 글로벌 혁신교육의 대표적 사례인 미네르바스쿨 모델에 대한 설명을 듣고 국내 고등교육 분야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를 토론했다. 비록 각 대학이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미네르바스쿨과 같은 혁신교육 시스템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국내 고등교육 현실에 대해 위기의식을 가진 총장들의 날카로운 질문과 미네르바스쿨 아시아를 총괄하는 켄 로스(Kenn Ross) 프로젝트 아시아총괄 디렉터의 현장감 있는 답변이 1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길여 가천대 총장
이길여 가천대 총장

■ 이길여 가천대 총장 “전세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 정부도 지원해야”

“미네르바스쿨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다른 총장님들도 감탄하면서 꿈의 학교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세계에는 미네르바스쿨처럼 환상적인 대학도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 이러한 대학이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다. ‘교육부가 없어야 대학이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제약이 많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세계에 모든 대학이 인공지능(AI)에 올인하고 있는 형국이다. 가깝게는 일본과 중국은 정부가 엄청난 예산을 쓰면서 대학생에게 AI교육을 시키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AI대학원사업에 12개 대학이 신청했는데 불과 3개 대학만 선정됐다. 대학들이 하기 싫다고 해도 정부가 나서 해야 할 판인데, 하고 싶다는 데도 제한하면 되겠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부가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동대 사례처럼 교수가 학생을 맨투맨(man-to-man)으로 가르치는 것은 대단히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가천대의 경우 ACE 사업으로 60억원을 받아 플립트러닝(Flipped Learning)이나 캡스톤디자인 등을 도입하면서 굉장한 성과를 냈다. 가천대는 의과대학이 강화에 있다. 메디컬캠퍼스가 인천으로 오면서 그곳을 ‘엔트리캠퍼스(entry campus)’로 명명해 신입생들을 보내고 있다. 학생들은 무박2일로 학과 교수와 24시간 동안 밤새우면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했다. 창의력, 협업, 솔루션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첫 1학기는 테마를 주고 2학기는 주지 않을 계획이다. 예컨대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한 테마를 줬다. 문제부터 행정, 솔루션 도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는 애플리케이션 제작법도 포함돼 있다. 그랬더니 얼마 전까지 고등학생이었던 신입생들이 놀라울 정도로 성장했다. 학생 만족도 역시 40점 만점에 38~39점으로 높았다. 교수와 학생이 일대일로 스킨십하는 것이 학생에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왼쪽부터 장제국 동서대 총장, 황선조 선문대 총장, 김중수 한림대 총장, 윤승용 남서울대 총장, 박맹수 원광대 총장
왼쪽부터 장제국 동서대 총장, 황선조 선문대 총장, 김중수 한림대 총장, 윤승용 남서울대 총장, 박맹수 원광대 총장

■ 장제국 동서대 총장 “온라인 시스템 독자 개발 등 재정적 솔루션은 무엇인가”

“미네르바스쿨이 2011년에 설립됐다고 들었다. 학교 설립되기 전까지 어느 정도 준비기간을 거쳤는지, 설립 준비 당시 어떤 사람들이 모여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임플리먼트(실행)하려고 한 것인지 궁금하다. 100% 온라인 시스템으로 개발했는데 온라인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려면 상당한 돈이 들어가고 투자도 많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고 계속 업그레이드해 나가야 하는 상황일 것 같은데 재정적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1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예상되는데 계속해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지, 재정적 솔루션은 무엇인지도 답해 달라.”

■ 황선조 선문대 총장 “교육의 질 관리·학생 역량 강화, 어떻게 이뤄지나”

“대학 혁신에 있어 이렇게 파격적인 시장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감동이다. 두 가지 질문이 있다. 첫째는 교육의 질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둘째는 졸업할 때까지 어떻게 학생들의 역량을 키우는지가 궁금하다.” 

