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어떻게 대비하나…변별력 수능 기반으로 학습 수준 정해

연 2회 실시되는 모평 중 앞서 치러진 6월 모평 난도가 상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수능보다 쉬운 국어나 영어도 결코 변별력이 낮지 않았고, 수학은 지난해 수능보다도 다소 어려운 편이었다. (사진=세종교육청 제공)
연 2회 실시되는 모평 중 앞서 치러진 6월 모평 난도가 상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수능보다 쉬운 국어나 영어도 결코 변별력이 낮지 않았고, 수학은 지난해 수능보다도 다소 어려운 편이었다. (사진=세종교육청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이달 4일 실시된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이하 모평)’ 난도가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역대급 불국어’였던 지난해에 비해 쉬웠을 뿐 절대 난도는 상당한 수준을 보인 국어에 더해 수학도 상당히 어렵게 출제된 편이었다. 탐구영역마저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던 탓에 실질적 체감 난도는 지난해 수능보다도 높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영어도 국어와 함께 지난해 수능보다는 쉬워진 편이었지만, 변별력은 상당했다.

6월모평이 상당히 어렵게 출제됨에 따라 수험생들의 셈법은 복잡해질 전망이다. 당장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 검토부터 시작해 지원전략 자체를 재검토하는 사례들도 나올 것이다. 하지만,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6월모평 난도를 기반으로 9월모평을 실시, 수능 최종 난도를 조정하는 특성 때문이다. 일관된 난도가 고스란히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일단은 ‘변별력 수능’을 기저에 두고 학습을 이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예상 뛰어넘은 ‘불모평’…6월모평 난도 ‘수능보다 쉽지만, 변별력 충분’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달 6일 실시된 6월 모평 채점결과를 25일 수험생들에게 통지한다고 24일 밝혔다. 개인별 성적통지표는 접수처를 통해 수험생에게 교부될 예정이다. 

평가원은 수험생 진학 지도를 위해 ‘영역·과목별 등급 구분 표준점수’와 ‘도수분포’ 등의 자료도 함께 공개했다. 입시기관들이 이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6월 모평 난도는 전반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국어·수학은 물론이고, 영어와 탐구영역도 결코 쉬운 편이 아니었다. 

물론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영역별 차이는 존재했다. 국어와 영어는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다소 쉬운 편이었고, 수학은 가형과 나형 모두 지난해 대비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다만, 지난해 수능 대비 쉽다는 국어와 영어도 결코 변별력이 낮지 않았기에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어려운 시험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

통상 모평이나 학평, 수능의 난도를 직접 비교할 때 흔히 쓰이는 지표는 원점수 1등급컷과 표점 최고점과 1등급컷, 1등급 비율 등이다. 원점수 1등급컷은 낮을수록, 표준점수 최고점은 높을수록 시험이 어려웠음을 의미한다. 표점 1등급컷이나 1등급 비율 등은 시험의 전반적인 난도를 확인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여기에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만점자 비율도 난도 파악에 활용할 수 있다. 

