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에세이] 시험을 망쳐도 기회는 있다
[진로 에세이] 시험을 망쳐도 기회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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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기 청원고 교사
배상기 청원고 교사
배상기 청원고 교사

요즘 고등학교에서는 1학기 중간고사가 한창이다. 시험 시간은 고등학생들에게 지옥 같은 시간이며, 고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의 전체 학교생활을 좌우하기도 한다. 아마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절망하고 눈물을 흘리는 시기다. 상균이와 재윤이도 울었다.

1학년 상균이는 필자의 반에서 중간 정도의 성적이다. 그러나 자신이 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어서, 정말 열심히 공부한다. 수학시험을 보는 날에 상균이는 몹시 풀이 죽었다. 왜 그렇게 힘이 없느냐고, 어디 아프냐고 물었더니 오늘 수학시험을 망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말을 하려고 하다가 목이 메어서 제대로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더니 흐느끼면서 울기 시작했다. 고등학교에 와서 수학을 정말 열심히 공부했는데, 오늘 시험에서 아는 문제도 틀렸다는 것이다.

필자는 흐느끼는 상균이의 어깨를 다독이면서 그의 말을 들어주었고 위로를 했다.

“몹시 속상하겠구나. 그래도 힘을 내자. 네가 노력했잖아. 그리고 중간고사는 못 봤어도 지금처럼 열심히 공부하면 너는 기말고사를 잘 볼 수 있어. 그러면 대학에서도 너의 노력을 인정할 거야.”

몇 년 전 2학년 담임을 했던 동료 김 선생님도 같은 경험을 했다. 반에서 제법 공부를 잘하는 재윤이, 영어도 매우 잘했기에 자신이 가고자 하는 대학이 있었다. 그런데 2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영어 성적표를 받아보니 10점대였다. 깜짝 놀란 재윤이와 김 선생님이 함께 확인해 본 결과 객관식 답안지에 표기를 잘못한 것이다. 문제는 제대로 풀었는데 답안지에 옮길 때 한 칸씩 밀려서 표기한 것이었다. 그래서 최하 점수를 받은 것이다.

재윤이는 자기의 점수를 믿을 수 없었고, 그렇게 실수한 자신을 용납할 수 없다고 하면서 울었다. 2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망쳤기에 자신은 목표를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 목표를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과목인 영어에서 10점대를 받은 학생이 갈 수 있는 대학은 없다는 것이 재윤이의 생각이었다.

김 선생님이 재윤이를 위로했지만 그런 위로에도 재윤이의 절망감은 쉽게 가시지 않았단다. 중요한 시험을 한 번 망쳤기에 대학에 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김 선생님은 다시 재윤이에게 대학 입시에 대한 이야기로 위로했단다.

“재윤아, 네가 고등학교 내신 성적으로만 대학을 갈 거니? 아니잖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가기로 했잖아. 학생부종합전형은 네가 공부를 열심히 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어. 답안지를 잘못 작성해 최하 점수를 받았지만, 실수하지 않도록 노력을 했다면 너는 훌륭한 노력을 한 학생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어. 길이 있어.”

고등학생들이 대학의 수시전형에 지원하기 전에 치르는 정기고사는 모두 10회다. 각 학기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 2회 정기고사를 본다. 그리고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되는 성적은 학기별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성적을 합산한 후에 기록한다. 그렇기에 한 번 시험을 망쳤을지라도 회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워낙 경쟁이 치열하기에, 단 한 번의 정기고사라도 망치게 되면 회복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고 많은 학생들은 이를 믿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한 번 시험을 망쳤다고 그 길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시 회복할 기회가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3개 학년 전체의 성적과 성적 추이, 교과 활동과 교과 관련 활동 기록, 창체 활동 등의 모든 기록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그렇기에 한 번의 시험을 망쳤다고 목표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정기고사는 단 한 번의 시험으로 당락이나 대학을 결정하는 수능시험과 다르다.

망친 시험을 발전의 기회로 삼고 포기의 핑계로 삼지 않았으면 좋겠다. 현재 중상위권 대학 입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의 고등학교 생활 전체를 파악해 그 학생의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는지, 원하는 진로를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지 등으로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체제다. 한 번의 시험이나 한 과목의 시험을 망쳤다고 해서 학생을 망가진 학생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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