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에서 수시모집 비중 80% 육박
한 달여 남은 원서접수에 전략짜기 분주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2020학년도 수시모집이 한 달여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오는 9월 6일부터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이에 수시에 지원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은 원서접수 전까지 수시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입시 전략 짜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대학입시에서 수시모집 비중이 거의 80%에 육박하기 때문에 수시를 통한 선발 인원은 대학별로 엄청난 규모다. 이 때문에 대학이나 수험생 모두 수시모집이 그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다. 특히 수험생 입장에서 보면 대학이 ‘학생 선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대학이 어떤 학생을 뽑을지를 알아야 여기에 맞춰 적절히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시전형을 염두에 둔 수험생의 합격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는 조언이 필요한 이유다. 박태훈 ‘전국대학교 입학관련처장협의회’ 회장(국민대 입학처장)에게 대학이 수시를 통해 어떤 인재를 선발하길 원하는지, 어떤 방법으로 선발하는 것인지 등에 대해 들어봤다.  

박태훈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장(국민대 입학처장)[사진=한국대학신문 DB]
박태훈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장(국민대 입학처장)[사진=한국대학신문 DB]

- 현 정부의 입시 정책을 보면 정시 확대를 통해 학종 축소를 유도하고 있다. 이 같은 현 정부의 입시 정책을 어떻게 보는가. 
“그런 것은 아니라고 본다. 수시와 정시 모두 중요한 입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정시는 수시모집에서 탈락한 수험생들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부여하는 점에서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정시도 입시의 하나의 문이라고 볼 때 대학 가는 길을 조금 열어줬다고 보는 게 맞을 듯싶다. 다만 정시(수능위주전형)를 35%, 40% 선까지 확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수능이 국가에서 시행하기 때문에 권위가 있고 매우 객관적인 지표인 것은 맞지만 공정한 잣대는 아니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것과 공정한 것은 전혀 다르다. 게다가 학종 이후 고교 교실이 살아난다는 얘기가 많이 나올 정도로 긍정적 요인이 다분해 수시 체제가 고교 교육과정의 운영방향과 맞다고 판단되어서다.”

- 올해 수시전형의 가장 큰 변화와 특징을 꼽는다면. 
“올해 수시는 작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서울지역 일부 대학의 경우 전년도 대비 수시모집 선발인원 중 논술위주 모집 인원을 정시모집으로 이동시켜 정시 모집인원이 증가한 게 눈에 띈다. 다만 수험생이 확 줄어들면서 경쟁률에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에는 2000년생이 수험생이었고 올해는 2001년생이니까 출생아 숫자에서 8만 명 정도 차이가 난다. 내년에는 6만 명이 더 줄어든다. 특히 상위권 대학보다는 중하위권 대학의 경쟁률에서 변화의 폭이 클 것이다.”

- 대학마다 고유한 인재상을 중요하게 내세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함께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여기에 맞춰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대학마다 설립 목표와 이념이 다르므로 여기에 맞는 인재상이 있기 마련이다. 인재상은 그 학교의 아이덴티티와 같다. 다시 말하면 인재상은 대학에서 교육을 이수한 후에 기대하는 졸업생의 특성인데, 입학 시에는 대학이 추구하는 인재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고자 한다. 따라서 대학은 인재 선발 과정에서 그러한 기초소양이나 특성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각 모집단위별 특성에 맞는 인재상으로 구체화하고 이에 따라 평가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가령 제가 몸담고 있는 국민대의 경우 실용주의와 공동체 정신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게 목표다. 자동차융합대학을 중심으로 학생들끼리 자작자동차를 만들어 세계대회에 나간다. 국민대는 ‘알을 파괴하는 학점’이란 뜻의 ‘알파 프로젝트’ 교과목을 신설해 이러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노력한다. 교수 지도 하에 동아리 활동을 하면 학점으로 인정해준다. 협업 마인드와 실용주의적 관점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수시에서는 인재상에 따라 학종평가 항목이 대학마다 조금씩 다르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평가요소가 다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 수험생 입장에서 봤을 때 각 대학의 인재상과 수험생 본인의 장단점, 차별성을 어떻게 연계하는 게 효과적인가. 
“자신의 단점에 대해 너무 고민할 필요 없이 대학의 인재상에 맞는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 즉, 대학의 인재상에 따라 변신하기보다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는 게 좋다는 얘기다. 고교 3년간 꿈이 일치했는지 보는 것이 아니다. 3학년이 돼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에 맞다고 생각하는 활동을 중점적으로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에 기록할 경우 1, 2학년 때의 활동이 묻힐 수 있어 오히려 손해볼 수 있다. 꿈이 바뀌더라도 자신의 기본적인 능력이나 소양을 보여주는 게 차별화 포인트가 된다. 고교 생활에서 자신의 적성을 어떻게 찾고, 왜 해보고 싶었는지,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 등을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에 기술하는 게 좋다.” 

