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정연 SW협의회장 “SW교육 확대는 미래세대 위한 국가적 과업”
[인터뷰] 서정연 SW협의회장 “SW교육 확대는 미래세대 위한 국가적 과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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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필수로 SW 입문 과목 수강… 컴퓨팅 사고력 키운다
대학교육 SW중심으로 바뀌어야… 엄청난 비용 수반 녹록지 않아
지역 내 SW교육의 거점센터 역할 수행… SW교육기회 및 가치 확산
서정연 SW중심대학협의회장은 대학교육이 SW중심으로 바뀌어야한다고 강조하며, 미래사회에서는 빈부의 격차보다 더 무서운 게 정보능력의 격차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사진=한명섭 기자]
서정연 SW중심대학협의회장은 대학교육이 SW중심으로 바뀌어야한다고 강조하며, 미래사회에서는 빈부의 격차보다 더 무서운 게 정보능력의 격차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소프트웨어(Software, 이하 SW) 산업 현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이 순간조차도 시시각각 변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SW교육 현장은 변화에 둔감하다. 특히 SW분야는 변화의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면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뒤처지게 된다. 그만큼 변화의 속도와 폭이 크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한 일은 우리나라도 SW교육 발전을 위해 몇 년 전부터 정부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서강대 등 8개 대학이 SW중심대학으로 선정되면서 현재 35개의 SW중심대학들이 SW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는 현재 SW중심대학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서정연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의 힘이 컸다. 한국정보과학회 회장을 역임한 서 회장은 초·중등 교육 현장에서 SW교육이 잘 이뤄지지 않아 대학에서 우수한 SW인재 양성에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서 회장은 초·중·고 SW교육을 활성해보자는 차원에서 한국정보교육학회, 컴퓨터교육학회와 함께 우리나라 SW교육을 아우를 수 있는 역할과 비전 마련에 들어갔다. 국내 SW교육 발전에 선구자적 역할을 해온 셈이다. 올 4월에는 SW중심대학 5개교가 새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서 회장을 만나 SW중심대학협의회를 이끌면서 거뒀던 성과와 앞으로의 SW교육 발전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 그간 SW중심대학협의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거둔 성과가 있다면. 

“초·중·고 SW교육 강화에 힘을 써왔다. 2015년 교육부에서 처음으로 초등학교 17시간, 중학교 34시간 SW정규교육을 실시하는 제도를 만들었고 지난해 처음 시행했다. 문제는 초·중·고에서 보통교육으로 SW교육을 배울 수 있는데 이미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은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다는 점이다. 이 학생들은 SW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모든 대학의 학생들이 SW교육을 배울 수 있게 하자는 사업의 취지가 중요했다. 최소한 1과목 이상은 SW과목을 교양필수로 배우자는 의미였고, 더 나아가 SW융합 인력을 양성하자는 뜻도 포함돼 있었다.”

- 대학마다 SW교육에 차이점이 있는 것으로 안다. 정말 그런가. 

“재미있는 게 하나 있다. 정부의 교육 사업은 대개 똑같은 잣대를 요구한다. 하지만 SW중심대학사업의 특징은 각 대학이 자기의 특성에 맞게 제안을 하게 돼 있었다. 입찰제안요청서(RFP)에 기본요구사항이 있긴 하지만 이를 기반으로 대학 나름대로 특색 있는 SW교육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세칭 일류대와 수도권대, 지방대 간 환경이 다른데, 여기에 맞춰 제안서를 제출하게 했다는 것은 대학마다 다양성을 고려한 사업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 서강대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어떤가. 서강대 학생들은 어떻게 SW교육을 받고 있는지 궁금하다.      

“서강대 학생이라면 교양필수로 3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읽기와쓰기(국어), 외국어(영어 또는 제2외국어)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SW와 관련된 커리큘럼으로 ‘컴퓨팅 사고력’이라는 과목을 필수로 들어야 한다. 사실 정부에서 2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받고 있다고 하나 교양필수 과목에 SW 관련 과목을 추가하기란 쉽지 않다. 즉 지원금 때문에 대학이 교양필수 과목을 추가 지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는 2015년 이전부터 이미 세계는 SW·디지털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우리 대학의 교육정책 담당자들이 인식하고 있었기에 이런 변화가 가능했다. SW중심대학 사업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소위 ‘4차 산업혁명’이나 ‘알파고’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전이었다. 전교생에게 SW교육을 시켜야겠다는 필요성을 학교 차원에서 느끼고 있었는데, 마침 딱 필요할 때 정부에서 이 같은 사업에 대한 공시가 나왔다. 그래서 우리 대학은 차제에 SW교육 중심으로 대학교육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인식하고 이 사업에 도전했고, 결과적으로 SW교육이 교양필수로 지정되는 단계까지 오게 됐다.”

