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건강] 소비자 중심 건강정보와 맞춤예방
[인사이드/건강] 소비자 중심 건강정보와 맞춤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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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건욱 서울대 의대 교수
강건욱 교수.
강건욱 교수.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매우 빠른 나라다. 영국발행 유명 의학잡지 란셋에 따르면 2030년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여성 90세, 남성 84세로 일본을 제치고 전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으로는 좋은 일이지만 성인병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수명이 늘면 본인과 가족도 힘들고 사회적 부담이 크다. 따라서 질환이 발생하기 전에 적극적인 예방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미래 의료는 4P로 요약되는데 예측(prediction), 예방(prevention), 개인맞춤(personalized), 참여(participatory)다. 곧 다가올 의료서비스는 개인유전체 정보와 IoT장비에서 생성되는 건강정보, 병의원에서 진료한 의료정보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개별 소비자한테 알려주어 개인맞춤 예방을 개개인이 실천하는 의료다.

최근 유전체 검사의 가격이 급격히 내려가면서 개인 유전체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으며 스마트폰 기능발달과 웨어러블 장비들이 출시됨에 따라 운동량, 심박동수 등 다양한 건강 데이터의 수집이 가능해졌다.

의료서비스에 있어서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환자가 의사의 결정에 수동적으로 따르던 의사-환자 관계에서 환자가 의사의 치료결정에 대한 권한을 갖는 동등한 관계로 변환하고 있으며, 의사, 과학자 등 전문가에게만 제한되던 정보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 가능해졌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건강관련 데이터가 디지털 형태로 저장돼 있다. 보건소 및 병원의 전자의무기록과 건강검진센터의 검진정보, 건강보험공단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디지털 형태로 구축된 개인의 보건의료 정보와 연계하면 소비자가 스스로 참여하는 맞춤예방이 가능하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 또는 환자 개인은 자신의 의료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 의료법상 환자는 자신의 의료정보를 사본으로 가질 수 있는 권한이 보장돼 있으나 흩어져 있는 자신의 디지털의료정보를 검색할 수 없고 병의원에 직접가서 받더라도 종이형태의 프린트물로 얻을 수 있다.

미국은 2010년 오바마 대통령이 병원에 있는 의료정보를 자신이 다운로드 할 수 있도록 하는 블루버튼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애플은 건강관리 앱을 개발해 의사가 처방한 약품이나 검사결과 등 개인의 건강기록을 의료기관으로부터 직접 전송받아 아이폰에 저장할 수 있다. 사용자의 여러 건강기록을 한곳에 모아 놓을 수 있게 돼 스스로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다른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때도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서울대학교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 자신의 의료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앱을 제공하고 있으나 다운로드 기능이 없어 자신을 중심으로 모아서 관리하고 유전체정보와 연계해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정부가 주도하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구축은 빅데이터를 활용하겠다는 연구자 및 산업계와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시민단체 간의 줄다리기로 한 발짝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 논란의 중심에서 의료소비자는 소외돼 있고 빅데이터를 구축하더라도 익명화를 해 자신의 데이터 관리 및 맞춤서비스를 받는 혜택은 불가능하다.

정부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금융정보의 경우 자신의 휴면계좌까지 찾아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보건의료 정보도 소비자 개인이 검색하고 내려받을 수 있는 소비자 중심의 건강정보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참여와 동의에 기반을 둔 개인 건강정보 결정권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법∙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표준화를 이미 수행한 병의원간 진료정보교류 사업에서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법∙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한국형 블루버튼 이니셔티브를 실현하고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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