-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된 학생들이 학교생활이나 성적, 리더십 등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들이 많이 눈에 띈다. 정말 그런가.
“대학들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된 학생들의 성취도와 만족도가 높은 게 사실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2018년 12월 조사한 ‘2018교육여론조사’에서 고소득층일수록 수능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 수능은 재수생을 양산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다. 학생들이 가진 다양한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 올바른 교육의 방향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획일적인 교육과정과 단순암기식 주입교육 위주로 대비할 수 있는 문제풀이형 시험으로 평가하는 수능위주전형을 확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선발 방법을 수시의 학종, 교과, 논술 전형과 정시의 수능위주전형 및 선발 인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다른 전형으로 나눠 본다면 학생들의 성향과 특성이 서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학종으로 선발된 학생들이 수능 위주로 선발된 학생보다 고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한다고 보면 타인과 협력하는 능력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런 학생들이 적극적인 성향과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례가 두드러진다. 이제 대학교육은 일방적인 강의와 노트필기 후 시험 점수로 학점을 받는 시대가 아니다. 팀 프로젝트 등 협업 능력이 중요한 시대에서 수능 입학생 대비 학종 입학생이 학교나 사회생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요소로 학업 역량, 학교생활의 우수성, 발전 가능성, 소질·적성, 인성 등 다양한 측면을 꼽는다. 항목별로 지닌 의미에 대해 설명해달라.
“대학마다 다르겠지만 학업역량은 전공에 대한 기초적 이해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대학입학 후 학업 이수에 필요한 기본적 자질과 능력, 지원하는 전공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발전가능성은 자신의 환경과 여건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며 발전하는 모습을 평가한다. 고교생활을 통해 발전적인 변화를 보여준다고 하면 금상첨화다. 소질‧적성은 잠재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현재의 지식만이 아니라 진로탐색을 위한 노력과 지원하는 전공 특성에 맞는 역량을 가리킨다. 인성은 공동체 속에서 나눔, 배려, 협력의 관계를 실천할 수 있는지, 고교생활을 성실하게 수행했는지 등 개별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면 학업역량 또는 전공적합성을 중요하게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냐하면 수학(修學)능력에 대한 자질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특별히 중요하다고 보는 항목은 대학마다 평가항목별 배점이 다르므로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 ‘자소서 작성’이나 ‘심층면접’에 부담을 느끼는 수험생들이 상당히 많다. 이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나 조언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1, 2학년 때부터 꾸준히 자신의 활동이나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도움이 된다. 고3이 되면 학생부를 숙지할 필요가 있다. 자소서는 여유를 두고 작성하길 바란다. 지원이 임박해 작성하면 중요한 사항을 빠뜨리거나 방향을 잘못 잡을 수 있다. 대략적으로 지원할 대학과 전공이 정해졌으면 시간적 여유를 두고 작성하면서 계속 다듬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자소서는 명문의 문장이 아니라 학생 수준에 맞는 거친 글이 입학사정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어디서 본 글이나 좋아 보이는 문장을 메모해뒀다가 자소서에 사용하면 오히려 유사도 검증에 걸릴 수 있다. 어떤 이상적인 사람을 상정해 자신을 그렇게 보이도록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한편, 자소서 3개 문항이 공통이므로 대학별 문항인 4번 문항에서 자신의 강점을 내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원 동기와 노력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면 된다. 학생부는 이미 결정돼 있지만 자소서 작성은 수험생에게 달려 있다. 자소서를 통해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특히 대학별로 구체적인 지원 전략을 세우고 문항을 살펴 질문하는 의도를 잘 파악해 작성해야 한다. 이때 인재상이 자소서에 자신의 경험과 활동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대학별 지원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각 대학의 인재상에 맞춰 자신을 포장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나타내면서 인재상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게 중요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자기 자신을 정직하게 내세우는 게 면접에서 유리할 수 있다. 면접은 학생부 기재 내용과 자소서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자신을 정직하게 표현한 자소서라고 한다면, 면접을 당당하게 볼 수 있고 어떤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답할 수 있다.”

- 마지막으로 수시를 지원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을 위한 조언과 당부 말씀 부탁드린다. 
“우선 지원하려는 대학의 대학별고사 일정을 확인해 중복되는 일정을 피해야 한다. 일정을 확인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불이익은 전적으로 수험생 책임이다. 앞서 말했듯이 수시는 크게 학종, 교과, 논술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있는 전형은 그 충족가능성을 6월‧9월 모의평가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다. 수능최저학력기준도 대학별로 반영하는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확인해야 한다. 면접 여부도 확인해 자신의 강점과 비교해 선택해야 한다. 학생부 외 자소서나 추천서 등이 필요한지 확인해 서류를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자소서도 미리 작성해 수정‧보완하고, 추천서도 미리 부탁해 준비할 시간을 주는 게 좋다. 교과전형도 대학별로 반영 영역이나 방법이 상이하므로 자신의 성적을 보면서 유불리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준비해 온 것을 차분히 점검하도록 하는 한편, 노력해 온 것을 믿으면서 자신감을 갖고 지원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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