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通] “세종대왕님 ‘아아’ 드셔요”
[대학通] “세종대왕님 ‘아아’ 드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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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니 대구가톨릭대 비서팀

학생들 사이에서 ‘인싸(insider)’가 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는 것이며, 거기에 부합하는 인싸용어 사용은 필수라 여긴다. 인싸용어 사용에는 줄임말뿐만 아니라 영어와 한글의 합성어도 알아들어야 한다. 학생들의 대화 내용을 알아듣기 위해서는 세종대왕님도 따로 공부가 필요할 정도다.

교내 카페에서 주문할 때 “아아 톨사이즈 주세요”라고 하면 아이스 아메리카노 작은 사이즈 한잔을 준다. 아아를 마시면서 “이것 JMT야”라고 한다면 존맛탱, 즉 너무 맛있다. 존(JON)의 J, 맛(MAT)은 M, 탱(TANG)은 T로 초성만 딴 것을 말한다. “나는 매일 아아를 하루에 다섯 잔 마셔”라고 하면 친구가 “TMI야”라고 한다. TMI는 Too Much Infomation의 초성만 딴 줄임말로 너무 과한 정보라는 뜻으로, 보통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많은 것을 알려줄 때 사용된다. “렬루라니까”라고 한다면 Real과 루의 합성어로 ‘정말로’라는 뜻이다. Real을 한글로 표현하면 ‘리얼’이 되는데 빠르게 발음하다보면 ‘렬’이 된다

인싸용어 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고 이해하기 힘든 거꾸로 말하기가 있다. 시험을 치르고 결과가 좋지 않아 ‘롬곡이 난다’라고 한다면 ‘눈물이 난다’라는 뜻이다. ‘눈물’을 거꾸로 쓰면 룸곡이 된다. 더 어려운 ‘롬곡옾높’도 있다. ‘폭풍눈물’을 거꾸로 쓴 것으로 룸곡의 과장표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학생활에서도 앞으로의 사회생활에서도 인싸용어를 써서 인싸가 되는 것이 중요하게 생각될 수 있다. 소외되지 않고 사람들 사이에서 융화돼 생활한다는 것은 그 구성원의 한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고 문제없는 사회생활을 이룰 수 있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대학생활 중 이런 말투를 계속 쓰다가 사회에 나가 직장 내 회의에서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존버하다 어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여 띵작을 만들었습니다. 괄도 네넴띤을 이길 신작입니다. 이것을 출시한다면 소비자들에게 소확행은 확실합니다. 기대효과는 할많하않겠습니다.” 즉 “엄청 버티다 어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여 명작을 만들었습니다. 팔도 비빔면을 이길 신작입니다. 이것을 출시한다면 소비자들에게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줄 수 있습니다. 기대효과에 대해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뜻이다. 객관적으로 봐도 위의 말투는 회의에서 적합하지 않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는 들에 가도 샌다는 속담처럼 평상시의 말투가 자신의 언행에 묻어 나올 수 있다. 재미로 한두 번 써보는 것은 한 시대의 흐름이니 그 흐름에 잠시 발을 담가 볼 수는 있다. 그러나 그 흐름에 휘둘리지는 말아야 한다. 바른 말하기 글쓰기는 고리타분한 사람이 아니라 교양있는 사람으로 보여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언어유희의 폐해를 막고 대비하기 위해 우리 대학에서는 2011년부터 말하기 컨설팅을 시작으로 현재는 프란치스코칼리지 산하 글쓰기말하기센터에서 올바른 글쓰기와 일상생활 및 사회생활에서의 말하기를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은 개설된 과목 및 특강을 듣고 발표 시연 및 개별컨설팅을 받는 과정을 통해 발표 노하우를 습득하고, 효과적인 발표와 의사표현 방법을 알게 된다. 또한 글쓰기 길잡이 기초과정 및 심화과정을 거쳐 학업생활에 도움을 받고 글쓰기의 두려움을 해소함과 동시에 학문분야별 맞춤형글쓰기와 전문적 글쓰기 기본교육을 받는다. 이 과정을 거쳐 학생들은 글쓰기에 자신감을 얻고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글쓰기로 학업 중 및 졸업 후 사회생활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세종대왕은 1446년 ‘백성을 가르치는 올바른 소리’라는 훈민정음을 제정했다. 다른 나라 글자인 한문을 빌려 쓰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백성들의 불편을 덜어 주고 우리말의 자주성과 주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새로운 문자를 창제하게 된 것이다. 세종대왕의 이러한 깊은 뜻에 따라 시대의 흐름인 유행어, 신조어에 휘둘리지 말고 자주성과 주체성을 가진 글쓰기 말하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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