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나카 요시히로 회장
야마나카 요시히로 회장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8 UCN 전문대학 프레지던트 서밋’이 호평 속에 마무리됐다. 도쿄 콘퍼런스는 본지와 한일문화‧산업교류협회가 공동 주최한 행사로 한‧일 양국의 교육기관장들에게 뜻깊은 시간이 됐다는 평가다.

전문대 총장들은 도쿄에서 여러 학교를 방문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일본 전문학교의 대응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한국의 총장들은 야마나카 요시히로(山中祥弘) 도쿄도 전수학교 각종학교협회 회장(헐리우드 미용전문학교 교장)과의 만남이 가장 인상깊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야마나카 회장은 학교법인 메이‧우시야마 학원의 이사장이면서 동시에 헐리우드 미용전문학교, 헐리우드 대학원대학의 학장(총장)이자 교수다. 본지와의 인터뷰 요청을 흔쾌히 수락한 그는 천경파 한일문화‧산업교류협회 상임이사(이사장 특별보좌역)와의 대담에서 지난해 미처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 지난해 도쿄 콘퍼런스에 귀한 시간을 내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말을 먼저 전한다. 아직도 한국의 총장들과 만나면 그때의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한일 교류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준 한국대학신문사와 한일문화‧산업교류협회에 나 또한 감사를 전하고 싶다.”

- 야마나카 회장의 교육 이념, 철학을 듣고 싶다.
“교육이념은 ‘사람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에 달렸다. 그렇다면 사람의 잠재력은 어디에 있나. ‘직업적성’이 어디에 있는지에 관한 것인데, 간단하다. 초‧중학교 시절에 꿈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하면 된다. 학생들은 무의식적으로 희망하는 직업의 정보를 수집한다. 텔레비전을 시청할 때, 신문을 읽을 때, 영화를 볼 때, 거리를 걸을 때, 모든 순간이 해당된다. 예컨대 미용사가 꿈인 학생은 미용실의 간판을 기억한다. 영화를 볼 때에도 헤어 스타일을 본다.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습득하기 때문에 저절로 직업적성이 높아진다. 헐리우드 미용전문학교는 입학 면접을 할 때 직업적성 검사를 실시한다. 유년시절부터 ‘미용’에 관심이 높았던 학생은 끝까지 포기 없이 공부하고, 직업을 갖고 나서도 꾸준히 해낸다. 지난해 한국 총장들에게 콘퍼런스 기간 중 전한 말이지만, 교육에는 3단계가 있다. 가르치는 단계, 잠재력을 개발하는 단계, 스스로 배우는 자세를 몸에 익히는 단계다. 이것을 나는 교육이라 한다.”

- 일본 전문직대학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내린다면.
“새로운 제도인 전문직대학은 기존 대학과정에 전문학교를 집어넣은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전문학교는 특정한 직업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기능)교육을 하는 기관이다. 나는 한국의 전문대학이 일본 전문학교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일본의 전문직대학 인가 신청 결과를 보면 17개교 가운데 3곳만이 인가됐다. 기존의 전문학교나 대학이 아닌 제3의 길로서 전문직을 위한 고등교육기관을 설립한 것인데 기준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기존 대학 틀에서 운용된 탓에 새로운 이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실제 전문직대학은 새로운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연구형대학’의 성격으로 심사를 받았다. 당초 기대했던 실천력 측면에서 상당히 후퇴했다는 느낌이다.”

