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트 서밋 3차 콘퍼런스 자유토론

3차 콘퍼런스는 해외 대학 총장과 교수, 관계자들이 참석해 영어, 스페인어등 5개 국어를 동시통역으로 진행됐다.
3차 콘퍼런스는 해외 대학 총장과 교수, 관계자들이 참석해 영어, 스페인어등 5개 국어를 동시통역으로 진행됐다.

[한국대학신문 박대호·이현진·이하은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한 대학들의 고민은 깊다. 경쟁은 날로 심화되고 재정난은 끝을 모르고 이어진다. 줄어드는 학생 수도 고민이다. 더 이상 기존 대학 교육 방식으로는 인재들을 양성해 내기 쉽지 않다. 주입식 지식전달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교육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때다. 

문제는 혁신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려 해도 방향을 잡기 쉽지 않다는 것. 이 문제를 놓고 국내 대학 총장들과 해외 대학 총장들이 머리를 맞댖다. 

이번 콘퍼런스에 참석한 국내외 대학 총장과 학자 등 50여 명은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의 혁신 사례들을 듣고 활발히 의견을 개진하는 자유토론 시간을 가졌다. 장소도 언어도 다른 세계 각지에서 모였지만, 고등교육기관이 지닌 고민들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조동성 인천대 총장
조동성 인천대 총장

■조동성 인천대 총장 “실질 연구에 초점 둔 새로운 대학 랭킹 시스템 필요” = “4회차 UCN 프레지던트 서밋이 인천대 송도캠퍼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5월16일 오후 3시에 열리는 서밋에 많은 참석 바란다. 올해 네덜란드 한자동맹 연합 협회의 두 번째 콘퍼런스도 인천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7월3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콘퍼런스에 세계 대학 총장들이 많이 참석하길 기대하겠다. 

7월 콘퍼런스에서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연설을 비롯해 새로운 대학 랭킹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세계 대학 랭킹은 QS와 THE가 주도하고 있다. 영국에서 만들어진 두 랭킹은 순수 연구에 유리하게 만들어져 있으며, 평가하고자 하는 역량도 비슷하다. 하지만 대학들은 순수 연구보다 창업·경제 등의 분야에서 실질적인 헌신들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랭킹에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연구에 매진하고 이를 통해 사회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대학들의 기여도를 높이 평가해야 한다. QS와 THE의 시스템을 강요받지 않을 수 있는 새로운 계기를 만들려 한다.”

​왼쪽부터 카르멜라 칼데스 부르데 스페인 마드리드자치대 국제화부총장, 비제이 나이두 피지 남태평양종합대 행정·개발학장, 알베르토 쌀롬 코스타리카 국립대 총장, 아돌프 민코아 셰 카메룬 야운데2대학 총장
​왼쪽부터 카르멜라 칼데스 부르데 스페인 마드리드자치대 국제화부총장, 비제이 나이두 피지 남태평양종합대 행정·개발학장, 알베르토 쌀롬 코스타리카 국립대 총장, 아돌프 민코아 셰 카메룬 야운데2대학 총장

■카르멜라 칼데스 부르데(Carmela Cales Bourdet) 스페인 마드리드자치대 국제화부총장 “재학생과 교수진 세대 차 고민해야 할 때” = “UCN 프레지던트 서밋은 매우 유익한 행사라고 생각한다. 대학 총장님들이 통찰력을 나누는 자리에 함께 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흥미로운 생각과 인식, 아이디어 등을 전달받을 수 있는 계기였다. 

현재 대학 재학생의 절반 이상은 21세기에 태어났다. 하지만 교수진들은 20세기 사람들이다. 다른 세대에 대한 고려가 없다면 대학들은 한층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이러한 고민을 다른 국가 고등교육기관에서도 하고 있다는 것을 보며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조동성 총장이 말한 새로운 랭킹 시스템에 대해 관심이 많다. 스페인에 있는 대부분의 대학 역사는 30년에서 40년 수준으로 발전과 성장 가도에 놓여 있다. 대학들 간 경쟁도 치열하고, 세계 유수 대학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향후 스페인 대학들과 많은 교류가 이뤄지길 기대하겠다.”

■비제이 나이두(Vijay Naidu) 피지 남태평양종합대 행정개발학장 “한국어 프로그램 발전 원해” = “피지는 인구 수가 많지 않다. 12개 주에 400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대학 규모도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한국과의 교류는 이제 시작 단계다. 기업들의 상품들을 수입하는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현재 피지에는 한국어 프로그램이 지원되고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답보 상태를 밟고 있다. 한국어 프로그램이나 한국학 등이 한층 더 발전될 수 있길 바란다. 피지를 방문하신 총장들과 많은 대화 나눴다. 향후 한국과의 협력 관계가 더 긴밀해지고, 특히 언어학과 관련해 많은 교류가 있길 기대한다.”

