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大인] 김명진 방송작가 “작아도 진짜인 일 하고 싶어…좋은 콘텐츠 만드는 사람 되고파”
[전문大인] 김명진 방송작가 “작아도 진짜인 일 하고 싶어…좋은 콘텐츠 만드는 사람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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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진 KBS 다큐3일 방송작가(서울예술대학교 극작과 졸업)
김명진 작가
김명진 작가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유턴입학’으로 서울예술대학교 극작과에 진학했던 김명진씨는 현재 KBS2 ‘다큐멘터리 3일’(이하 ‘다큐3일’)의 작가로 일하고 있다. ‘잘 살고 싶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다가 방송작가가 됐다는 그는 어떤 직업을 갖기보다 오랫동안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명진 작가는 24세에 서울예술대학교에 입학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첫 대학은 ‘괜찮은 대학’이었다고. 하지만 문제는 방향이었다. 어른들의 말을 믿고 행복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 위에 그저 끝까지 갔지만 결국 그 곳에서는 행복을 찾지 못했던 것. 사람들이 말하는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채우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었던 그는 서울예술대학교 극작과에 유턴입학했다. 학교를 다니면서는 독립잡지를 만드는 일에 몰두하게 됐다. ‘사람의 이야기’에 대한 갈증 때문이었다.

“원래 드라마를 쓰겠다는 마음으로 학교에 들어갔는데, 학교를 다니다 보니 저한테 큰 약점이 하나 있더라고요. 경험이 부족하고, 사람을 이해하는 폭이 좁다는 거였어요. 그런 약점을 채우기 위해서 다양한 경험들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학보사에서도 일했고, ‘출판과 창업’ ‘출판편집의 이해’ 같은 수업들을 골라 들으며 ‘사람의 이야기’에 더 집중했습니다. 그러다 독립잡지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어요. 저까지 6명이 모여 잡지를 만들었어요. <시즈닝>이라는 제목을 짓고, 크라우드 펀딩을 받아 제작했어요.”

‘잡지’가 진로를 정해줄 것이라고는 그 역시 알지 못했다. 잡지를 잘 만들고 싶어 한국잡지교육원을 다니던 그는 수료 한 달을 앞두고 운명처럼 ‘다큐 3일’ 작가 모집 공고를 봤다. 그는 그 순간의 감정을 “이상하게 마음이 동했다. 알 수 없는 끌림이었다”고 회상했다. ‘다큐3일’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그 끌림대로 김명진씨는 ‘다큐3일’을 만드는 작가로 일하게 됐다.

“학교에 다닐 때, 진로에 대해 친구들과 얘기할 때면 저는 늘 자신 있게 방송작가가 될 일은 없을 거라고 얘기했어요. 어떤 일이 더 낫고 못해서가 아니라 그냥 저한테 어울리는 일은 따로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그러다가 꼭 뒤에 한 마디씩 덧붙였죠. ‘나는 방송작가는 안 할 건데, 만일 다큐3일이라면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요. 무지 오래 좋아했거든요.”

‘다큐3일’의 경우, 비교적 업무 루틴이 일정하다. 보통 한 달을 주기로 돌아간다. 1주차는 아이템을 찾기 위해 답사를 다녀오고, 2주차는 촬영에 들어간다. 3주차에는 72시간 동안 촬영한 영상들을 꼼꼼히 프리뷰한다. 4주차엔 편집, 더빙 등 후속작업을 한다. 한 편의 영상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이다. 이런 반복적인 업무지만 사람을 만나면서 오는 감동이 크다고.

프로그램 제작 중 애광원 원생으로부터 받은 편지
프로그램 제작 중 김명진 작가가 애광원 원생으로부터 받은 편지.

“매 편, 새로운 장소에 가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다 보니 그 모든 순간이 감동이에요. 그렇지만 유독 더 크게 울림을 주는 편이 있어요. 거제도 ‘애광원’에 갔을 때에요. 장애인들이 거주도 하고, 직업재활훈련도 받는 시설이었는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촬영을 갔었죠. 다함께 모여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는데, VJ 감독님께서 크리스마스 소원을 물으셨어요. 그때 어떤 분이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거예요’라고 답하셨는데, 머리가 멍해졌어요.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일, 그런 소원을 가져본 게 언제였나 싶었죠. 그저 가진 것에 만족하고 내 주위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며 살면 되는 것인데 말이에요. 매번 배워요. 가끔은 부족한 나를 이 프로그램이 매번 일깨우고 자라게 하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서 프로그램과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났다. 하지만 그는 ‘다큐3일 작가’라는 타이틀로만 살진 않을 것 같다.

“사실 저는 남들이 말하는 직업적인 목표가 없어요. 제가 언제까지고 방송작가를 할 거란 확신도 여전히 없어요.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렇게 쌓은 경험을 통해 오랫동안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사실이에요. 그리고 그 방법이 뭐가 됐든,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분명해요.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늘 제가 마음에 품고 사는 다짐이 있어요. ‘작아도 진짜인 일을 하겠다’는 거예요. 거창하고 대단치 않아도 진짜 제 마음을 움직이는 그런 일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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