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대학 총장 세미나가 지난달 27일과 28일 여수 엠블호텔에서 개최됐다. 세미나에는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 실·국·과장들이 침석, 총장들과 종합토론 시간을 가졌다. 종합토론에서 여러 총장들이 의견을 제기했지만 A대 총장의 발언이 유독 기자의 눈길을 끌었다.

A대 총장은 “지금 입학정원이 120명이다. 전체 4학년까지 500명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 규모의 대학과 함께 평가받다 보니 전문화, 특성화를 못하고 평가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 평가기준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1000명 미만을 구분, 평가한다면 극소 규모 대학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답변은 필요 없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정확히 말하면 하소연이다. A대처럼 소규모 대학의 현실을 알아달라는 것이다. 대학의 규모와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화된 평가기준을 적용하면, 대학의 특성은 사라진다. 교육부의 평가기준, 어찌 보면 교육부의 입맛에 맞는 대학만이 존재할 뿐이다.

대학의 우수성은 결코 규모로 결정될 수 없다. 대학의 특성과 교육이념, 인재 양성 비전이 우수 대학의 기준이어야 한다. 따라서 교육부가 A대 총장의 하소연에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 대규모 대학은 대규모 대학대로, 소규모 대학은 소규모 대학대로 역할과 특성이 있기 마련이다.

획일화된 기준으로 대학을 평가하지 말고 규모에 상관없이 대학이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인재 양성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지, 고유의 교육이념과 특성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궁금하다. 내년 대학 총장 세미나에서는 A대 총장의 하소연이 감사 인사로 바뀔지, 아니면 하소연이 이어질지. 선택은 교육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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