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학생, 연중 수시평가 방침에 반발

고등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높이려는 프랑스 정부의 새 교육 정책이 학생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 고등학생 수만명은 10일 수도 파리와 툴루즈, 보르도, 리옹 등 전국의 대도시에서 일제히 거리로 쏟아져 나와 프랑수아 피용 교육장관이 추진하는 바칼로레아(대학입학자격시험) 평가방식 변경 등 일련의 개혁 추진을 거세게 성토했다. 15일 하원에 상정되는 새 개혁 법안은 시험 과목을 5~6개로 줄이는 대신, 졸업 전에 1회 시험으로 결정하는 현행 바칼로레아 체제를 바꿔 2007년부터는 총점 중 20% 안팎을 연중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평가 점수로 결정키로 했다. 법안은 또 외국어 교육을 확대하고 부진한 학생들에게는 보충 수업을 시행하는 등 학업 성취도를 높이려는 조치들을 담고 있다. 이날 "피용을 개혁하자"는 구호까지 외치며 학생들이 반발하는 핵심 사안은 바칼로레아 총점을 산출하는 방식의 변경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가난한 지역의 학생들은 연중 수시로 시험을 볼 경우 열악한 교육 여건에 있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결과가 초래돼 또 다른 인종 차별이 파생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학생들은 또 나폴레옹이 시작한 2백년 전통과 권위의 바칼로레아가 지닌 국가적인 위상과 평등 정신이 실추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학생들의 주장은 교원노조와 야당인 사회당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미 주 35시간 근로제 개편과 관련해 좌파 진영의 저항에 시달리는 중도 우파 정부로서는 또 다른 장애물을 만난 셈이다. 피용 교육장관은 그러나 현행 바칼로레아는 규칙적인 학습 대신 벼락치기 공부를 조장할 뿐더러 단 며칠만에 시험을 보는 방식으로 인해 종종 역효과를 유발하는 스트레스를 초래한다며 개혁 의지를 고수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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