- 대학과 전문학교의 차이점이라면.
“대학과 전문학교는 명확하게 구별돼야 한다. 두 기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일본 대학은 ‘통과형 교육’이다. 일방통행으로 졸업하고 끝이다. 반면 전문학교는 ‘순환형 교육’이다. 평생교육기관으로서 존재한다. 통과형인 대학은 저출산 영향을 정면으로 받고 있다. 입구가 일방통행이기 때문에 학생이 줄면, 대학도 주는 것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기술혁신과 사회 변화에 따라 전문직의 기술(기능)과 지식은 항상 다시 배워야 한다. 혹자들은 ‘고령화사회’로 갈수록 직업교육 수요가 늘어난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기술혁신이 급격히 일어나기 때문에 항상 다시 배워야 하는 것이다. 전문학교의 존재 이유는 여기에 있다. 과거에는 사원 재교육을 기업이 담당했다. 하지만 버블경제가 무너지면서 일본 기업은 사원교육을 축소시키기 시작한다. 이는 일본 국제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같은 시기 한국과 대만, 중국이 급부상하며, 일본 침체가 시작됐다고 나는 분석한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 기업에 사원교육을 강요할 수는 없다. 나는 전문학교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정부는 전문직대학에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을 봤을 때 무기력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전문직대학 대신 다시 전문학교에, 특히 직업실천 전문과정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 헐리우드 미용전문학교와 헐리우드 대학원대학의 교육을 소개한다면.
“지금도 그렇지만 개교 당시 세계 패션과 미용의 중심이 바로 미국의 헐리우드였다. 최첨단 토털 패션과 헤어‧메이크업, 네일 등이 일본에 널리 전파될 때, 당시 헐리우드에서 활동하던 일본의 스타 영화배우 해리 우시야마와 미용가인 메이 우시야마가 1925년 헐리우드 미용전문학교를 창립했다. 이념은 ‘고객을 스타처럼 아름답게 함으로써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로 정했다. 이것은 지금까지 우리 교육의 큰 동기로 작용하고 있다. 당시 아시아인은 미국에서 흑인보다 못한 인종차별을 받았다. 하지만 인종차별과 편견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미(美)’를 중요한 요소라 생각했다. 모두가 아름답게 된다면 다툼도 없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 말이다. 그렇다면 아름다움은 무엇을 의미할까. 단순히 화장을 하는 것일까. 우리 학교 미용교육의 이념은 6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멘탈 뷰티 △건강미 △외모, 헤어‧메이크업‧네일‧피부미용(에스테틱) △패션 △라이프 스타일(생활), 매너 △환경미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동양과 서양, 전통적인 아름다움, 최첨단의 아름다움 등을 통합한 글로벌 스탠더드의 미용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우리 학교에는 전 세계 11개국에서 학생들이 모여들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앞으로 전문직교육의 국제화, 더 나아가 글로벌 인재, 세계 커리큘럼 모델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창립자는 ‘일류를 지향하라’고 강조하며, ‘온리 원(only one)’이 되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사람에게 절대 지지 않는 ‘넘버 원’ 정신도 말했다. 마지막으로 인격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인격은 사람에게 신뢰를 받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인간교육, 사람으로부터 신뢰받는 인간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항상 고민하고 있다.”

-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함께 ‘창의’ ‘인재’ ‘융합’ 등의 단어가 자주 언급된다. 지난해 도쿄 콘퍼런스에서 한국 총장들은 ‘인성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기억한다. 일본 미래교육에서 ‘인성교육’은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가.
“‘감사’와 ‘학습’ ‘봉사’. 이것이 헐리우드학교의 신조다. 특히 인격을 만든다는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인격을 ‘닦는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격을 어떻게 닦아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뜻(志)이 인격을 만든다’는 말처럼 사람의 소중함은 뜻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면 된다. 뜻의 높이에 따라 애정과 용기, 지혜가 솟기 때문이다. 유교에서는 이를 ‘성실’이라고 한다. 헐리우드 미용전문학교는 미용사로서의 인격형성을 최우선으로 한다. 세상을 위해 사람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 결국 자신에게 감사로 돌아오며, 이것이야말로 큰 이익이 주어지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 회장으로 있는 도쿄도 전수학교 각종 학교협회가 한국과 다양한 교류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가.
“지난 1997년부터 한국에서 일본 유학박람회를 계속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우리 협회와 학생지원기구, 전수학교 각종학교 총연합회, 일본어 교육 진흥회, 일본 한일협회, 부산 한일협회 등과 함께하고 있다. 방문자 수가 점차 늘고 있어 앞으로도 많은 협력을 부탁한다. 한국에서도 일본 전문학교에 많은 관심이 있었으면 좋겠다.”