■알베르토 쌀롬(Alberto Salom) 코스타리카 국립대 총장 “한국대학들의 경험 공유에 감명, 깊은 우정 이어나가길” =“UCN 프레지던트 서밋을 통해 중남미를 넘어 전 세계 대학들과 교류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은 코스타리카국립대에 있어 굉장히 큰 영광이다. 한국 대학들이 지닌 경험을 공유해 준 것에 대해 감명 받았다. 자리에 함께 한 대학들이 앞으로도 깊고 긴 우정을 이어나갔으면 한다.”

■아돌프 민코아 셰(Adolphe Minkoa She) 카메룬 야운데2대학 총장 “훌륭한 인재 양성 위해 한국 대학 시스템 배울 것” = “카메룬은 알다시피 개발도상국이다. 우리 대학도 한국에 비해 부족한 자원을 지닌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 대학은 자원이 부족할지언정 큰 야망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경제 성장에 있어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훌륭한 인적 자원이 한국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대학도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곳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한국 대학 시스템에서 배울 점이 많다. 한국 대학의 경험을 앞으로 많이 나눠줬으면 한다. 개발도상국 대학과 적극적인 교류의 기회를 만들어주신 UCN 프레지던트 서밋에 감사드린다. 

우리 대학은 주한 카메룬 대사의 지원을 받아 한국 관련 연구센터를 개설할 생각이다. 단순히 한국어나 한국문화만이 아닌 한국경제 성장의 비결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에 목표가 있다. 센터를 운영하는 데 있어 협력할 대학을 찾고 있다.” 

왼쪽부터 장순흥 한동대 총장, 신은주 평택대 총장, 윤승용 남서울대 총장
왼쪽부터 장순흥 한동대 총장, 신은주 평택대 총장, 윤승용 남서울대 총장

■장순흥 한동대 총장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성’이 중요…인구 많은 ‘아시아’에 주목할 때” = “두 가지 강조하겠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세계가 함께 잘 살기 위해서 무엇보다 ‘인성’이 중요하다. 특히 인공지능이 발달할수록 인성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성교육과 같이 가야하는 이유다. 과학기술도 범죄를 줄이고 정직한 방향으로 흘러야 한다. 인성교육이 잘 되면 더 큰 경제발전도 이룰 수 있다. 

두 번째로 세계 많은 대학들이 아시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 인구의 70%는 아시아에 있다. 아시아를 모르면 세계를 모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에 있어 가장 큰 고객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아시아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교류해야한다. 전 세계에서 규모가 큰 대학 중 한 곳인 상파울루대학 총장이 아시아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좋은 신호다. 개발도상국에서 가장 단시간에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의 대학들과 많은 교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신은주 평택대 총장 “학생 종합 지원 ‘혁신센터’ 구축 인상적 …중소대학은 연합형태로” = “장상현 케리스 본부장의 발표 내용 중 혁신센터 구축방안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현재 대학의 학생 지원은 입학, 교무, 상담, 취업 등 분절돼 있다. 입학생이 졸업할 때까지 일련의 일들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인공지능으로 이뤄진다는 게 인상적이다. 현재 대부분 대학은 혁신센터를 두고 있다. 하지만 다수가 교육부 대학혁신지원사업 수행 기관에 그치고 있다. 장 본부장이 언급한 ‘혁신센터’가 종합적 학생지원서비스로 간다면 교육만족도나 효과를 높이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한편으로 혁신센터는 작은 대학에서는 운영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하버드나 스탠퍼드, 고등교육연구소 등의 제안을 봤을 때 한 대학을 넘어 여러 대학이 연계 통합하는 것도 좋겠다.”

■윤승용 남서울대 총장 “국내대학 학과 통폐합 추진에 진통…해외대학 대처법은” = “알렌 랜돌프 크루버 오클라호마 주립대 학장에게 묻고 싶다. 텍사스 A&M대학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였던 것으로 이력서에서 봤다. 오클라호마 주립대도 A&M대학으로 출발했다. 4차 산업혁명이 최대 화두로 등장했다. 인력 수요에 부응하는 인재 공급 차원에서 한국도 4차 산업혁명의 쓰나미가 대학들에 몰아치고 있다. 수요에 맞추기 위해 각 대학마다 학과를 새로 만들기도 한다. 반면 수요가 많이 줄어든 학과는 축소나 폐지가 추진되면서 문제와 진통 겪고 있다. 오클라호마 주립대의 경우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떤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나. 그리고 구조개혁 문제와 관련해 대학들은 일부 반발하는 교수님들의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알랜 랜돌프 크루버 미국 오클라호마 주립대 국제학 및 대외협력학부장, 올란도 안토니오 킬람보 모잠비크 에두아르도 몬들라니대학교 총장, 코스민 알린 포페스쿠 루마니아 티미쇼아라 바나트 농생명․수의과학대학 총장
알랜 랜돌프 크루버 미국 오클라호마 주립대 국제학 및 대외협력학부장, 올란도 안토니오 킬람보 모잠비크 에두아르도 몬들라니대학교 총장, 코스민 알린 포페스쿠 루마니아 티미쇼아라 바나트 농생명․수의과학대학 총장

