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 “혁신지원사업 계획서 수정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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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정의서 늦어진 개정에 시간도 촉박
5월 31일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된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Ⅰ‧Ⅱ유형 사업총괄책임자 간담회 모습. (사진=한국대학신문 DB)
5월 31일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된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Ⅰ‧Ⅱ유형 사업총괄책임자 간담회 모습. (사진=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예산편성 및 집행기준 정의서 개정 안내가 수정사업계획서 제출을 4일여 앞두고 공지돼 개정된 내용을 수정 계획서에 반영하기 어려웠다는 전문대학 관계자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Ⅰ유형인 자율협약형에 참여하는 87개 전문대학은 지난 13일 수정사업계획서 제출을 완료했다. 이에 앞서 7일(금), 한국연구재단은 예산편성 및 집행기준 정의서를 개정 안내했다. 이보다 먼저 나온 개정안에 대해 전문대학에서 애로사항을 전달하자 연구재단이 전문대학 현장의 의견과 건의사항을 수렴해 정의서 일부 내용을 변경한 것이다. 이는 이번 연도 사업 계획부터 적용된다. 

연구재단은 정의서를 개정 안내하며 “대학 현장의 애로사항 및 건의사항에 대해 대학 학생에게 혜택이 가는 사항, 전문대학 목적과의 부합성 등을 위주로 검토해 집행 기준을 개선했다”며 “해석이 모호하거나 명확한 정의가 필요한 문구를 수정”했다고 밝혔다.

집행기준 개정 내용에 대해 전문대학에서는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문대학의 요구가 잘 반영됐다는 점과 연구재단이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개정을 시도한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올해 사업계획에는 개정된 정의서 기준을 반영하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7일 확정된 정의서의 개정 주요 사항을 보면 우선 사업비 사용 조건에서 사업계획에 명시되는 것이 주요 조건임이 더욱 부각됐다. ‘사업비 부당사용 방지’ 규정에서 사업비 환수 등의 제재 조치를 가하는 조건으로 ‘사업과 무관한 사업비를 집행한 경우’에서 보다 표현을 구체화한 ‘사업 목적 및 사업계획과 관련 없는 사업비를 집행한 경우’로 표현이 변경된 것이다.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 개발‧운영비, 해외연수, 교직원 교육‧훈련비 등도 사업계획상 반영돼 있어야 사업비 집행이 가능하다고 명시됐다.

전문대학의 의견이 반영된 변경 내용도 있었다. 환경 개선 비용과 관련해 학생의 교육활동에 관련된 시설의 리모델링 비용을 사업비로 집행할 수 있도록 추가했고, 교육 기자재 구입과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 개발‧운영 관련 비용도 사업목적과의 부합성, 계획서 명시를 전제로 사업비 집행이 가능해졌다.

문제는 개정 정의서 발표부터 수정사업계획서 마감까지의 시간이 개정 사항을 반영하기에 부족했다는 것이다. 수정사업계획서 마감은 13일, 정의서 개정 안내가 이뤄진 것은 금요일인 7일이었다. 즉, 주말과 계획서 인쇄 등 제출을 위한 작업 시간을 제외하면 사실상 월요일인 10일부터 11일까지의 이틀이 수정사업계획서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

특히 개정 내용에 따라 사업 예산을 사용하려면 계획서를 전반적으로 수정해야 했기에 시간 부족은 치명적이었다는 지적이다. 개정 내용에서 사업계획의 명시가 강조된 데 비해 개정 전 안내된 정의서에는 환경개선비용, 교직원 연수,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 비용 등에 대해 사업비 집행이 보다 까다롭게 설정돼 있던 터라 애초에 사업계획서에는 예산 집행 항목으로 넣지 않은 대학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전문대학들은 개정 정의서 확정이 늦어지면서 올해 사업계획에 변경된 기준을 거의 적용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A전문대학 기획처장은 “사업비 집행 기준을 완화해준 것은 좋은 일이지만 반영하려면 사업계획 내 제목만 바꾸면 될 일이 아니라 방법, 세부내용 등이 다 바뀌어야 했다. 그렇게 하려면 세부 프로그램의 조정도 필요했다. 2~3일 만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주말에 교직원들을 출근하도록 해 일을 시킬 수도 없고 시간이 더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추가적인 논란도 있었다. 개정 정의서에 전문대학의 요구가 반영될 것을 예측해 미리 대비한 전문대학들도 있었던 것이다. 한 전문대학 관계자는 “개정 논의 과정에서 전문대학에서 요구한 내용이 사업책임자들을 중심으로 충분히 공유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B전문대학 기획처장은 “전문대가 건의한 내용이 공유됐다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연구재단이 집행기준을 확정해야 사업계획서에 반영 가능한 것 아니냐”라고 반박했다.

또한 개정 정의서가 늦어진 이유는 전문대학의 요구 사항이 최종적으로 전달된 시점이 빠르지 않은 데 있다는 자성적 목소리도 있었다. 실제로 지난 5월 31일 대전에서 있었던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Ⅰ‧Ⅱ유형 사업총괄책임자 간담회에서 정원숙 교육부 전문대학정책과 서기관은 “사업비 집행 기준과 관련한 전문대학의 애로사항에 대해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주기로 한 의견이 오늘 중 최종 정리돼 오기로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대학의 최종 의견이 31일이 돼서야 전달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반론이 따른다. 애초에 예산집행 기준에 대한 협의 시작이 늦었다는 것이다. 한 전문대학 관계자는 “전문대학혁신사업은 전문대학에 대한 교육부의 주요 재정지원사업으로 많은 대학의 명운이 달린 사업”이라면서 “이정도로 중요한 사업의 예산 집행 기준이라면 사전에 전문대학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마련됐어야 했다. 애초에 현장의 의견이 전달됐더라면 시간을 들여 개정작업을 뒤늦게 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대학에서는 사업비 집행 정의서가 늦게 개정된 데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동시에 이번 논란을 계기로 향후 사업 운영이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C전문대학 기획처장은 “늦어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이번에 개선된 사항을 통해 2, 3차 연도 사업을 운영하기는 용이해졌다. 또한 사업 운영과 관련해 전문대학과의 의견수렴이 사전에 이뤄져야 한다는 선례가 생겨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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