■ 김중수 한림대 총장 “미네르바 교육 시스템이 모든 대학들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아냐”

“How to fish가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이걸 누가 하느냐, 교수는 고기를 잡아봤느냐는 질문이 나온다. 교수들이 아는 것처럼 가정을 하는데 사실은 고기를 잡아보지 않은 사람에게 잡으라는 격이다. 어떻게 교수들을 가르칠 것인지가 궁금하다. 여기에 있는 분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부분 미네르바를 다 안다. 미네르바는 교육에 대한 하나의 벤처 비즈니스다. 하버드 시스템이 너무 경직되게 학생을 선발하기에 이러한 대학의 약점을 교정하는 교육적 비즈니스인 셈이다. 결국 미네르바는 효율적인 관점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고 보는데 이러한 성공 모델이 모든 대학들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 윤승용 남서울대 총장 “한동대의 ‘미네르바 스쿨 벤치마킹’, 시행착오나 어려움 없었나” 

“한국 교육 관련 법규를 보면 켄 로스 디렉터가 발제한 미네르바스쿨 같은 형태의 대학을 설립하는 건 ‘그림의 떡’이다. 교사 없는 대학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네르바스쿨을 벤치마킹하면서 한동대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나 규제 사항 등을 말해 달라.” 

■ 박맹수 원광대 총장 “‘미네르바 시스템을 배우라’… 이를 강조한 배경은?”

“켄 로스 디렉터의 발표에서 시스템이란 용어가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기존의 대학 캠퍼스, 커리큘럼, 교수진 등을 극복하는 의미로 시스템을 강조했다고 생각한다. 시스템을 강조하게 된 여러 배경이 있을 것 같다. 자세히 설명해주길 바란다. 또한 찰스 다윈의 얘기도 인상 깊었다. 변화라는 것은 우리가 무시할 수 없고 적극 수용할 때 살아남는다고 본다. 미네르바는 어떻게 전망하는지, 미네르바를 뛰어넘는 미네르바가 나올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또 하나는 켄 로스 디렉터가 ‘복제(copy) 가능하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다른 교육기관이 미네르바의 시스템을 배우라는 뜻으로 볼 수 있는데, 미네르바가 추구하는 궁극적 꿈은 무엇인가. 미네르바의 교육방식을 전 세계가 받아들이라는 것인지, 아니면 이를 통해 양성된 인재들이 지구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자는 것인지 설명해주길 바란다.”

왼쪽부터 정홍섭 동명대 총장, 신은주 평택대 총장, 김인철 한국외대 총장, 김인규 경기대 총장, 최미리 가천대 부총장
왼쪽부터 정홍섭 동명대 총장, 신은주 평택대 총장, 김인철 한국외대 총장, 김인규 경기대 총장, 최미리 가천대 부총장

■ 정홍섭 동명대 총장 “대학의 시스템 전환 고민… 점진적이냐 대대적이냐”

“미네르바스쿨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미네르바 시스템을 도입하기 어려운 게 대학의 현실이다. 많은 대학은 전통적 티칭에 익숙하다. 학과별 융합에 신경쓰기보다는 독립적이고, 전문성을 강조하는 풍토가 강해 제약이 많고 변화가 힘들다. 변화를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걸림돌이 있다. 대학이 새로운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모든 대학이 점진적으로 변화해야 하는지, 대대적으로 변화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 신은주 평택대 총장 “학생 선발 과정·기준 어떻게 되나”

“미네르바 스쿨의 학생 선발 과정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오늘 발표를 들어보니 학문에 대한 열정과 액티브 러닝에 대한 의지가 있는 학생들이 미네르바 스쿨에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 세계적으로 이런 학생들을 선발했기 때문에 구체적 피드백이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학생 선발 과정에서 어떤 요소들을 가장 우선 고려했는지 궁금하다. 또 개별 대학을 넘어 자원과 자본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린다. 대륙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한국의 개별 대학이 하기에는 너무 큰 도전이기 때문이다.”

■ 김인철 한국외대 총장 “미네르바 시스템의 취약성, 어떻게 보완해야 하나”

“미네르바 시스템이 가진 장점에 대해 이해가 된다. 반면, 취약성이나 보완해야 할 측면들도 있다. 우선 기존 대학의 학생들은 피지컬 컨택트(physical contact), 즉 서로 부대끼면서 여러 감정을 스스로 통제하는 법을 배운다. 직접 맞부딪히는 과정에서 열등감이나 자부심 등을 느끼고, 토론하는 과정들이 전부 학습이다. 이런 것들을 미네르바 시스템에서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두 번째 취약성은 전문지식과 관련된 내용이다. 최근 학문 연계나 지식 융합에 의한 문제해결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 나사(NASA)의 경우 다면적 지식으로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과연 개인의 문제해결 능력이 좋아진다고 해서 우주로 나아갈 기술이나 핵무기를 개발할 방정식 등 사회의 복잡다단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 전통적인 대학은 그룹으로서의 능력을 기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미네르바는 개인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것 같다. 또 한편으로 대학이 존재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째, 생산된 지식과 기술을 이용해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다. 켄 로스 디렉터도 말했듯이 소셜 엔지니어링(socail engineering)이다. 엔지니어들이 기술을 개발해 사회를 발전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소셜 엔지니어링 역할을 하는 것이다. 둘째, 대학은 사회문화 가치를 보존·계승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전자가 이공계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분야라면, 후자는 인문학에서 주로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다. 문화적 보전과 사회적 계승, 이 두 가지 역시 대학에서 감당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 김인규 경기대 총장 “액티브 러닝 이뤄지려면 미네르바식 교육 삽입해야”  

