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중앙아시아 3국 국빈방문 중 우즈베키스탄 방문해 직접 지시
타슈켄트 인하대 방문해 원격협진 시연 참관
여주대학교·부천대학교도 분교 설립 완료 ‘고등직업교육 전파’ 선봉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우즈베키스탄 동포들을 만난 자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우즈베키스탄 동포들을 만난 자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타슈켄트 국립동방대학교에는 작년 9월 중앙아시아 최초로 한국학 단과대학이 개설됐다"며 "영어 다음으로 한국어 국정 교과서가 발간됐고, 37개 초·중·고등학교에서 정규과목으로 한국어를 배운다"고 강조했다. (사진=청와대)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를 방문해 동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한 국내 대학을 직접 언급하며, 양국 간 학점 교류 방안 등 현지 분교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정책 지원을 약속했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에는 인하대와 부천대학교, 여주대학교 등이 외국 분교 형태로 진출한 상황이다. 이날 대통령이 직접 해외 분교 진출을 교육부 우선순위 과제 중 하나로 언급하며, 이에 대한 후속조치가 이어질 지 주목된다.

중앙아시아 3국을 국빈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재외 동포 200여 명을 초청하고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조우석 타슈켄트 인하대 부총장, 남 빅토르 타슈켄트 부천대 총장과 박 빅토르 고려문화협회장, 신 아르레피나 유아교육부 장관 등 재외동포와 고려인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현지에 진출해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의연하게 성장해서 존중받는 고려인들의 모습을 보니 뭉클하고 자랑스럽다”며 “미래 양국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우즈베키스탄 동포사회가 계속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해 있는 국내 대학들이 실제적인 발전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지원이 이어질 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날 조우석 타슈켄트 인하대 수석부총장은 “국내대학과 외국대학 간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부터는 외국대학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며 “제도 시행 이전에 진출한 대학의 경우, 세부규정을 준수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예외규정이나 유예기간 등이 마련된다면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건의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외국에서 3년을 공부하고, 마지막 학년은 한국으로 들어와 공부하는 제도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교육부 장관은 이러한 부분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챙겨달라”고 말했다.

■대통령 우즈베크 도착 뒤 가장 먼저 찾은 ‘타슈켄트 인하대’ =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은 ‘타슈켄트 인하대’를 방문해 양국 의료진 간 원격협진 시연을 참관했다. 타슈켄트 인하대는 지난 2014년 6월 인하대가 우즈베크 정부와 설립 협정을 체결한 뒤, 같은 해 10월에 개교한 대학이다.

문 대통령은 무자파 잘라로브 타슈켄트 인하대 총장대행의 영접을 받으며 대학 안으로 들어섰다. 건물 1층에는 코밀존 함자예프 타슈켄트 소아의료센터 소아 신장 전문의가 우즈베크 환자 원격협진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즈베크인 환자는 지난 2016년 한국에서 치료를 받고 현재 타슈켄트에서 거주하는 학생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타슈켄트 인하대를 방문해 우즈베키스탄 환자의 검사결과를 한국에서 상담하는 원격의료를 시연하는 것을 참관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타슈켄트 인하대를 방문해 우즈베키스탄 환자의 검사결과를 한국에서 상담하는 원격의료를 시연하는 것을 참관했다. (사진=청와대)

함자예프 박사 앞에 설치된 모니터에는 화상으로 연결된 송준호 인하대병원 신장내과 과장의 모습이 보였다. 두 사람은 청진한 내용을 두고 대화를 주고받으며 협진을 시작했다. 환자가 감기에 걸린 적이 있는지 등을 체크하면서 컴퓨터 단층촬영(CT)와 X레이 사진 등을 공유했다. 환자를 앞으로 어떻게 치료할지도 함께 논의했다.

이를 지켜본 문 대통령은 송준호 과장에게 “원격협진을 할 때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는지”를 물었고, 송 과장은 “우즈베크 통신 시스템이 많이 좋아져 큰 무리가 없는 상태”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원격협진이 치료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고 물었다. 송 과장은 “크게 도움이 된다”며 “조직 검사 후 계속 치료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환자가 외국에 있으면) 외국에 갈 수가 없는데 이런 시스템이 있어 이제 진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영모 인하대병원 의료원장은 “우즈베크는 국토가 방대하지만 대부분의 의료 시설은 대도시에 집중돼 있고 의료정보 시스템이 미비해 병원 간 환자 정보 공유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영모 원장은 이어 “우즈베크 유선 인터넷망은 부족하지만 모바일망은 수준급”이라며 “ICT 의료 기반 인프라 경험이 풍부한 한국과 협조해 표준화한 의료정보 시스템이 구축되면 모든 우즈베크 의료기관에서 디지털 협진 시스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인하대병원에서 진료받고 돌아온 우즈베크 환자에 대해 양국 의사가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협진하는 모습을 보니 참 든든했다”며 “양국은 국립의료 복합단지 마스터플랜 수립, 국립아동 병원 건립, 응급의료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보건의료 협력을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에는 우즈베크 보건부 차관에 한국 전직 보건전문 관료가 임명됐다.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을 지냈던 이동욱 우즈베크 보건부 차관이다.

