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특별한 여행] 여행자가 조금은 불편한 나라
[김현주의 특별한 여행] 여행자가 조금은 불편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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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명지전문대학 교수
김현주 교수
김현주 교수

몇 해 전 부터 전 세계는 쓰레기 문제로 혼돈의 상태로 들어갔다. 재활용 쓰레기를 수입하던 중국이 환경 문제로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중국에 재활용 쓰레기를 수출하던 국가들은 상당한 혼돈에 빠졌고, 중국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았던 한국의 재활용 쓰레기는 갈 곳을 잃고 필리핀 등 우회 경로를 찾아야만 했다. 시간이 지나 필리핀으로부터 쓰레기 환입을 받는 사태도 나타났다. 쓰레기는 줄여야 하는 것이지 버릴 곳을 찾아서 우회 경로를 개발하는 것은 대안이 아니다. 특히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거나 재활용이 힘든 쓰레기는 사용 자체를 멈추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 된다.

해외여행은 살고 있는 동네나 집이 아니기 때문에 다소의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 여행자가 느끼는 작은 불편함은 여행을 통해서 얻는 것 때문에 불편함이 부각되지 않을 수도 있다. 여행에 동반되는 불편함 중의 하나는 짐이다. 짐을 싸야 하는데 꼭 필요한 것을 최소한의 부피로 안전하게 가지고 가야만 그나마 짐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짐을 싸는 데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것 중 하나가 비닐이다.

몇 해 전에 르완다 방문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동행하는 단체로부터 여행 짐에서 비닐을 제거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입국하면서 짐 검사 할 때에 비닐이 발견되면 비닐을 압수당하고 벌금까지 물어야 한다고 했다. 짐을 포장할 때에 비닐을 빼고 준비하려니까 조금 불편해졌다. 르완다는 2008년부터 생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백 사용을 금지했다. 우리나라 외교통상부(현 외교부)에서 제공하는 르완다 여행 가이드라인에도 비닐봉지 반입 금지에 대해 2014년부터 안내하고 있다.

케냐 여행을 준비할 때에도 비닐 봉지를 짐에 넣지 말라고 연락이 왔다. 케냐는 2017년 8월 28일을 기점으로 비닐봉지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케냐로 들어가는 모든 외국인은 비닐봉지를 소지하거나 운반해서는 안 되며 이를 어길 경우에는 최대 징역 4년 혹은 벌금 4000만원까지 내야 한다고 했다. 물론 포장돼 나온 과자나 음식물같이 예외적인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주된 요지는 비닐을 줄이려는 노력이다. 케냐의 대형 마켓이나 시장에서는 비닐 봉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물건을 담아가려면 가방을 가져오거나 마켓에서 팔고 있는 천가방을 사서 써야 한다.

우리나라는 비닐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강제성을 부여하기보다는 선택적으로 한다. 마켓이나 매장에 가서 물건을 구매하면 계산 업무에 종사하시는 분이 묻는다. ‘비닐 봉지 가격이 얼마인데 구매하시겠어요?‘ 적은 돈을 내면 비닐봉지를 사서 가져와도 된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어떤 나라에서는 적극적인 비닐 사용 억제 정책을 펴는데 우리나라는 소극정책을 펴고 있다. 차이가 어디에 있을까?

비닐을 줄여 보려는 아프리카 사람들은 자연 속에서 살고 있다. 그들은 신이 만들어 준 자연을 훼손하고 싶지 않은 노력을 하는 것이다. 그들은 자연을 선물이라 생각하고 자연과 동화돼 살려고 한다. 우리는 대부분 인공 구조물 속에 산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하루 종일 흙을 밟지 않고 사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인공 구조물이 편하고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자연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지 못한다. 자연이 주는 혜택도 못 느낀다. 자연을 모르고 살아가다 보면 자연 훼손에 대한 심각성도 부족해진다. 자연은 우리에게 준 선물이다.

젊은 대학생들에게 자연으로 여행을 권하고 싶다. 자연을 느끼고 자연에 감사하고 자연을 보존하고 싶은 마음이 우리 젊은이들에게 생겨나기를 기원해 본다. 대학에서부터 비닐 사용 줄이기를 하면 어떨까? 휴대용 장바구니를 예쁘게 만들어서 학생과 지역사회에 나누어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행자가 조금은 불편한 나라가 왠지 더 멋있어 보이기도 하는 것은 자연에 대한 생각의 차이 때문인 것 같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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