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학재단 창립 10주년, ‘대학 혁신과 학자금 지원’ 주제 심포지엄 개최

한국장학재단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24일 ‘대학 혁신과 학자금 지원’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사진=한명섭 기자]
한국장학재단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24일 ‘대학 혁신과 학자금 지원’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한국장학재단(이사장 이정우)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24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대학혁신과 학자금 지원’이라는 주제로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지난 10년 한국장학재단이 진행해온 성과를 진단하고 향후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한국장학재단 제공]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한국장학재단 제공]

이정우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장학재단이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이했다. 10년의 역사를 보면 초기에 비해 괄목상대할 정도로 크게 발전했다. 장학금 지급, 학자급 대출, 기숙사 제공이나 멘토링 등으로 범위를 굉장히 넓혀왔다”며 “8조원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어 대단히 크다. 본사가 대구에 있는데 대구시 예산과 맞먹는 규모”라고 밝혔다. 

이어 “반값등록금을 돌이켜보면 지금은 총량적으로는 실현된 셈이다. 총량적으로는 실현은 됐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등록금 동결, 학령인구 감소 등 대학의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미시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며 “대학 혁신과 학자금 지원을 주제로 하는 심포지엄에서 학령인구의 급감이라는 위기에 직면한 대학이 미래 국가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혁신해야할지 살펴보고, 이를 뒷받침해야 할 학자금 지원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야 할지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기성 세대, 다음 세대에 어떤 철학과 가치 전달할지 고민해야 =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한민국 교육의 유쾌한 반란’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한민국 교육의 유쾌한 반란’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사진=한국장학재단 제공]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한민국 교육의 유쾌한 반란’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사진=한국장학재단 제공]

김 전 장관은 대학 총장과 기재부 장·차관으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김 전 장관은 “아주대 총장 시절 ‘파란학기제’, ‘AFTER YOU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봤으나 시간이 지나면 일상화되거나 대학교육이 갖고 있는 구조적 문제에 부딪히게 됐다”면서 어려웠던 경험을 토로했다. 

김 전 장관은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동태분석의 요인을 정치와 교육이라고 규정했다. 김 전 장관은 “특히 교육과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이 되는 킹핀은 ‘사회보상체계’와 ‘거버넌스’라고 생각한다. 명문대를 가려고 하는 것이나 대기업·공공기관에 취업하려고 하는 것도 사회보상체계와 거버넌스가 작동되기 때문”이라며 “이는 결국 철학과 가치의 문제와 직결되고 그런 의미에서 자유·경쟁, 공정·평등의 가치가 사회를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은 우리나라 교육 현실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는 “우리 사회 게임의 룰을 만들고 근본적 킹핀을 쓰러뜨리기 위한 좋은 기초가 교육에서 나와야한다. 그러나 우리 교육은 붕어빵을 만드는 컨베이너 벨트와 같다”며 “교육개혁을 위해서는 이러한 토양을 만든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에 어떤 철학과 가치를 전달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또한 더 가진 사람들이 반성하고, 무엇인가를 바꾸려고 한다면 이들의 희생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학생성공’과 ‘대학재정’ 관점에서 바라본 학자금 지원 정책 = 주제발표는 △학생성공을 위한 대학혁신(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학생처장) △대학재정 관점에서 본 학자금지원 제도(김영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중등교육 학자금지원의 발전방향(우명숙 한국교원대 교육정책학과 교수) 등 3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성공을 위한 대학혁신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발표를 했다.[사진=한명섭 기자]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성공을 위한 대학혁신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발표를 했다.[사진=한명섭 기자]

배 교수는 “학령인구 감소와 만성적 위기감으로 한국의 대학들은 기로에 서 있다”며 “우리나라 고등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는 학생성공을 위한 대학 혁신에 있다. 교육의 본질은 한 학생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배 교수 발표에 따르면 학생성공은 학업 성취, 적극적 교육활동 참여, 지식·기술·역량 함양, 높은 만족, 학업 지속, 교육 목적 성취, 졸업 후 성과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학생성공이 결국 원활한 사회진출로 연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배 교수는 “학생성공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학생의 노력과 참여, 대학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대학에서 정책적·행정적·문화적·정서적 지원이 뒷따라야 학생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다. 학생성공은 대학생활 전반에 걸쳐 학업·학업 외 활동에서 잘 적응하고 우수한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종합적 지원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학자금 지원과 장학금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학자금 정책의 발전방향과 관련해 데이터 기반의 장학금 정책을 실시할 것을 제언했다. △우리 대학에 어떠한 유형의 학생들이 들어오는 것일까(학생 유형과 맞춤형 지원) △우리 대학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떠나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누구일까(중도탈락 예방) △학업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실패하게 되는 원인은 무엇인가(학사경고) △인간관계나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은 누구일까(정서적 소외) △학생지원 프로그램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일까(효과성 검증)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은 누구이고, 원인은 무엇인가(취업 지원)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배 교수는 “학업적 수월성에서 벗어나 다양한 활동을 기반으로 한 장학금 지원의 다변화, 집권적·관료적·편의적이 아닌 분권적·참여적·전략적 중심으로 한 장학금 지원 체계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학 재정 관점에서 본 학자금지원 제도에 대해 두 번째 발표를 했다.[사진=한명섭 기자]
김영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학 재정 관점에서 본 학자금지원 제도에 대해 두 번째 발표를 했다.[사진=한명섭 기자]

