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차 산업혁명을 준비시키는 대학의 교실혁명
[기고] 4차 산업혁명을 준비시키는 대학의 교실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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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훈 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공병훈 교수
공병훈 교수

대학생들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공부하고 있는가. 노력하면 누구나, 언제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학생들 개개인의 마음에 자리잡고 있는가. 즐겁게 공부하여 유익한 결과를 얻고 있는가. 공부가 좋은 평가 결과가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인가. 획일적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참여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동료 학생들과 대화하는가. 학생들은 공부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가.

이러한 질문들을 접하면 대학에서 학습자로 활동하는 이들은 당혹감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랜 세월 전통적 강의 방식을 진행해오면서 학생들과 스스럼 없는 대화가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 교수들도 많은 편이다. 문제는 대학을 둘러싼 거의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고 그 변화가 현재진행형이며 그 변화의 깊이와 시간은 가늠하기 힘들다는 데 있다. 우리 모두는 급진적이며 근본적인 변화를 품은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 있다. 대학생들은 짧게는 1~2년 길게는 몇 년 후에 다이내믹하게 변화하고 많은 모순을 지닌 우리 사회와 산업 생태계가 겪고 있는 격랑에 뛰어들 것이다. 스스로를 둘러싼 변화에 적응하면서 자신이 선택한 진로와 직업 세계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연결 기술, 로봇 공학 같은 핵심적 기술이 주도하는 경제 변화를 뜻한다. 하지만 산업 재편을 넘어서 4차 산업혁명은 사회, 정치, 문화, 그리고 개인의 삶까지 질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변화에 가장 필요한 역량은 적응과 학습 능력이다. 학생이 교육의 주인이며 과제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주체라는 관점은 급변하는 기술적, 사회적 환경에서 대학 교실에서의 학생과 교수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문제제기를 가능하게 한다.

행동과학 심리학을 다루는 국립교육연구소에서 개발한 학습 피라이드 모델의 조사에 따르면 전통적 강의는 5%, 읽기는 10%, 시청각 교육은 20%, 관찰은 30%, 토론은 50%, 실습은 75%, 다른 사람 가르치기는 90%에 이르는 평균 기억률을 보여준다. 교실혁명이 자기주도학습과 팀의 협업에 기반한 학습을 교육의 주된 방식이라고 이야기되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미래 또는 현재 교수의 역할은 지식을 전달하는 데 있지 않다. 학생들 스스로 왜 그리고 무슨 학습이 필요한지를 깨닫고 동료 학생들과 함께 협업하며 자신의 과제와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도와주며 코칭하는 역할이다. 학생들 스스로 학습을 위해 조직하는 문제 해결 프로젝트의 프로젝트 매니저가 학생이며, 팀 구성원들이 자신의 재능과 관심에 알맞은 역할을 수행해 나가는 게 미래교육의 바람직한 모델이다.

초중고 입시지옥에서 살아남아 대학에 들어온 학생이 교실혁명의 주체로 활동하게 하는 데는 넘어야 하는 수많은 장벽과 언덕들이 있다. 경험적으로 이야기하지만, 강의실에서 졸거나 엎어져 자던 학생들이 제대로 활동하는 학습 팀들에서는 수많은 질문들과 요구사항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단순 강의식 교육이 교수자가 충분히 아는 내용을 전달하는 데 중심을 뒀다면 자기주도학습은 학생들이 알고 싶은데 모르는 내용들이 중심이며, 따라서 교수자는 자신이 아는 지식이 아니라 학생들이 공부하고 풀려고 하는 과제를 중심으로 교육을 준비해야 한다.

학생들은 자신을 위해 공부하는 것이며 학생들이 공부하든 말든 교수들한테는 남의 일이라는 불편한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경쟁이 아니라 협업을 중심으로 학습이 이뤄지는 교실에서는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의 구분이 무의미하다. 교수는 학생들의 처지와 수준에 맞춘 개별지도가 필요할 뿐이다. 학습 과정이 개인들 간의 경쟁이라는 역경에서 진 학생들의 실패와 좌절의 빌미가 되는 시대는 지났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연결 기술, 로봇 공학, 블록체인 등 기술 혁명이 불러일으키는 사회적 혁명의 물결에서 명목적 지식(explicit knowledge)의 전달은 인터넷과 컴퓨터의 몫이다. 

미래의 대학을 지식 전달 방식의 강의 교육이 사라진 현장으로 보는 근거는 여기에 있다. 협업과 자기주도학습을 중심으로 주제와 과제에 맞게 설계된 수업들은 잠자던 학생들을 깨우고, 교실 밖에 놀러나간 학생들을 불러들인다. 학생들 스스로 수업 내용에 대한 주제를 잡아 토론하고, 서로 가르치고 경험하며 학습하는 과정에서 필요할 때 교수자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하면서, 발표를 통해 참여 구성원 전체의 이해와 경험을 융합하는 공부 방법을 교실혁명이라고 부른다. 교실에서 일어나는 작은 혁명이야말로 4차산업 혁명을 준비시키는 전선이며 교수가 발 딛고 서 있어야 하는 현장이다.

교수와 학생의 존재론적 사명은 우리가 처한 세계와 자신의 삶을 깨닫고 창의적으로 학습하며 세계와 삶을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게 하는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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