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단상] ‘독학으로 한국어 배우기’ 어렵지 않아요
[유학생 단상] ‘독학으로 한국어 배우기’ 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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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웨인(Karl Wayne) 한국외대 일본언어문화전공 3학년
칼웨인(Karl Wayne)
칼웨인(Karl Wayne)

저는 미국 출신 유학생입니다. 처음으로 한국에 온 것은 4년 전이었으나 여기에서 산 지는 3년이 됐습니다. 제 경우에는 케이팝(K-Pop) 때문에 한국어를 공부했는데 어쩌다 보니 한국에 있는 대학까지 오게 됐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아시아에 대한 막연한 관심이 있었습니다. 가장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은 중국의 궁궐에서 사는 고양이의 이야기였고, 초등학교 시절 미국에서 그 당시 유행하던 일본 애니메이션인 ‘나루토’와 ‘포켓몬’을 엄청나게 좋아했습니다. 한국에 대해 처음 접할 수 있었던 때는 이보다 늦었습니다. 2010년 말경 케이팝을 통해서였습니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는데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기숙사 학교에 있었기 때문에 친구도 별로 없던 터라 매일 인터넷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튜브를 보다 케이팝에 대한 동영상이 추천 동영상에 떴습니다. 소녀시대와 2NE1의 매력에 사로잡혀 그 날부터 2NE1의 ‘내가 제일 잘나가’를 무한 반복했습니다. 케이팝의 케이(K)가 한국(Korea)을 뜻하는 단어인지도 모르고 들었다가 다시는 빠져나올 수 없게 됐던 것이지요. 

조금 쑥스럽지만, 2NE1과 엑소 같은 아이돌이 너무 멋있게 보여 저도 아이돌의 꿈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고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한국어 공부를 본격 시작했습니다. 이미 한글을 거의 외우고 있긴 했지만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인사말 정도 수준에 불과한 말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발견한 무료 팟캐스트로 독학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사실 한국어를 수업에서 배우지 않고 독학을 통해 공부하게 된 이유는 단순합니다. 미국 고등학교에 한국어 수업이 없기 때문입니다. 즉, 독학 말고 배울 길이 없었던 것입니다. 돌이켜 보니 오히려 이런 점이 한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학교에서 언어를 배우는 것이 체계적인 학습을 위해 도움이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에는 팟캐스트나 독학 책을 이용하면 자기만의 학습 방식대로 공부할 수 있어 훨씬 즐겁습니다. 제 경우에는 주로 팟캐스트를 통해 문법을 공부했고, 언어교환 웹사이트에서 만난 친구들과 채팅을 하면서 한글 쓰기를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어려운 점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회화 연습이 쉽지 않았습니다. 문법을 열심히 공부하고 글을 완벽하게 쓸 수 있었으나 막상 말을 하려고 하면 말문이 트이지 않았습니다. 외국어를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이런 경험은 누구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역시 처음으로 한국에 사는 친구와 동영상 통화로 대화했을 때 한국어를 말하려고 해도 말문이 막혀 영어로 대화를 하려고 했습니다. 몇 번 통화해도 이 같은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청해(듣고 이해하기)가 가장 약했는데 비록 말을 잘해도 돌아오는 대답을 이해하지 못할 때 정말 속상했습니다. 게다가 미국과 한국은 지구 반대편에 있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는 일도 좀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꾸준함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하잖아요? 어느 새 한국 드라마도 편하게 알아듣고, 친구와 대화할 때 한국어로 막힘없이 대화를 나누게 됐습니다. 물론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얘기가 있듯이 저도 한국어를 배울수록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외국인으로서 한국어를 학습한다는 게 끝없는 노력이 필요함을 늘상 인식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독학으로 외국어를 공부하는 분들에게 한 마디를 덧붙이자면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영어를 빨리 배울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데 저도 사실 답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한국어를 잘 할 수 있게 된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한국어 공부 자체가 지겹지 않고 재미있었기 때문입니다. 영어든 한국어든, 결과에 집중하기 보다는 외국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최대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가장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요. 

※ 〈유학생 단상〉은 우리나라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칼럼입니다. 대학생활이나 한국생활에서 느낀 점, 유학 생활의 애환, 그밖에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보내주세요. 보내주실 곳 opinion@unn.net 자세한 문의는 02-2223-5030.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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