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별력 없는 수준은 아냐’…학습 등한시 말아야

(사진=한국대학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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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4일 실시된 ‘2022학년 수능 6월 모의평가(이하 6월 모평)’ 3교시 영어 영역이 지난해 수능 대비 쉬운 것으로 확인됐다. 시험 종료 직후 분석에 나선 입시기관들은 앞다퉈 ‘쉽다’는 평을 내놨다. 다만, 변별력이 없을 정도로 쉽게 출제된 것은 아니라며, 영어 학습을 등한시 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잊지 않았다. 

올해 6월 모평 영어영역 난도는 지난해 수능보다 쉽다는 것이 중론이다. 시험 직후 문제를 분석한 입시기관들은 지난해 수능보다 쉽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전년도 수능이나 6월 모평에 비해 쉽게 출제됐다”고 했다. 대성학원·대성마이맥은 “전반적으로 평이한 난이도의 문항들이 많았다”며 지난해 수능 대비 ‘약간 쉽다’고 난도를 예상했다. 이투스도 “신 유형 없이 지난해 수능과 동일한 유형으로 출제됐다”며 ‘약간 쉽다’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영어영역은 한국사와 더불어 수능에서 ‘절대평가’ 체제로 실시되고 있다. 원점수 90점 이상이면 1등급이 주어지는 방식이다. 다른 영역들은 이와 달리 상위 4%까지 1등급이 주어지는 ‘상대평가’방식을 적용한다. 

지난해 수능 영어는 결코 쉽지 않은 수준이었다. 영어 절대평가가 첫 적용된 2018학년 수능의 경우 1등급 비율이 10.3%에 달했지만, 지난해 치러진 2019학년 수능에서는 이 비율이 5.3%로 크게 감소했다. 상대평가 시 상위 4%까지 1등급이 주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평가와 별반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입시기관들에 따르면 이번 6월 모평 영어영역 1등급 비율은 지난해 수능의 5.3%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일부 고난도 문항을 제외하면 독해 난도가 비교적 평이한 편”이라며 “1등급 비율은 지난해 수능보다 높은 7%에서 8%로 예상된다”고 평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평가원이 7%에서 8%로 1등급 인원을 맞춰보려는 것”이라며 “실제 학생들의 학습 완성도에 따라 6% 중반의 1등급 비율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어 영역 난도가 지난해 수능 대비 낮춰진 것은 상대평가와 큰 차이가 없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2018학년 10.3%, 2019학년 5.3%로 극심한 난도 불균형을 보인 것을 이번 시험을 통해 어느 정도 만회하고자 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 영어 절대평가는 영어 사교육 등을 줄이고, 학생들의 부담 감소 차원에서 적용된 것인 만큼 상대평가와 비슷한 수준의 출제가 이어지면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다만, 수험생들은 경계의 시각도 잊지 않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소 쉽게 출제된 것은 맞지만 변별력이 없는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임성호 대표는 “절대평가제이긴 하지만 변별력이 없을 정도로 쉽게 출제하는 기조는 아니”라며 “최근 학평에서 1등급이 9.7% 나온 것과 비교해도 다소 어렵다. 10%가 넘을 정도로 매우 쉽게 출제된 것으로는 평가할 수 없다”고 했다.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꼈을 문제들도 다소 있었다. 입시기관들이 지목한 고난도 문제는 29번어법과 33번, 34번 빈칸추론, 37번 순서 배열, 39번 문장넣기, 41번과 42번 복합 지문 등이었다. 이영덕 소장은 “EBS 비연계 문항인 33번과 34번은 소재가 독특하면서 지문 난도까지 높아 수험생들에게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평을 덧붙였다. 김병진 소장도 33번과 34번을 놓고 “소재가 생소하고 지문 내용이 추상적이다. 해석이 쉽지 않고 선택지마저 까다로운 고난도 문제”라고 분석했다. 

‘실전’ 수능에서 고득점을 받으려거든 EBS 비연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덕 소장은 “변별력을 가르는 주요 유형인 빈칸 추론이나 간접 쓰기는 비연계 지문에서 출제된다. 평소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소재 등 다양한 내용의 고난도 지문을 꾸준히 접해야 한다. 글의 논리 전개를 파악하는 훈련도 병행하고, 청취감각 유지를 위해 듣기도 매일 학습해야 한다”며 “물론 그렇다고 해서 EBS 연계 교재 학습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연계율이 70%대로 높기 때문”이라고 수험생들에게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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