“좌장으로서 한 말씀 드리겠다. 우리의 교육방식을 주입식 교육이라고 하는데 패시브 러닝(passive learning)을 액티브 러닝(active learning)으로 바꾸자는 얘기가 신선하게 들렸다. 국내 대학들도 가급적 액티브 러닝 체제로 바뀌어야 하는데 현 체제로는 어렵다고 본다. 교육부가 자율성을 주지 않기에 더욱 그렇다. 미네르바식 교육을 좀 더 삽입해 액티브 러닝으로 바꿔나가기 위해서는 교육부가 대학에 좀 더 자율성을 줘야 하지 않겠나. 대학의 파트너인 한국대학신문에서 이러한 측면에 포커스를 맞춰주길 바란다.”   

■ 최미리 가천대 부총장 “미네르바 시스템, 벤치마킹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미네르바 시스템을 지금껏 운영하면서 100% 만족한 것이나 혹은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한국 대학들이 벤치마킹해 미네르바 시스템을 가져갈 경우 ‘이것은 정말로 하지 말아야 할 것’ 아니면 ‘이것만은 꼭 해라’하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홍남석 프레지던트서밋 원장 “교육이란 더 나은 경험 쌓기 위한 경험의 재구축 과정”

“교육은 다가오는 경험을 대비해 더 나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경험의 재구축을 하는 과정이다. 이렇듯 오늘 이 자리는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고 지도하는 자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장순흥 한동대 총장
장순흥 한동대 총장

■ 장순흥 한동대 총장 “대학이 혁신해야 할 것은 하드웨어 아닌 소프트웨어” 

“우리나라에서 미네르바와 같은 시스템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는 의문들이 있다. 하지만 미네르바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건물과 같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국내 대학이 혁신해야 할 부분도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다. 미네르바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생각하는 능력, 액티브 러닝, 글로벌 액티비티 등 미네르바가 고민한 것들을 우리도 받아들여야 한다. 재정 걱정을 많이 해주시는데, 인성교육을 하고, 문제해결력을 기르고, 글로벌 사고방식을 심어주는 것은 많은 재원을 요하지 않는다. 재정지원사업에 쏟았던 에너지를 대신해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 고민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 우리가 미네르바로부터 배워야 할 것은 학생 중심의 사고 방식이다. 교수나 건물은 중요하지 않다. 학생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강의도 현재보다 다소 줄이는 것이 좋다. 과목이 적어야 강의 질을 높일 수 있고, 융합교육도 가능해진다. 이런 맥락에서 한동대는 프로젝트 수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총장이 관심을 가지면 교수와 학생들도 적극성을 띠게 된다. 최근에는 미네르바에서 활용하고 있는 ‘생각하는 법(habits of mind)’을 가르치는 수업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논의 중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법도 미네르바와 공유해야 할 교육방식이다. 바람직한 대학 수업은 1학년 때 문제해결 방법을 일정 수준 가르치고, 이후 학생들이 받은 문제를 스스로 풀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교수들은 모니터링하고 평가만 진행하면 된다. 기본적인 부분만 가르치고, 학생들이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면 졸업 후에도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켄 로스 미네르바 스쿨 디렉터
켄 로스 미네르바 스쿨 디렉터

■ 켄 로스(Kenn Ross) 미네르바 스쿨 디렉터 “‘첨단기술+콘텐츠+커리큘럼’ 통해 개별 학생의 맞춤형 학습 지향” 