김영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학 재정 관점에서 본 학자금지원 제도’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각 국가의 경제적 능력에 뚜렷한 차이가 존재하므로 국가적 자원이 고등교육에 얼마나 집중돼 있는지를 살펴보는 데는 ‘대학생 1인당 고등교육 지출액’보다는 ‘국민 1인당 GDP 대비 대학생 1인당 고등교육 지출 비중’을 활용한다”며 “최근의 통계(2015년)를 살펴보면, OECD 국가들이 여전히 국민 1인당 GDP의 약 40% 수준에서 대학생 1인당 고등교육비를 지출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이 비중이 30% 미만(29%)으로 크게 곤두박질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고등교육 지표 상황을 보면, 대학생 1인당 교육비가 낮은 현실은 대학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쳐 40위 안팎을 유지하던 IMD 대학교육경쟁력평가 순위는 최근 53위까지 하락했다”며 “WEF 국가경쟁력 평가에서도 ‘고등교육 및 훈련’ 부분의 순위가 2011년 17위에서 2017년 25위까지 추락했으며, ‘교육시스템의 질’에 관한 평가에서는 그 순위가 55위(2011년)에서 81위(2017년)까지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교수는 AI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가 이뤄져야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학령인구 감소세에 따라 재정형편이 계속 나아지는 초중등교육과 달리 고등교육은 주요 수입원인 등록금 재원의 감소에 따라 더욱 열악한 상황 가운데 놓이는 구조”라며 “정부가 현재의 등록금 동결 정책을 고수하고자 한다면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추가적인 고등교육 재원 확보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정부의 교육 재정이 지나치게 초중등교육으로 과중하게 쏠려 있어 교육재정의 보다 효율적인 재배분 방안이 시급히 요청된다”며 “재정 투입이 수반되지 않는 등록금 인상 억제는 필연적으로 대학 재정의 악화와 교육 경쟁력의 후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김 교수는 “물가상승률 수준에서의 등록금 인상을 허용하되, 이에 상응한 국가장학금을 추가로 확충하고 동시에 대학의 장기적 경쟁력 확충을 위한 정부의 직접적 재정지원을 과감히 확대해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자유토론에는 반상진 한국교육개발원 원장을 좌장으로 김태경 교육부 대학재정장학과 과장, 조정현 한국장학재단 학생복지본부 본부장, 강낙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구소 소장, 고성욱 국민대 부총학생회장이 참여했다.[사진=한명섭 기자]
자유토론에는 반상진 한국교육개발원 원장을 좌장으로 김태경 교육부 대학재정장학과 과장, 조정현 한국장학재단 학생복지본부 본부장, 강낙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구소 소장, 고성욱 국민대 부총학생회장이 참여했다.[사진=한명섭 기자]

■ 학생성공 위해 학자금 지원 역할 중요, 등록금 인상 두고 ‘온도차’ = 자유토론에는 반상진 한국교육개발원 원장을 좌장으로 김태경 교육부 대학재정장학과 과장, 조정현 한국장학재단 학생복지본부 본부장, 강낙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구소 소장, 고성욱 국민대 부총학생회장이 주제 발표자로 나섰다. 

학생성공 관점에 대해서는 학자금 지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에 의견이 모아졌다. 김태경 교육부 대학재정장학과 과장은 “학생성공과 관련된 주제 발표는 청년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매우 의미있는 주제였다고 생각한다. 학생성공 관점에서 다양한 유형의 장학금 검토가 시급하다고 본다. 아울러 전문대 장학금에 대해서도 각별히 신경쓰고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성욱 부총학생회장은 “배 교수님 발제를 들으면서 대학이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느꼈고, 학생은 대학을 통해 어떻게 성장하고 성공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학자금 지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등록금 인상과 국가장학금 관련해서는 온도차를 보였다. 고성욱 부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은 대학을 졸업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다. 졸업 이후 어떤 역할을 하게 되고, 어떤 것을 배울지 기대하는 게 아니다”라며 “지식의 창고로서 대학의 역할만 있고 학생 입장에서 정말 필요한 교육을 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공동체나 인간관계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도 장학금과 등록금에서 나오는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영철 서강대 교수는 “정부가 등록금 인상 가이드라인을 잡아준다면 물가상승률 인상 정도 용인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와 함께 국가장학금 확충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조정혁 한국장학재단 본부장은 “대학 등록금에 대한 얘기가 금기어였는데 이제는 사회적으로 같이 터놓고 얘기할 때가 됐다”며 “가령 교육부가 사학진흥재단을 통해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대학들이 버틸 수 있는지에 대한 실증적 조사와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대학들이 재정압박이 심하다고 한다면 사회적 합의를 통해 등록금 인상을 할 수 있지 않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실질적 인상이 필요한지, 고등교육재원 확충해 방안을 마련할 것인지는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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