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 중심 교육 패러다임 변화에 성균관대 등 발빠른 대응
학생의 성공적 대학생활과 사회진출 체계적·종합적 지원
‘학생성공’ 목표는 비슷하나 대학별로 풀어내는 관점·방법 달라
데이터 기반으로 학생들의 집합적 특성 찾고 제도와 문화까지 연결돼야

‘학생성공(Student Success)’이라는 키워드를 학교 정책에 반영해 학생들의 니즈를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이를 대학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접목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학생성공(Student Success)’이라는 키워드를 학교 정책에 반영해 학생들의 니즈를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이를 대학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접목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바야흐로 ‘온디맨드(On demand)’ 시대가 열리고 있다. 공급 중심이 아닌 수요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의미다. 대학교육 시스템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읽을 수 있다. 대학가에서도 수요자 중심의 학생 서비스 제공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곳이 눈에 띈다. 그동안 대학교육은 교과목 편성과 교수방법 선택 등에 이르기까지 공급자 위주로 이뤄져왔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지고 있다. 교육 수요자인 학생이 만족할 수 있는 내용과 형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 특히 ‘학생성공(Student Success)’이라는 키워드를 학교 정책에 반영해 학생들의 니즈를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이를 대학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접목하고 있다. 

■ ‘학생성공’ 학교 정책에 반영하는 대학 어디? = ‘학생성공’이라는 개념과 이와 관련된 학습 프로그램들은 미국 소재 대학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대학에 ‘학생성공센터’라는 명칭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이 대학생활 전반에 걸쳐 학업·학업 외 활동에서 잘 적응하고 우수한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성균관대에 지난 3월 ‘학생성공센터’가 문을 열고 학생의 성공적인 대학생활과 사회진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해나가고 있다. 학생성공센터는 학생의 필요를 파악해 관련 교내 부서와 연계를 통해 학생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학교 정책에 반영해 학교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학생성공’에 방점을 두고 운영하는 곳은 또 어느 대학이 있을까. ‘학생성공센터’라는 물리적 공간을 두고 운영하는 대학은 현재 성균관대가 유일하다. 하지만 온·오프라인 강좌, 교과·비교과, 취·창업 , 진로·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학생성공’이라는 가치를 녹여내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대학들이 눈에 띈다. 대구가톨릭대, 동국대, 순천대, 신라대 등을 꼽을 수 있다.   

국내 대학 가운데 성균관대가 지난 3월 ‘학생성공센터’가 문을 열었으며 대구가톨릭대, 동국대, 순천대, 신라대 등이 ‘학생성공’이라는 가치를 대학교육 시스템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사진=성균관대 제공]
국내 대학 가운데 성균관대가 지난 3월 ‘학생성공센터’가 문을 열었으며 대구가톨릭대, 동국대, 순천대, 신라대 등이 ‘학생성공’이라는 가치를 대학교육 시스템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사진=성균관대 제공]

■ 학교 상황에 따라 ‘학생성공’ 적용 방식 달라 = 대구가톨릭대는 중도탈락생 감축을 통한 학생성공을 목표로 삼아 학습환경 진로탐색 강화, 제도적 지원 고도화를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학생취업처장은 “교육수요자 중심으로 대학의 서비스 체제가 개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대학에 들어오는 학생들에게 ‘학생성공’이란 게 무엇일까, 이들이 원하는 게 무엇일까를 고민했다”면서 “학생 자신에 대한 만족도와 학교에 대한 만족도를 개선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가톨릭대는 재적생 중도탈락 현황(2015~2018년)과 원인 등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진로취업 교육과정과 장학지원 운영방식을 개선해나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입학에서 취업까지 전 주기별 맞춤형 진로취업지도 모듈을 운영하고, 모듈의 핵심 프로그램 우수 이수자에 대한 장학지원제도를 시행할 방침이다. 이는 결국 대학이 세운 맞춤취업성공(행복성공취업) 이라는 목표와 연계된 것이다.

동국대는 학생성공 지원을 위해 학생역량제고시스템인 ‘Dream PATH+’를 시행하고 있다. 이소정 동국대 역량개발센터 과장은 “Dream PATH+는 미래를 탐색(Pathfinding)하고, 환경을 분석(Analyzing)하며, 비판적 사고(Thinking)를 할 수 있도록 학교가 아낌없이 지원(Helping)한다는 취지로 개발됐다”며 “자가진단(1단계), 진로탐색(2단계), 진로준비(3단계), 경력입력(4단계)을 통해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졸업생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일종의 ‘커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주목된다. 학생들의 성공적 사회진출을 위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이해하면 된다. 학생 개개인들이 목표로 하고 있는 기업 및 기관에 진출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보완해 나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데 유용하다.

