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3개 주요대 논술 전형 실시…전형별 일정 확인 필수
적성고사 모집인원 ‘소폭 확대’…영역별 시간 안배 중요

(사진=한양대 제공)
(사진=한양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대입에서 논술전형과 적성고사전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고 보기 어렵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발표한 2020학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논술 선발인원은 1만2146명으로 전체 대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불과하다. 적성고사 선발인원은 이보다 더 적다. 논술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4790명을 선발하는 데 그친다. 

이처럼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논술전형과 적성고사전형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뜨겁다. 학생부를 잘 준비하거나 수능에 강점이 없는 경우 택할 수 있는 유이한 대입전형이라는 점에서다. 특히 논술전형은 주요대학으로 손꼽히는 대학들 가운데 상당수가 실시한다는 점에서 한층 더 관심이 높다. 적성고사전형도 논술 대비 쉬운 난도, 수능최저학력기준 대다수 미적용 등의 요인으로 인해 수도권 대학에 입성할 수 있는 ‘동아줄’과 같은 전형으로 여겨지고 있다.

■ 주요대학 입시 ‘키포인트’ 논술전형 = 논술전형은 주요대학 입시에 있어 ‘키포인트’다. 전체 대학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정원내 기준 3.8% 비중에 불과한 전형이지만, 주요대학으로 범위를 좁히면 상당한 비중을 자랑한다. 

현재 서울권 15개 주요대학 가운데 논술선발을 실시하지 않는 곳은 서울대와 고려대뿐이다. 나머지 13개 주요대학은 논술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주요대학 입시에서 논술전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정원내 기준 15.2%로 결코 적지 않다. 

전체 논술선발 대학을 놓고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올해 대입에서 논술선발을 실시할 예정인 33개 대학을 기준으로 보면 논술전형의 비중은 14.1%나 된다. 이는 정시모집까지 더했을 때의 비율로, 만약 정시모집을 제외하고 수시모집만 놓고 본다면 논술전형의 가치는 한층 더 커진다.

올해 논술선발을 실시하는 대학 중에서는 연세대가 특히 큰 폭으로 변화를 줘 눈길을 끈다. 서울대와 고려대가 논술선발을 실시하지 않고 있어 단연 논술선발 실시 대학 가운데 가장 높은 선호도를 자랑하는 연세대는 올해 논술전형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가장 큰 변화는 수능최저를 없앴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연세대는 수능최저를 적용해 논술선발을 실시했지만, 올해부터는 이를 완전히 폐지했다. 수능을 대비하지 않더라도 논술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해야 수험생들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 연세대가 밝힌 수능최저 폐지 이유다. 단, 수능최저를 폐지한 만큼 낮아진 ‘변별력’을 의식해 우수한 수험생이 워낙 많이 몰리는 의대는 논술선발 대상에서 제외했다. 

연세대는 이외에도 ‘영어 제시문’을 올해 논술에서 도입한다. 본래는 ‘논의’ 수준이었지만 올해 모의논술을 통해 영어 제시문을 출제하면서 출제 여부는 사실상 ‘확정’이 난 상태다. 공교육 정상화법에 의해 어려운 논술을 내기 어렵다 보니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일 것으로 교육계는 보고 있다. 

이외에도 논술선발에서 발생한 변화는 많은 편이다. 동국대와 숭실대는 자연계열 과학논술을 올해부터 폐지하며, 아주대는 새롭게 선발하기로 한 금융공학과를 수리논술로 선발할 예정이다. 의학논술 폐지 결정을 내린 가톨릭대의 경우 의대 수능최저를 완화하고, 논술고사 시간을 2시간에서 100분으로 단축하며, 교과성적 반영 학기 수를 줄이는 등의 변화도 예고했다. 

가톨릭대 외에도 수능최저 관련 변화를 준 대학이 많다. 동국대와 서울여대, 숙명여대, 중앙대가 수능최저를 완화해 수험생들의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한양대(에리카)는 지난해와 동일한 2개 영역 등급합 6이내를 유지했지만, 영역별 4등급 이내라는 기준을 삭제해 실질적인 수능최저 완화 효과를 냈다.

‘반대 행보’를 선보이는 곳도 있다. 지난해까지 한양대와 더불어 수능최저 없는 논술의 선두주자 역할을 했던 건국대는 올해부터 수능최저를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

수험생들의 관심이 높은 의대를 논술로 선발할 때 실시되곤 하던 ‘의학논술’ 관련 변화도 눈길을 끄는 부분 중 하나다. 올해 논술에서 한양대는 의학논술을 신설하는 반면, 가톨릭대는 이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가톨릭대는 의학논술 제시문 선정이 어렵고, 당락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의학논술을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판단 아래 의학논술을 없앴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양대는 의학논술을 두면 진정성 없는 수험생들의 찔러보기 식 지원을 방지할 수 있고, 글쓰기 능력과 논리성, 탐구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 가능하다는 점에 집중했다고 밝힌 상태다.

학생부에 다소 약점이 있거나, 수능에 자신이 없는 수험생이라면 논술전형에 적극 지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연계열의 경우 ‘적극성’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논술 난도가 급격히 쉬워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육정상화법에 근거한 선행학습 영향평가가 실시되면서 대학들이 교육과정 위반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논술 난도를 조정, 수능만 잘 준비하더라도 풀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논술을 준비하기 위해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는 것은 최근 세태와는 맞지 않는 얘기다.