이번 6월모평 국어의 경우 1등급컷이 원점수 87점, 표준점수 132점에서 끊겼고, 표준점수 최고점은 144점이었다.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원점수 1등급컷은 다소 높아졌지만, 표점 1등급컷은 같았다. 표점 최고점은 6점 낮아졌다.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다소 쉬웠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에 불과하다. 절대적인 난도만 놓고 보면, 올해 6월모평 국어는 결코 쉽지 않았으며, 오히려 변별력이 상당한 것으로 확인된다. 87점이라는 1등급컷은 2017학년부터 올해까지 실시된 6월·9월 모평과 수능 가운데 지난해 수능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수험생들이 어렵다고 느끼기에는 충분한 난도였던 셈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국어는 지난해 수능과 비교했을 때 다소 쉽다. 하지만 지난해 수능이 어렵게 출제된 시험이었기에 이번 6월 모평의 수험생 체감난이도는 상당히 높았을 것으로 분석된다”며 “국어 영역 만점자가 0.03%에서 0.01%로 줄어들기는 했다. 이는 지난해 수능 31번처럼 초고난도 문항이 출제되지 않았지만 나머지 문항들이 여전히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금처럼 국어 난도가 유지된다면, 올해 수능에서도 '키 포인트'는 국어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만점자가 매우 적은 점 등을 볼 때 국어는 변별력이 높은 영역이다. 금년 수능에서도 국어가 상위권 정시모집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짓는 영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수학은 한 술 더 떠 지난해 수능보다도 어려운 편이었다. 가형의 경우 원점수 1등급컷이 92점에서 89점으로 낮아졌고, 표준점수 최고점도 133점에서 140점이 되는 등 대부분의 지표가 난도가 상승했음을 나타냈다. 나형은 원점수 1등급컷이 88점에서 89점으로 1점 높아졌지만, 표점 최고점이 139점에서 145점으로 크게 오르는 등 결코 지난해 수능보다 쉽다고 볼 수 없음을 추정케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수학은 전년 실시된 본수능보다도 더 어렵게 출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어와 더불어 영어도 지난해 수능보다는 쉬운 난도를 보였지만, 변별력은 충분해 보였다. 2018학년 수능부터 시작해 올해로 절대평가 3년차를 맞은 영어는 현재 원점수 90점 이상이면 1등급이 부여되는 체제다. 이번 6월 모평 1등급 비율은 7.76%로 지난해 수능의 5.3%보다는 많았지만, 재작년 수능의 10.03%보다는 적었다. 임 대표는 “영어는 지난해 수능보다 쉬워졌지만 여전히 변별력 있게 출제됐다”며 “영어 학습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너무 쉽지 않고 적절한 변별력을 갖춘 영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평가원이 2019학년보다는 쉽게, 2018학년보다는 어렵게 출제해 적정 수준인 7%에서 8%를 맞추려 한 것으로 보인다. 노력이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며 “이번 6월모평 영어영역 결시비율은 13.74%로 지난해 12.1%보다 많았다. 영어에 약한 수험생들이 결시하면서 90점 이상을 받은 학생들의 비율이 다소 늘어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6월모평은 주요과목으로 꼽히는 국어·수학·영어만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사회탐구·과학탐구 등의 탐구영역도 지난해 수능 대비 어렵게 출제된 모습을 보였다. 이영덕 소장은 “사탐·과탐 모두 과목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임성호 대표도 “사탐 9과목과 과탐 8과목 모두 지난해 수능에 비해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게 나타났다”고 했다.

■남은 기간 어떻게 학습할까…난도 조정 염두에 두되 ‘변별력 수능’ 예상해야 = 물론 이번 6월 모평 난도가 수능까지 그대로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9월모평을 통한 난도 조정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통상 6월모평이 어려우면 9월모평이 다소 쉽게 출제되고, 수능 난도도 다소 조정되는 것이 일반적인 양상이다. 지난해에는 이 흐름에서 벗어나 6월모평이 어렵게, 9월모평이 쉽게,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수험생들의 혼란이 극심했다. 평가원장이 지난해와 같은 불수능을 지양할 것으로 밝힌 이상 지난해와 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 이영덕 소장은 “실제 수능은 6월과 9월 모평 채점결과를 참고해 출제한다. 국어와 수학은 이번 6월모평보다 다소 쉽게, 영어는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탐과 과탐도 6월 모평보다는 다소 쉬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다소 쉽게 출제된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수험생들이 ‘어려운 수능’ 내지 ‘변별력 수능’을 염두에 두고 학습해야 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주요과목 전반이 결코 쉽지 않은 가운데 탐구까지 어렵다는 것을 보면 학습 난도를 다소 높게 잡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임성호 대표는 “남은 기간 전반적으로 변별력 있게 출제된다는 예상 아래 학습수준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남은 기간 수능 대비의 기본방침은 ‘취약한 영역 보완’이 돼야 한다. 기본적인 출제경향은 6월 모평을 통해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새로운 문제 유형 등을 살피는 것은 물론이고 수험생 스스로 취약한 부분을 점검해 이를 보완해야 한다. 절대평가로 인해 학습부담이 다소 줄어든 영어에 자신이 있다면, 다른 영역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물론 방심은 금물이다. 이치우 소장은 "절대평가의 특성상 영어는 고난도 문항 1, 2개로 1등급 비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평소 난도와 상관없이 안정적인 1등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수학 선택을 놓고 고민하는 자연계열 수험생이 있다면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덕 소장은 “6월 모평 수학 가형 응시자는 36.4%인데 실제 수능에서는 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상위 등급을 받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라며 “이번 모평에서 5등급 이하인 수험생들은 수학 나형으로 바꿀 것인지 여부를 빠른 시간 안에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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