순천대도 ‘학생성공’에 역점을 두고 다양한 지원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취임한 고영진 순천대 총장은 취임식에서 ‘학생성공’에 대한 비전을 밝힌 바 있다. 고 총장은 “학생성공을 위한 대학을 만들겠다”고 언급하면서 인재육성 지원 시스템 구축에서부터 취업에 이르기까지 학생성공을 위한 여러 가지 지원 강화에 대한 구상을 언급했다. 학생성공과 관련해 학생 성장주기별 학생상담 강화를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다. 상담 전문가를 고용하고 진로·심리 상담부를 설치해 학생통합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취·창업 역량 강화와 관련해선 학생 개인별 진로 설계와 직업 정보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 밖에 ‘학생성공 타워’를 설립해 학생성공을 위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신라대는 대학의 중장기발전계획과 비전에 ‘학생성공’이라는 키워드를 담았다. 중장기발전계획의 이름은 ‘학생성공 신라2030’이며, 비전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학생성공 글로컬 대학’이다. 신라대 관계자는 “학생성공이 의미하는 것은 신라대 학생 누구나 우리 대학에서 목적하는 바를 이루는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학생 모두 현재와 미래의 학문, 개인 그리고 직업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맞춤형 학생역량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진로 취·창업 지원 프로그램도 맞춤형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성적부진학생은학습부진 원인을 분석해 교육요구기반 기초학습강화 SOS(Silla Opportunity of Save)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식이다. 학내 조직도 학생성공 지원을 위해 역량을 한데 모으고 있다. 진로 취·창업 관련 부서를 인재개발처 산하로 조직 통합 개편해 학생들에게 AI(All in) Silla 서비스를 제공하는 창구로 제공하게 된다.

학생성공센터가 보편화된 미국 소재 대학들도 처음에는 중도탈락 없이 학생들을 졸업시키자는 취지에서  ‘학생성공’에 관심을 뒀다.[사진=테네시대(University of Tennessee) 홈페이지 캡처]
학생성공센터가 보편화된 미국 소재 대학들도 처음에는 중도탈락 없이 학생들을 졸업시키자는 취지에서 ‘학생성공’에 관심을 뒀다.[사진=테네시대(University of Tennessee) 홈페이지 캡처]

■ ‘학생성공’ 개념 정립 우선… 제도화·액션 플래닝 거쳐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야 = 이와 같이 대학마다 추구하는 ‘학생성공’의 목표는 비슷하나 대학마다 이를 풀어내는 관점과 방법은 조금씩 다르다. 이는 학생성공의 개념이 상이할 수밖에 없고 학교마다 처한 여건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학생성공에 대한 가장 원시적인 개념은 중도탈락 없이 학생들을 졸업시키는 것이다. 학생성공센터가 보편화된 미국 소재 대학들도 이런 개념에서 출발했다. 진화된 개념은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프로그램과 다양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이들을 성숙·발전시켜 졸업시키는 것이다. 이보다 더 확장된 개념은 학생들이 대학 졸업 후 취업이든 창업이든 사회가 원하는 건강한 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있게끔 도와주자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배상훈 성균관대 학생처장(학생성공센터장)은 대학마다 ‘학생성공’의 개념을 제대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 학생처장은 “대학에 속한 학생과 대학 비전의 맥락에 맞는 학생성공의 개념을 찾는 게 우선돼야 한다. 이를 위해 구성원이 나서야 한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생들의 집합적 특성을 찾아내야 한다. 이를 위해 졸업생을 고용한 기업의 의견도 들어보면서 대학에 필요한 학생성공의 모델과 목표가 무엇인지 정해야 한다. 또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교무처, 학생처, 단과대, 일반 교수들까지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제도화와 액션 플래닝이다. 학생성공이 구호와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배 학생처장은 “이러한 제도들이 대학의 교육에 어떤 임팩트를 줬는지 분석해 제도로 피드백하는 등 일련의 조치를 담아야 한다”며 “학생성공과 관련된 내용들을 대학의 중장기 발전계획이나 경영방침에 담아가면서 최종목표는 문화가 돼야 한다. 즉 학생을 존중하고, 학생을 진정한 파트너로 생각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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