■알랜 랜돌프 크루버(Alan Randolph Kluver) 미국 오클라호마 주립대 국제학 및 대외협력학부장 “토지공여대학으로 태생해 정부재정지원 의존도 높아…2025년까지 학생 25% 감축 계획” =“세계에 있는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정부지원을 받고 있지만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 대학은 2025년까지 학생 25%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토지공여대학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학생 등록금을 매우 낮게 책정하고 있다. 이 부분이 지속적인 어려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학과 유지 과정에 불거지는 문제에 관한 질문에 답하자면, 보통 대학은 매우 자유진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보수적 대학이다. 교수진들의 경우 30년 전 우리 대학에 온 경우가 많아 이런 사회 필요성에 대해 발 맞춰야 한다. 사회적 변화와 함께 해야 하며 동시에 교수들도 많이 노력해야한다. 학생이 없다면 더 많은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고 우리는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올란도 안토니오 킬람보(Olrando Antonio Quilambo) 모잠비크 에두아르도 몬들라니대학교 총장 "협력할 때 더 멀리 갈 수 있어" = KF 초청으로 인해 한국의 여러 대학들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이러한 기관이 고등교육기관의 미래에 대해 논의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고등교육기관들이 어떻게 미래를 준비할지, 무슨 담론을 펼칠지, 학생들에게 어떤 유산을 물려줄지 궁금하다. 글로벌 시대는 서로 떨어져 살 수 없다. 다른 대학의 총장들과 대화해보고 국제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동의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더 멀리 나아가고자 한다면 모두 협력해야 한다. 우리는 협력할 때 더 멀리 갈 수 있다. 그러면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잠비크에서 여러분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 

■코스민 알린 포페스쿠(Cosmin Alin Popescu) 루마니아 티미쇼아라 바나트 농생명․수의과학대학 총장 "대학 간 네트워크, 세계를 향하는 문이 되길" = 대부분 한국 대학이 직면한 문제가 우리나라 대학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교육은 더욱더 어려운 사업에 직면하고 있다. 교육자·연구자로서의 교육이 더 어려워진 이유는 비전이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연구만을 목표로 하는 상황이 아니다. 우리의 미션은 연구자이며 동시에 교육자이며, 시대적 변화에 따른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 대학은 특별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대학으로 학생들은 주로 EU 국가와 교류하고 있다. 대학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학생을 유치하고, 교수도 초청하고 있다.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더 많은 교류프로그램에 초청할 수 있기 바란다. 우리끼리의 대화 채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프레지던트 서밋과 같은 대화의 장을 통해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화 채널에 초청해 줘서 감사하다. 이러한 네트워크가 우리의 또 다른 모델이 될것이라 믿는다. 이러한 네트워크가 세계를 향해 나가는 문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 대학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은 '개방성'이다. 특히 민간기업과의 개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3~4일 전 한국에서 방문한 대학에 공동 연구과제를 제안했다. 학제간 연계를 통해 유전학과 관련한 연구주제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농작물의 유전학 연구를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앞으로 인성교육, 기후변화, 에너지 부족, 제한된 천연자원, 식량안보,  기술혁명 등을 함께 해결해야 할 것이다. 교육자이자 연구자로서 당면한 모든 과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한다. 우리 사이의 의사소통이 중요한 이유다. 대화 채널을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홍남석 프레지던트 서밋 원장
홍남석 프레지던트 서밋 원장

■홍남석 프레지던트 서밋 원장 "역사적인 국제교류의 장에서 미래교육을 논하는 것 의미 있어" = "이번 프레지던트 서밋에 상파울루대를 비롯한 12개 국가 13명이 참석했다. 교육혁신 시스템 구축이라는 대주제로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변화에 따른 교육혁신이라는 명제를 풀어갈 시대적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서밋을 연 서울클럽은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1904년 고종황제의 뜻에 따라 설립된 이후 116년의 역사 가진 클럽이다. 이 클럽은 일제 침탈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외교관과 세계 지식인들로 구성된 사단법인 클럽이다.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국제사교클럽이 아닌가 생각한다. 고종황제는 이 클럽을 일본 압박뿐 아니라 서구 문명을 받아들이는 교류의 장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이러한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장소에서 우리가 미래교육에 대해 논할 수 있어 행복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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