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분야 원천 기술 확보…천연 소재 새로운 활용 가능성 기대

박지용·김성환 아주대 교수
박지용·김성환 아주대 교수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 아주대학교(총장 박형주) 연구진이 실크 단백질을 활용해 피부로부터 마찰전기를 높은 효율로 얻어낼 수 있는 에너지 소자를 개발했다. 이에 따라 헬스케어 분야의 원천 기술을 확보함과 동시에 천연 소재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높이게 됐다.

아주대는 4일 김성환·박지용교수(물리학과·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가 피부나 옷감에 붙여 이들의 진동에 따라 생성된 마찰전기를 고효율로 수확할 수 있는 전자소자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전자소자는 생체친화 소재로 높은 인장력과 탄성을 지닌 섬유로 관심을 받아온 실크 단백질을 활용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해당 연구는 에너지 분야 저명 학술지인 ‘나노 에너지 (Nano Energy)’에 6월 1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의 제목은 ‘생체역학적 에너지 수확과 동작센싱을 위한 피부 접촉으로 구동되는 단일 전극 기반 단백질 나노 마찰전기 발생기와 변형센서 (Skin-Contact Actuated Single-Electrode Protein Triboelectric Nanogenerator and Strain Sensor for Biomechanical Energy Harvesting and Motion Sensing)’이다.

신체 조직에 부착이 가능한 전자·광학 소자는 차세대 헬스케어 소자로 주목받으면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생체신호를 직접 읽고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생체조직과 같이 유연하고 늘릴 수 있는 전자소자가 필요하다. 앞서 많은 연구팀들이 유연 기판에 전극과 전자소자를 집적해 다양한 인체 신호를 읽고 분석하는 소자들을 보고한 바 있다. 이는 피부를 인공적으로 모방한 전자소자라는 개념으로 해석돼 ‘전자피부’라 불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전자소자가 구동되려면 전기에너지 공급이 필수적이고 전자피부의 개념에서 기존의 배터리 사용이 아닌 인체로부터 직접 에너지를 수확하는 기술개발이 있어야 한다. 기술 가운데 인체의 움직임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는 마찰전기 발생기가 관심받고 있다.

아주대 연구팀은 생체조직을 구성하는 성분 중 하나인 단백질, 그 중에서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우수한 기계적 물성을 지닌 실크 단백질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실크 단백질 분자수준에서의 물성개질을 위해 글리세롤을 도입해 투명하고 늘릴 수 있는 수화젤 필름을 구현했다. 수화젤은 많은 수분을 머금을 수 있는 고분자 물질이다. 고분자 분자들이 연결되면 만든 공간에 물 분자들이 들어갈 수 있고 이 때문에 말랑말랑한 물성을 지니게 된다. 우리 인체 조직도 수화젤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실크 단백질 기반 마찰전기 수확소자와 그의 응용
실크 단백질 기반 마찰전기 수확소자와 그의 응용

아주대 연구팀은 새로 구현된 투명 실크필름에 은 나노와이어 전극을 집적해 안정적으로 수확된 전자들이 흐르게 했다. 또 CD의 표면을 활용해 실크 단백질 필름에 주기적인 패턴을 형성해 접촉면을 증가시켰다. 이렇게 제작된 마찰전기 수확소자는 피부에 직접 접촉시 더 좋은 성능을 보였고, 5개의 직렬연결 LED를 켤 수 있을 정도의 에너지 수확을 가능하게 했다. 이는 최초로 피부표면에 부착할 수 있는 마찰전기 에너지 수확이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다. 그 외에도 광학적으로 투명하기 때문에 다른 전자기기에 부착한 터치센서, 인체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동작센서로도 응용이 가능하다.

김성환·박지용 연구팀은 “현재 인체로부터 에너지를 수확하려는 연구는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생체적합성 및 생체조직과의 인터페이스 문제는 상대적으로 간과되어 왔다”며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생체 구성 성분인 단백질을 활용해 에너지 수확소자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고, 이를 활용할 경우 생체조직과 전자소자 사이 상이한 물성 차이를 극복할 인터페이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개발한 소재 기술은 바이오 소재들이 물리기반 소자 구현에도 적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다양한 헬스케어 소자에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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