- SW중심대학이 수행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제일 중요한 미션은 경쟁력을 갖춘 SW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다양한 영역과 융합한 SW융합인재 양성, 그리고 마지막으로 SW가치 확산이라고 본다. SW 관련 학과의 교육을 이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실제 산업계와 같은 수준의 구현환경을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경쟁력 있는 SW개발 인력을 양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융합인재 양성을 위해 일단 모든 학생들이 교양필수로 SW 입문 과목을 수강하도록 해 컴퓨팅 사고력을 키우도록 유도하고 있다. 아울러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을 위한 융합SW연계전공을 개설해 현재 300여 명의 학생들이 복수전공으로 이수하고 있다. SW가치 확산 활동으로는 주변 지역의 초·중·고 학생들에게 SW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초·중·고에 SW교육 전문교사가 없는 곳이 많다. 물론 특수고가 있긴 하지만 대다수 초중고에 SW교육을 시켜야 하는데 학생들을 가르칠 사람이 없다는 게 정말 큰 문제다. 결국 SW교육 경험이 많은 대학이 이런 역할을 해줘야 한다. 바로 SW중심대학 사업의 중요한 미션 중 하나로 지역 내 SW교육의 거점센터 역할을 하는 거다. 이를 위해 우리 대학이 위치한 마포구청과 지난 4년 동안 많은 일을 해왔다. 지역 내 초·중·고생 대상으로 SW특강, SW경진대회 개최, SW토크콘서트 등 SW교육을 확산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 대학이 SW교육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은.     

“대학은 SW중심으로 더 바뀌어야 한다. 모든 학과가 SW와 연동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미국 스탠퍼드대에서는 ‘CS+X’라는 전공이 있다. 컴퓨터사이언스 플러스 엑스(X)라는 뜻으로 엑스는 특정 학과를 지칭하지 않는다. 영문학과도 될 수 있고 철학과도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컴퓨터사이언스나 인공지능이 모든 학과와 융합돼야 한다. 문제는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이다. 이렇게 하려면 대대적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당장 대한민국 대학교 등록금과 교직원 임금을 동결한 지 10년이 넘지 않았나. 이런 상황에서 대학교육을 SW교육 중심으로 바꾸는 게 녹록지 않다. 서강대만 하더라도 융합소프트연계전공, 인공지능연계전공, 빅데이터사이언스연계전공 등 SW시대에 맞는 각종 융합전공을 신설했다. 이렇게 연계전공들이 만들어지게 되면 교수자·학생·강의실·실험실습실 운영 등에 필요한 엄청난 비용이 수반된다.”            

- SW인재 양성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2가지 중요한 사항이 있다. 첫째는 SW분야의 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모든 산업에서 우수한 SW인재가 없다고 난리다. 그만큼 빨리 양성하는 게 중차대한 문제다. 둘째는 융합형 SW인재 양성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모든 분야에서 SW를 적용하고 융합해 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곧 SW 능력이 특정 전문 개발자만 알아야 할 능력이 아니라는 뜻이다. 읽기·쓰기나 산수·수학과 같이 모든 사람들이 알아야 할 기본 능력이 돼야 한다.”

- 국내 SW교육의 문제점을 짚어주신다면. 