지난해 10월 도쿄 프레지던트 서밋에서 야마나카 회장이 할리우드 학교 현황을 직접 브리핑했다. (사진=한국대학신문 DB)
지난해 10월 도쿄 프레지던트 서밋에서 야마나카 회장이 할리우드 학교 현황을 직접 브리핑했다. (사진=한국대학신문 DB)

- 현재 한‧일 대학 간 교류는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일본 전문학교에서는 한국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곳이 있는지. 교류할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이라면.
“일본 전문학교 역시 한국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교환학생을 파견하는 곳이 있다. 한국의 전문대학과 결연을 맺은 곳은 거의 없다. 하지만 앞으로 일본의 전문학교와 한국 전문대학 간 교류 가능성을 나는 굉장히 높게 보고 있다. 왜냐하면 일본 전문학교 역시 2년제에서 4년제까지 연한이 다양하게 분포돼 있고, 한국의 전문대학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기술(기능)분야에 걸쳐 두 기관의 교류가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 간 교류뿐 아니라 교수, 학생, 공동 연구 교류 등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IT 분야로 본다면 한국이 일본보다 앞서 있다. 일본 입장에서 지금까지의 교류가 너무 소극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학위나 기존 개념에 집착해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는지는 모르지만, 앞으로는 달라져야 한다.”

- 한국 이외에도 해외 교류 계획이 있나.
“교류가 의미가 있으려면, 그 나라밖에 없는 독창적인 것을 서로 교류하며 해당 국가만의 ‘온리 원(only one)’ 분야를 터득할 때여야 한다. 또 ‘넘버 원’, 세계에서 그 나라가 가장 잘하는 분야, 일본이 제일 뛰어난 분야, 한국이 가장 앞서는 분야 등 그런 분야의 교류가 더욱 활발하게 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아무 계획이 없이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저 사이만 좋게 하자는 느낌을 받게 만든다. 지금은 사이 좋게 할 시대가 아니다. 서로 분명한 이익(merit)이 있어야 한다. ‘온리 원’과 ‘넘버 원’의 교류, 동양과 서양의 교류, 첨단과 전통의 교류도 중요하다.”

- 끝으로 교육에 대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는 교육에 시간을 너무 많이 쓰고 있다. 교육에 생산성이라는 개념을 넣어야 한다. 급속도로 시대는 변화하고, 정보는 넘쳐난다. 기간을 단축하고, 절반 정도의 시간만 투입해 마스터할 수 있는 충분한 시대가 왔다. e러닝이나 여러 학습 도구가 발달한 지금, 더욱 단기간으로 고도화된 교육을 해야 한다. 언제까지 대학 4년, 석사 2년이어야 하나.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하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다. 이를 절반으로 단축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말을 빌려, 지금은 ‘4차 교육혁명’을 해야 한다. 노력에 대한 개념도 달라져야 한다. 예전과 같은 노력은 할 필요가 없다. 단기집중 기억도 필요 없다. 컴퓨터가 있지 않은가. 이제까지 우리는 좌뇌를 사용했다. 이제부터는 우뇌 개발 교육에 주력해야 한다. 좌뇌는 IT가 대체하고 있다. 우뇌는 IT가 대신할 수 없다. 중국이 휴대폰으로 치고 올라간 배경에는 그들이 훌륭한 전화선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은 훌륭한 전화선을 가지고 있어서 오히려 지금은 늦고 있다. 교육의 생산성은 세계국가로의 경쟁전략이다. 노동인구가 줄어들고 있지만, 당황할 필요가 없다. 이제까지는 우뇌개발 교육을 하지 않았지만, 4차 교육혁명으로 우뇌를 개발하며 IT를 점차 진화시켜야 한다.”

