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한국외대·숭실사이버대·경희사이버대 등 겸직했던 총장들 속속 이분화
사이버대학 외연확장이 부른 변화…대학 정책결정 빨라지고 타대학과 교류·협력 적극도↑ 효과

김중렬 총장은 사이버한국외대 개교이래 첫 '단독' 총장이다.
김중렬 총장은 사이버한국외대 개교이래 첫 '단독' 총장이다.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 사이버대학의 위상이 강화되면서 대학 수장인 총장직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한 지붕 아래 두 대학’을 이루고 있는 모(母)대학과 사이버대학은 과거 ‘원톱(one-top)’ 체제로 한명의 총장이 두루 맡아 운영돼 왔다. 그러나 최근 사이버대학에 이른바 ‘독립’ 총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01년 첫 선을 보인 뒤 9개 대학, 재학생 5000여 명에 불과했던 사이버대학이 20여 년간 급성장하며 지금은 21개 대학, 재학생 13만 명으로 20배 이상 증가하며 폭발적인 외적 성장을 이룬 게 그 배경이다.

김중렬 사이버한국외대 총장은 개교 이래 첫 '단독' 총장이다. 지난 2017년 김중렬 총장이 취임하면서 그간 한국외대 총장이 함께 맡아왔던 사이버한국외대는 한국외대와 총장 체제를 분리했다. 사이버한국외대는 개교 이래 같은 재단 아래 한 캠퍼스에 있다는 이유로 한국외대 총장이 겸직해 왔다.

숭실대 총장의 겸임체제로 운영되던 숭실사이버대도 최근 별도 총장 체제로 전환했다. 한국사이버대로 설립됐던 사이버대가 새로운 주인을 만나며 숭실사이버대가 됐지만 막상 숭실대의 학교법인와 재단은 다르다. 그럼에도 지난 한헌수 전 총장이 임기를 마치던 2017년 초까지 숭실대와 사이버대는 한 지붕 아래 한 총장 체제로 운영됐다.

숭실사이버대에 ‘단독’ 총장이 취임한 건 지난 2017년. 이 대학의 부총장을 지낸 정무성 총장이 그 첫 발을 디뎠다. 숭실대에서 교수, 대학원장 등을 지내던 정 총장은 숭실사이버대로 와 교육하며 부총장을 거쳐 총장으로 취임했다. 최근에는 숭실대와 숭실사이버대가 재단 통합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희사이버대도 마찬가지다. 경희사이버대와 모대학인 경희대는 현재 모두 총장이 공석인 상태다. 경희사이버대는 그간 같은 재단인 경희대 총장이 이름을 올려왔지만 앞으로는 체제 변화를 보일 예정이다. 경희대법인 한 관계자는 “경희대와 경희사이버대가 별도로 총장 선임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는 두 대학이 서로 다른 ‘총장’ 아래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사이버대도 현재 김상호 대구대 총장이 겸직하고 있지만 사이버대학에 주력할 새로운 총장 영입을 추진 중이다.

모대학에서 세운 대학과는 다르게 이미 설립됐던 사이버대학이 새로운 재단과 새롭게 합치며 재단 소속 오프라인 대학 이름을 따르게 된 경우도 있다. 고려사이버대는 과거 한국디지털대를 고려중앙학원이 인수하면서 이름을 고려사이버대로 개명해 운영 중인 대학이다. ‘고려사이버대’가 된 이래 줄곧 모대학인 고려대 총장이 아닌 사이버대학만의 단독 총장이 대학을 맡고 있다. 1~4대 총장으로 김중순 총장이 17여년 간 총장직을 수행했으며 현재는 김진성 총장이 5대 총장을 맡고 있다.

이 밖에도 모대학이 있는 사이버대학 중 △세종사이버대(신구 총장)-세종대(배덕효 총장) △원광디지털대(김규열 총장)-원광대(박맹수 총장) △영진사이버대(조방제 총장)-영진전문대학(최재영 총장) △부산디지털대(양상백 총장)-동서대(장제국 총장) △국제사이버대(이경우 총장)-군장대(이승우 총장) △화신사이버대(황주권 총장 직무대행)-부산경상대(한백용 총장) 등이 모대학 총장과는 다른 총장이 대학을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처럼 사이버대학에서 집중적으로 역량을 펼칠 총장들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대학 위상 제고나 운영상의 효율성이 극대화되고 있는 설명이다. 김영철 한국원격대학협의회 사무국장은 “사이버대학 초창기에는 모대학 총장이 사이버대학을 함께 맡으며 교육과정이나 조직 운영에 시너지효과를 기대했다”면서 “이제는 사이버대학의 외연이 확장되고 온라인 교육의 폭발적 수요로 인생 이모작을 위한 평생교육 재교육의 주축으로 자리 잡으며 대학 운영을 책임지는 ‘총장’도 사이버대학을 집중적으로 맡아 운영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에 따라 학내 정책결정이나 사이버대학 간 협력에도 고무적인 효과를 보인다”고 말했다.

한 사이버대학 총장도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패러다임 전환 등으로 대학이 위기를 맞고 있지만 사이버대학은 오히려 온라인교육 수요 증가로 아직 성장기에 있다”면서 “주요 사이버대학은 100%로 학생 충원을 하고 있는 것은 물론 21개 사이버대학 전체를 두고 보더라도 충원율 90%를 훌쩍 넘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은 “100세 시대에 재교육 평생교육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고 20세 학령기 신입생 폭도 크게 늘고 있는 것도 사이버대학의 위상이 강화된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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