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경력사원은 어디에서 오는가?
[독자기고] 경력사원은 어디에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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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복 상지대 미디어영상광고학부 교수
이희복 상지대 미디어영상광고학부 교수
이희복 상지대 미디어영상광고학부 교수

실업자를 양산하는 기관에서 월급을 받으며 생계를 이어 온 지 어느덧 십수 년이 지났다. 똑바로 못한다고 국가와 사회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아 늘 미안한 마음이다. 이 기관은 대학이고 미안한 나는 교수다. 더구나 아직은 파릇파릇해야 할 학생들의 어깨에 힘이 빠진 모습을 보기에도 민망하다. 청년 네 명 중 한 명이 실질적인 실업자인 현실에서 부인할 수 없는 죄인이다. 실제로 발표된 건강보험 연계 대학 졸업자의 전국 평균 취업률은 5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니 당연한 현행범이다.

그럼 지금부터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고자 한다. 먼저 기업에 핑계를 돌리고 싶다. 저성장의 덫에 걸린 기업은 사람을 뽑지 않을 뿐 아니라 국내 사업장을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가끔씩 나오는 사원모집은 대부분 경력사원, 또는 경력 선호다. 그러면 경력사원, 또는 경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당장의 성과를 위해서 사람에게 투자하지 않으면 기업의 경쟁력은 곧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자원과 자본이 아무리 넘쳐나도 노동을 제공할 사람이 없다면 기업의 경영은 한계를 드러낸다.

마침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부터 10대 그룹 중 최초로 신입사원 정기공채를 포기했다. 1년에 상반기와 하반기 2번 진행하던 공채를 상시채용으로 바꾼 것이다. 또한 대기업을 비롯한 다수의 회사가 신입사원 공채를 없애는 추세다. 물론 똑똑한 신입사원을 뽑아서 다양한 직무에 투입하는 식의 인사관리가 4차 산업혁명과 기술의 고도화로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에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기업의 판단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는 어디서, 누가 제공해야 할까?

필자가 재직 중인 대학은 오래 전부터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활용해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고맙게도 많은 회사와 기관에서 4주, 또는 8주 동안 학생들을 받아주어 잘 가르쳐 주고 인턴십 이후에 취업으로 연결되는 사례도 꽤 있었다. 물론 프로그램을 성실히 이수한 학생에게는 3학점의 교양학점과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1석 3조 이상의 효과를 거둔다. 이로써 소위 눈높이가 달라 생기는 ‘미스매치(구인과 구직 난)’를 해결함은 물론 학생들의 현업 경험과 회사에서의 신입사원 리크루팅을 한 번에 해결하는 좋은 기회로 성과를 내고 있다.

문과라서 죄송(문송)하거나 지역대학의 여학생(지여인)이라도 인턴십 프로그램에서 경력을 쌓으면 공부한 전공에서의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경력사원급’이 된다. 실제로 인턴십을 제공한 회사의 임직원들로부터 인턴을 경험한 신입사원이 회사 적응은 물론 업무에서도 좋은 성과를 낸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는 보람을 느낀다. 좋은 학점과 외국어 성적 등 화려한 스펙이 아니어도 경험이 있는 신입사원이라면 현장에서 환영받는다.

지면을 빌려 그동안 인턴십 민원전화(?)를 친절히 받아주시고 방학마다 학생들의 경력을 키워주신 회사의 대표님들, 팀장님들 직원님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경력사원이 아닌 경력 같은 신입사원! 올 여름방학, 기업은 물론 국가와 사회, 공공영역에서도 대학생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격려하면 어떨까? 경력사원은 ‘격려사원’에서 시작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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