​지난해 10월 프레지던트 서밋 총장단 일행이 할리우드 미용전문학교 정문에서 야마나카 회장과 기념촬영을 했다(사진=한국대학신문 DB).​
​지난해 10월 프레지던트 서밋 총장단 일행이 할리우드 미용전문학교 정문에서 야마나카 회장과 기념촬영을 했다(사진=한국대학신문 DB).​

[TIP] ‘롯본기의 상징’ 일본 최초의 미용학교

지난 1925년 개교한 헐리우드미용전문학교는 이름처럼 패션과 미용의 선구자를 자처한다. 세계의 패션과 미용의 중심인 영화의 도시 ‘헐리우드’의 이름을 딴 헐리우드미용전문학교는 현재 토털 뷰티를 일본에 전파하고 있는 상징적 존재가 됐다.

최첨단의 패션과 헤어‧메이크업‧네일‧에스테틱 등 창립 이래 도쿄에 수많은 ‘아름다움의 천사’를 양성하고 있다. ‘사람을 아름답게, 행복하게 이끄는 주요한 아티스트를 키우는 것’이 헐리우드미용전문학교의 비전이자 자랑이다.

학과는 크게 미용과와 토털 뷰티학과로 나뉜다. 미용과는 세부적으로 미용 전문 과정과 고급 전문 과정, 통신 과정 등으로 세분된다. 토털 뷰티학과에서는 코스메틱 뷰티 코스와 베이식 뷰티 코스 등이 운영되고 있다.

미용과는 종합력과 전문성을 가진 미용사를 양성하는 전공이다. 메이크업과 네일, 에스테틱 등을 중점적으로 교육하며 높은 미용사 합격률을 자랑한다. 토털 뷰티의 기초를 습득하고 보다 실용적인 헤어 메이크업 아티스트 교육 업계의 리더 미용사 양성을 목표로 코스가 운영되고 있다. 여러 대회에서 상위권을 독점하고 있으며, 미용사 면허, 각종 자격 합격률과 취업률은 압도적이다.

특히 고급 전문 과정의 경우 미용계의 리더를 목표로 고급 미용 이론과 기술, 미용실 경영을 배우는 4년제 교육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 4년제 대학과 동등한 대학원 입학 자격 고도 전문사가 부여된다.

토털 뷰티학과는 코스메틱 뷰티 코스와 에스테틱 뷰티 코스, 베이식 뷰티 코스에서 자유롭게 전문과정을 학습할 수 있다. 각각의 자격 취득을 위한 독자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기초부터 응용까지의 전문 기술을 습득, 취업에 직결된 중요한 토털 뷰티 산업인력을 양성한다.

코스메틱 뷰티 코스는 2년제의 전문 과정으로 운영된다. 학생 스스로 토털 뷰티 교육 과정에서 메이크업과 네일, 에스테틱의 기초부터 배우고 뷰티 어드바이저에 적합한 기술과 지식, 매너를 익힌 뒤 메이크업에서 얼굴 에스테틱 컬러 코디까지 전방위적인 교육이 진행되는 코스다. 또한 기모노 옷차림이나 헤어 스타일링 등 화장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점도 헐리우드 뷰티 전문학교만의 특징이다..

천경파 한일문화·산업교류협회 상임이사(이사장 특별보좌역, 사진 왼쪽)가 야마나카 요시히로 회장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경파 한일문화·산업교류협회 상임이사(이사장 특별보좌역, 사진 왼쪽)가 야마나카 요시히로 회장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야마나카 요시히로(山中祥弘) 회장은…
와세다대(早稲田大学)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에서 상학연구과를 수료했다. 일본 이미용 교육센터 상임이사와 경제 동우회 교육문제 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학교법인 메이·우시야마학원 이사장과 헐리우드 뷰티 전문학교 교장으로 있다.

<대담=천경파 한일문화・산업교류협회 상임이사(이사장특별보좌역) / 사진=한일문화・산업교류협회 / 정리=김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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