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전문대학 총장 세미나 및 임시총회’ 개회사 통해 이같이 밝혀
고등직업교육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관심과 지원정책 마련 위해 총장단 집단지성 강조

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이 2019년 전문대학 총장세미나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김의진 기자)
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이 2019년 전문대학 총장세미나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김의진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2019년 전문대학 총장 세미나가 개최되며, 전국 136개 전문대학 총장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전문대학과 고등직업교육의 시급한 현안과 청와대를 비롯한 중앙부처와의 협조 등을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된다.

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20일부터 이틀간 부산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리는 ‘2019년 전문대학 총장 세미나 및 임시총회’ 개회를 선언했다.

이기우 전문대교협 회장은 전문대학의 현 상황을 설명하며, ‘위기의 시기이자 반전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규정했다. 그는 “내년부터 대학진학 학생 수가 입학정원보다 적어지는 ‘대입 역전현상’이 발생하고, 2022년에는 역전 폭이 8만2000여 명에 달할 것”이라며 “10년 넘게 지속된 등록금 인하‧동결로 인한 대학재정 악화가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으로 전문대학은 입학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으며, 오는 8월에는 이른바 ‘강사법’으로 알려진 〈고등교육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또한 주 52시간 근무, 학교 소유 부동산에 대한 재산세 부과 등 이날 전문대학 총장들은 대학의 생존이 불투명한 파탄지경에 직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기우 회장은 이런 상황을 반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늦은 감은 있지만 국가교육회의와 고등직업교육 정책공동TF를 통해 전문대학이 처한 현실을 진단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힘들게만 보였던 ‘전문기술인재 장학금’ 신설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청와대와 중앙부처와의 협력적 소통을 통해 전문대학이 생존‧발전할 수 있는 안정장치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에서 전문대학을 둘러싼 이슈를 중요한 의제로 논의하고 있다는 점도 전문대 총장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 회장은 “전문대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직업교육진흥법(안)’ 마련을 위해 교육부와 정책공동TF에서 머리를 맞대고 있다”며 “국가교육회의에서도 직업교육 경로 구축을 위한 의제를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만큼 전국 총장단이 의견을 적극적으로 모아 정부에 전달,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하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일화를 소개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부대원이 적을 피해 유럽의 어느 산간 마을에 숨어 들었는데, 식량도 얼마 남지 않고 부상자도 여럿 있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 눈에는 연합군도 독일군처럼 위험하다고 여겨, 경계를 했다. 연합군 부대장은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아 얼마 남지 않은 부대 식량으로 수프를 끓여 함께 나눠 먹었다. 며칠이 지나고, 전투식량이 모두 떨어졌는데 마을사람들이 집에 몰래 숨겨뒀던 음식 재료를 들고 나오기 시작했다. 마을사람의 도움을 받은 군인들은 무사히 마을을 떠날 수 있었다.

이 회장은 “이 일화는 조직과 사람들과의 관계에 큰 시사점을 준다”며 “경계의 담장을 풀고, 서로 공감하는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내 것부터 내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경영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 역시 정보를 숨기는 것보다 생산적으로 외부에 전달해야 힘이 나온다고 했다. 정보의 무한 공유가 혁신의 과정에서 그만큼 중요하다”며 “오늘 한자리에 모인 여러 총장과 전문대 구성원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혁신을 실천하며, 여러 노하우와 아이디어를 공유해 전문대학이 당면한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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