“현재 컴퓨터공학과에 처음 들어오는 대다수 학생들은 SW의 가장 기본적인 프로그래밍조차 경험한 적이 없다.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SW교육을 한 번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SW가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도 모르고 대학에 들어온다는 얘기다. 이런 학생들이 대학에 와서 처음으로 프로그래밍과 같은 SW교육을 접하니 많은 학생들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대학교 1학년 들어와서 평생 처음 접하는 프로그래밍 과목인데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배워왔던 국어, 영어, 수학 공부하듯이 대충 강의를 따라가면 될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면서 어렵다고 얘기한다. 그런데 이 학생들이 배우는 SW수준을 보면 현재 초등학교 5학년에게 가르쳐도 잘 따라가는 수준이다. 정말로 어려워서 어려운 게 아니라 평생 처음 접한 것을 대학교 1학년답게(?) 대충 공부하니까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다. 초·중등학교에서 프로그래밍이 무엇인지 조금이라도 경험을 해보고 이 분야가 재미있고 계속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 컴퓨터공학과로 진학해야, 대학의 컴퓨터공학 교육을 통해서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는 인재 양성이 가능해질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SW 능력을 모든 분야에서 기본적인 능력으로 요구하는 세상이 돼가고 있으니 어렸을 적부터 SW교육을 필수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SW개념이 구구단처럼 기본 개념으로 몸에 배어야 한다. 대학에 와서 배울 때는 이미 늦다. 빌 게이츠가 대학교 1학년 때 이미 SW개발 능력이 탁월해 마이크로소프트라고 하는 엄청난 회사를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어려서부터 SW를 배웠기 때문이다. 우리도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7년 동안 일주일에 한 시간씩만 정규교육으로 시행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SW교육이 강조되는 세계적인 추세를 고려할 때 2020년 교과과정 개편 시 이런 점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 급변하는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야 할 어린 학생들을 생각하면, 교육 개혁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개인적·국가적으로 엄청난 손해가 될 것이다. 현재 거의 모든 경쟁 국가들이 SW관련 교육 개혁을 매우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 SW교육 관점에서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해 평가해주신다면. 

“우리나라 초·중·고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입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SW는 교육적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현행 입시 위주 교육의 틀을 깰 수 있는 좋은 도구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사례를 보자. 어렸을 때부터 SW에 심취한 아이들 중 상당수가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일터로 나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대학 졸업한 사람들보다 임금 등에서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게 통계로 확인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설립한 빌 게이츠와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모두 어린 시절부터 SW개발을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초·중·고에서 배운 SW교육이라고 해서 절대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 초등학교 때에 배운 실력과 중·고등학생들의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가 결합되면 상상하지 못한 뛰어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람들은 빌 게이츠와 마크 저커버그처럼 어렸을 때부터 SW와 함께 혁신의 공간에서 나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 SW교육이 가져올 미래사회의 변화를 어떻게 예측하나.  

“미래사회에서는 빈부의 격차보다 더 무서운 게 정보능력의 격차일 것으로 예상한다. 정보능력 분야에서 금수저와 흙수저라는 용어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사실 교육 당국자들이 이런 말을 만들고 있지 않나 생각을 해본다. 어렸을 때부터 SW교육을 잘 받은 아이들은 구구단 외우듯 프로그램을 쉽게 짠다. 내 경우에도 대학에 들어와서 프로그램을 처음 배웠기 때문에 한 줄 한 줄씩 로직을 생각하지만 어려서부터 배운 아이들은 코드가 블록 단위로 나온다. 이것은 머릿속으로 생각해 나오는 수준이 아니다. 마치 구구단이 몸에 배어 있듯이, 컴퓨터를 이용해 문제 해결을 위한 사고방식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에 이런 능력이 생기는 것이다. 예전에 컴퓨터공학 박사가 2~3일간 고민해 겨우 생각해낸 코드를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2~3시간 만에 만들어낸 경우를 보았는데, 이는 SW능력 중 어떤 부분은 어려서 배우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하겠다.”

- 남은 임기 동안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둘 것인가.

“이제 세상은 변혁기를 맞았다. 대학교육도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중심으로 더욱 개편해야 한다. 이제 교양과목 하나 만든 수준 정도밖에 안 왔다. 다른 교육 사업을 보면 LINC는 LINC+로, BK사업은 BK플러스사업으로 이어가듯 SW중심대학사업 역시 어떤 형식으로든지 후속사업으로 발전·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사업이 끝났다고 하더라도 종료하는 게 아니라 SW융합이나 인공지능 분야의 전문인재 양성을 위한 학부교육사업이 후속사업으로 이어져야 한다. 남은 임기 동안 대학교육이 SW교육과 잘 융합될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도록 하겠다.”  

서정연 SW중심대학협의회장(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은...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대학원 전산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이후 1995년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줄곧 서강대에 근무하고 있다. 대내적으로 정보통신대학원 원장, 융합기초교육원 원장, 산학협력단 단장, 대외부총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대외적으로 한국정보기술학술단체총연합회 회장, 한국정보과학회 회장 등을 맡았다. 현재 한국정보과학교육연합회 공동대표와 이사회 의장, SW중심대학협의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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