“대학이 변화를 빠르게 해야 하느냐, 점진적으로 해야 하느냐에 대한 정답은 없다. 다만 변화해야 하는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 기존 체계가 있다면 점차적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미네르바 시스템을 복제하는 방법도 있다. 미네르바 시스템은 다른 기관들이 프로그램을 복제하기 쉽도록 만들어졌다. 일단 조금씩 적용해보고 학생들이 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보는 게 좋겠다. 여기에 활용할 수 있는 매트릭스가 있다. 학생들이 다른, 즉 미네르바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는 기관에서 학습했을 때와 어떻게 다른 결과를 내는지 비교해보는 것이다. 미네르바 시스템을 도입한 홍콩과학기술대학교를 보면 굉장히 큰 변화가 있다. 완전히 새로운 기관을 만들고 미네르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에 대한 문의도 많이 온다. 새로운 기관에서 우리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방법은 조금 더 쉽다. 

학생 선발에 있어서 IQ나 경제적 사정은 중요하지 않다. 지속적으로 열심히 공부하려는 의지와 동기가 있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선발한다. 전 세계 7개 도시에 미네르바스쿨의 기숙사가 마련돼 있어 이곳에서 학생들이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협업이나 어울림도 중요하다. 다만 우리만의 입증된 학생 선발 기준이 마련돼 있다. 입학률과 경쟁률이 높은 데는 이유가 있다. 학비는 1만2000달러 정도로 MIT나 하버드대의 30% 수준이다. 낮은 학비로 운영할 수 있는 비결은 무(無)캠퍼스 제도에 있다. 인프라에 투자하는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양대, 베를린의 대학 등 다른 대학의 인프라를 활용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미네르바는 약 25년 전부터 기획된 시스템이다. CEO가 펜실베이니아에서 대학을 다니던 시절 교육에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던 데서 미네르바 시스템이 시작됐다. 13~1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에 돌입했다. 그런 후 2011년 오픈했다. 우리가 전 세계 유일한 모델이라고 얘기하진 않겠다. 여러 혁신교육 모델이 추가로 나오길 바란다. 미네르바 시스템은 사이버 대학도 온라인 대학도 아니다. 레지덴셜(residential)형 대학이라 할 수 있다. 무크와도 다르다. 앞에서 언급했듯 불과 3일 전(콘퍼런스 행사일 기준) 미네르바스쿨은 새로운 시스템 모델을 발표했다. 400여 명의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몇 년간 노력한 결과다. 기술의 발전 때문에 가능했다. 사실 많은 비용이 드는 게 아니다.  

미네르바 시스템에서 ‘시스템’이란 용어를 사용했지만 이는 기술 시스템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콘텐츠와 커리큘럼의 조합이다. 미네르바 시스템의 미션은 전 세계를 위한 ‘지성’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 인류가 조금 더 비판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복잡한 문제나 현상에 대해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게 우리의 궁극적 목표다. 미네르바 시스템은 개별 학생의 맞춤형 학습에 초점을 둔다. 반면 연구에 있어서는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다. 연구중심대학이 나름의 역할을 해주면 된다. 미네르바스쿨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함께 부대끼고 살면서 배워나갈 수 있다. 전통적 교실에서는 다른 사람의 리액션을 보기 힘들다. 이에 비해 미네르바 시스템에서는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반응을 파악하기 훨씬 쉽다. 

이런 연구 결과도 있다. 학생들이 대학 4년간 수업을 듣고 배운 내용을 대학 졸업한 후에는 대부분 잊게 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미네르바 시스템을 통해 스스로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면서 수업에 적극 참여해 깨달은 내용들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우리는 상대적으로 신생기관이다. 그렇지만 모든 것이 새롭다는 뜻은 아니다. 특히 데이터와 과학에 기반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미네르바 프로젝트는 하나의 벤처기반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미네르바스쿨과도 별개다. 비영리 프로그램이다. 정부 재정보조를 원하지도, 받지도 않는다. 자율성을 갖고 싶어서다. 전통적 대학에서 미네르바 스쿨을 하나의 위협적인 존재로 보는 시선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전통적 대학이 갖는 문제점에 대해 모든 해결책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부 흥미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학습 만족도에 대한 설명을 하겠다. 시스템에 100% 만족할 수는 없다. 다만 계속 발전시키면서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반면 미국 내 전통적 대학들은 아직 큰 변화를 이루지 못했다. 우리는 하나의 구조와 시스템을 만들어 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가고 있다. 현재 한국에 MOU를 맺은 파트너는 없는 상태다. 한국에서 교육을 위해 헌신적으로 기여하는 기관과 열정을 가진 사람들과 협력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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