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사고의 속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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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식 정의당 사무총장
신장식 정의당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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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형사립고등학교(이하 ‘자사고’)가 논란이다. 올여름 교육계는 자사고 문제로 지금보다 더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 분명해 보인다. 자사고 논란의 배경은 무엇일까? 재지정 평가의 기준 점수나 평가 지표 논란의 이면, 자사고 정책의 속살을 들여다본다. 

자사고 도입의 명분은 ‘다양성’이었다. 자사고 정책은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됐고 이명박 정부에서 대폭 확대됐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자사고 정책의 이념적, 이론적 기반은 김영삼 정부의 1995년 ‘5·31교육개혁안’에서 찾을 수 있다. ‘5·31교육개혁안’은 중요 정책 방향으로 ‘창의성’ ‘다양성’ ‘선택권’ 등을 제시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당시 자사고 정책 도입 명분은 ‘고교평준화 체제의 보완’이었다. 이러한 정책이 추진된 배경에는 ‘고교평준화’는 곧 ‘획일화 교육’이라는 프레임이 도사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겼던 이주호 전 교육부 장관의 책 제목이 《평준화를 넘어 다양화로》이다. 

자사고 도입의 속살은 무엇인가. 대입 경쟁력이다. 대입은 크게 학생부종합전형의 수시모집과 수능 위주의 정시모집으로 나뉜다. 자사고 학생들은 내신의 불리함을 수능에서 만회하는 전략을 선택한다. 그래서 수능 정시 확대는 중학생들의 자사고 입학경쟁을 불러일으킨다. 사설 학원들이 수능 정시 확대를 목놓아 외치는 이유다. 수능 경쟁력에 올인하는 자사고는 다양한 교육이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다. 솔직히 이야기하자. 결국 ‘다양성’은 명분이고, 그 속살은 ‘대입 경쟁력, 대입 수월성’이다. 대입 수월성을 추구하는 교육은 다양성에 역행한다. 명분과 실제는 이렇게 역전된다.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 ‘평준화를 넘어 다양화’로 라는 표현은 고교평준화는 곧 획일화 교육이라는 프레임을 강화하는 동시에 현실에 엄연히 존재하는 ‘고등학교의 위계 서열화’ ‘대입 수월성 중심의 획일화 교육’을 가리기 위한 수사일 뿐이다. 

실제를 인정해야 논쟁이 헛바퀴 돌지 않는다. 현실의 자사고는 부모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좀 더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는 학교다. 따라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위와 같은 목적을 가진 학교 제도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폐지할 것인가다. 상산고에 홍성대 이사장이 내 놓은 돈이 얼마이냐도 아니고 기준의 적합성 문제도 아니고, 학교에 따라 일정 기준을 넘어서면 유지하고 그 기준에 미달하면 폐지해야 하는가도 아니다. 이제는 자사고의 속살을 인정할 것인지 아닌지 판단해야 한다. 

나는 자사고 정책의 폐기를 주장한다. 첫째, 자사고 정책은 정의롭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녀의 학력, 학벌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강화되는 사회에서 이를 더욱 공고히 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자사고뿐 아니라 외고, 국제고도 이러한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둘째,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고유성을 본질로 한다. 각기 다르게 존중받고, 각기 다른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보장받아야 한다. 그러나 대학뿐 아니라, 고등학교까지 서열화된 사회에서는 인간의 고유성을 보장하고 개성을 키우는 교육은 불가능하다. 셋째, 학벌을 통한 주류사회 형성은 우리 공동체의 발전과 통합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고교 평준화 이전에 명문고 출신들의 인맥이 있었다면, 이제는 외고 출신 인맥들이 주류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외고에 더해 자사고는 이러한 인맥중심 주류사회 형성의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학교가 소수에게 권력을 집중하게 만들고 부와 권력, 사회적 영향력을 세습하는 통로가 되는 사회에서 공동체의 발전과 통합은 기대하기 어렵다. 자사고 정책은 폐기돼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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