문 대통령은 “원격의료와 병원 정보화 시스템을 골자로 한 우즈베크의 e-헬스 마스터플랜 수립에 한국 정부가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우리 의료 기술도 더욱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의료 협력이 양국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인접한 중앙아시아 국가에까지 확대되기를 바란다”며 “원격의료에 대한 국민 인식도 점차 개선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직업교육 수요 높아지는 우즈베크, 여주대·부천대도 진출 = 우즈베키스탄 최초의 사립대학인 ‘여주 테크니컬 인스티튜트 인 타슈켄트(YTIT ; Yeoju Technical Institute in Tashkent)’는 여주대학교가 고등교육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즈베키스탄에 전문직업인을 양성하기 위하 설립한 한국형 산업대학교다.

협약서에 서명하는 윤준호 여주대학교 총장(왼쪽)과 다브런 히도야토프 타슈켄트 칠란자르주 주지사의 모습.
협약서에 서명하는 윤준호 여주대학교 총장(왼쪽)과 다브런 히도야토프 타슈켄트 칠란자르주 주지사의 모습.

우즈베키스탄은 최근 경제성장과 더불어 인구의 급속한 증가 추세에 있는 반면 낮은 대학진학률과 부실한 고등직업교육으로 청년 취업률 저하가 사회문제시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고등학교 졸업자는 매년 60만명에 달하지만 대학 진학률은 10% 선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기존 연구중심대학(University)과 성격을 달리하는 실용적인 직업기술교육 중심대학(Institute)을 신설, 현재 우즈베키스탄 발전에 필요한 우수기술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고등교육 제도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여주대학교는 지난 2007년부터 약 10년간 타슈켄트재정대학과 타슈켄트경제대학 등 우즈베크 내 주요 명문대와 교류를 통해 깊은 신뢰관계를 구축해왔다. 또 현지에 한국 사립대 최초로 한국어학교를 설립했으며, 고려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민간 외교 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보여왔다.

이러한 신뢰관계, 교류실적을 바탕으로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여주대학교, 현지 민간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형 직업기술교육 산업대학이자 우즈베키스탄 최초의 사립 직업기술대학인 YTIT를 설립했다.

최동운 여주대학교 국제협력단 팀장은 “교육법상 교비투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주대학교에서는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YTIT 설립‧운영을 지원하고 있다”며 “YTIT 내 한국문화센터 설립 등 학술 교류와 향후 프랜차이즈 학과, 복수학위 등을 예상으로 협력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과는 총 5개로, △건축도시디자인과 △토목과 △신재생에너지과 등 스마트테크 계열을 제1캠퍼스에 개설하고, △비즈니스매니지먼트과 △관광과 등 컬처테크 계열을 제2캠퍼스에 설치했다.

YTIT는 한국형 산학연계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우즈베키스탄 국가발전과 한‧우즈베크 교역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즈베키스탄 정부 역시 경제개발의 성공모델이라 할 수 있는 한국 교육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것에 상당히 고무적인 반응이다.

최동운 팀장은 “우즈베키스탄은 초‧중등 교육기관들이 구소련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른바 ‘국민교육’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고등교육은 다변하는 산업환경에 발 빠르게 적응하고, 실무역량을 갖춘 고급인재를 양성하는 엘리트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YTIT에서 공부를 한 우즈베키스탄 청년들이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할 때, 한국과 여주대학교에 애정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마드지도브 이놈 우즈베크 고등교육부 장관, 한정석 부천대학교 총장, 신 아그리피나 취학전아동교육부 장관.
왼쪽부터 마드지도브 이놈 우즈베크 고등교육부 장관, 한정석 부천대학교 총장, 신 아그리피나 취학전아동교육부 장관.

부천대학교 역시 지난해 4월 우즈베키스탄 고등교육부와 취학전아동교육부 등 공동3자 협약을 체결하고, 10월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분교(BUT ; Bucheon University in Tashkent))를 설립했다. 한국의 우수한 고등직업교육 시스템 전파에 부천대학교가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현재 부천대학교 BUT는 첫 학기 학기말 시험, 최종 성적표 작성 및 배부, 여러 학교 구정을 현지 사정에 맞게 다듬고 수정하는 단계에 있다. 2020학년도 신입생 모집 시에는 우즈베키스탄 최초로 한국과 같은 형태의 수시모집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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