■ 수도권 대학 입성 ‘최후의 보루’ 적성고사 = 논술전형과 더불어 학생부·수능에 다소 약점이 있는 학생들에게 ‘희망’으로 남아 있는 적성고사전형은 수도권 대학에 입성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기도 하다. 만만치 않은 난도와 수능최저로 인해 도전이 쉽지 않은 논술전형에 비해 적성고사전형은 상대적으로 쉬운 난도, 대부분 적용하지 않는 수능최저 등 수험생들에게 기회이자 희망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많다. 

마침 적성고사전형 모집인원이 2020학년 들어 소폭 확대된 점은 ‘호재’나 마찬가지다. 올해 적성고사전형을 실시하는 12개 대학의 모집인원은 4790명으로 전년 대비 154명 늘었다. 그만큼 적성고사를 준비해 온 수험생들에게 있어서는 합격의 문도 넓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적성고사전형의 전형방법은 ‘대동소이’하다. 대부분의 대학이 학생부를 60%, 적성고사 성적을 40% 반영한다. 학생부 58.8%, 적성고사성적 41.2%를 반영하는 수원대가 있긴 하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다. 

60% 비중을 차지하는 학생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부교과 성적이다. 출결상황 10%를 반영하는 평택대를 제외하면, 모든 대학이 학생부 반영 시 학생부교과 성적만을 반영하고 있다. 

더하여 일부 대학은 수능최저를 적용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고려대(세종)와 홍익대(세종캠) 적성고사전형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일정수준 이상의 수능최저를 충족해야 한다. 수능최저 충족이 가능하다면 이들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상 적성고사전형 지원자들은 수능에 약점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능최저를 충족할 수만 있다면 경쟁이 완화돼 합격 가능성을 한껏 높일 수 있다.

학생부의 비중이 높지만, 결국 적성고사전형에서 당락을 가르는 요소는 적성고사다. 겉으로 드러난 반영비율만 보고 학생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적성고사를 통해 다소 낮은 학생부교과 성적은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는 구조다. 

적성고사 대비 과정에서 가장 먼저 수험생들이 참고로 삼아야 하는 것은 ‘대학별 기출문제’다. 기본 문제 유형이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대학별로 어떻게 문제를 출제하고 있는지 살피고, 이를 풀어봄으로써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대학별 기출문제는 홈페이지나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EBS 수능 특강 교재와 연계된 문제들도 종종 나오기에 참고하면 좋다. 

적성고사는 기본적으로 학업능력과 사고력을 평가하는 ‘객관식’ 시험이다. 대학별로 문항 수나 고사시간 등에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인 문제 유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객관식이라는 점만 보고 적성고사를 수능과 비슷하다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수능시험과 비슷하게 국어·수학·영어 등이 출제되고, 고교 교육과정과도 연계해 출제되고 있지만, 다른 점이 많다. 

먼저 난도 면에서 적성고사는 수능보다 다소 쉽다. 수능 난도 기준 80% 수준의 문제들이 주로 출제되고 있다. 국어의 경우 대부분 수능보다는 지문이 짧고 보기가 제시되지 않는 문제들이 출제된다. 문학이나 문법의 기본지식을 묻는 경우도 종종 있다. 수학의 경우에는 여러 내용을 복합해 출제하기 보다는 교과서 단원별 이론이나 공식을 잘 정리했다면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주를 이룬다. 전반적으로 수능보다는 난도가 낮은 편이라고 봐야 한다. 

적성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중요한 것은 ‘정답 찾기 훈련’이다. 주어진 시간 내 최대한 빨리 많은 문제를 정확히 푸는 것이 고득점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한 문제를 푸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이게 되면 모든 문제를 시간 내 해결하기란 불가능하다. 상황에 따라 어려운 문제는 배제하고 다른 문제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영역별 시간 배분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적성고사전형 지원 수험생들이 통상 어려움을 느끼는 과목은 수학이다. 이 경우에는 국어나 영어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 수학에 보다 많은 시간을 들이는 방식으로 고득점을 노려야 한다.

이처럼 적성고사전형에서 적성고사의 ‘실질 영향력’은 매우 높다. 다만, 그래도 학생부교과 성적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내신 등급이 너무 낮은 경우라면 적성고사를 통한 ‘뒤집기’가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5등급에서 6등급 이내 교과 성적이라면 큰 불리함 없이 지원 가능하지만, 그보다 낮다면 다소 불리함을 감내해야 한다. 

본래 학생부교과성적이 아주 좋은 학생이라면 적성고사전형에 지원할 이유가 없다. 대다수 대학이 실시 중인 학생부교과전형에 지원하면 되기 때문이다. 적성고사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중위권 정도의 내신 성적을 지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는 대학들은 특정 등급까지 감점 폭을 크게 두지 않고 있다. 1등급인 학생과 5등급인 학생이 학생부교과성적을 통해 받게 되는 점수 차는 가천대와 수원대, 한국산기대의 경우 고작 12점에 불과하다. 이들 대학의 적성고사 전형 문항당 배점은 적게는 2점에서 많게는 4점 수준이다. 5등급 학생이 3~6문제만 더 맞히면 1등급 학생과의 교과성적 격차를 만회할 수 있는 것이다. 1등급 학생이 적성고사전형에 지원하는 일이 드물다는 점을 보면 5등급 이내 학생들은 1~2문제만 더 맞힘으로써 교과 성적의 불리함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이같은 방식을 통해 앞서 자신의 합격 가능성을 예측해보는 것도 가능하다.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교과성적 반영방법을 살피고, 자신의 교과성적이라면 어느 정도 적성고사 성적을 받아야 합격 가능할지 추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적성고사전형에서 합격선을 이루는 적성고사 성적은 70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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