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김우승 한양대 총장 “새로운 형태의 산학연으로 대학 위기 돌파할 것”
[파워인터뷰] 김우승 한양대 총장 “새로운 형태의 산학연으로 대학 위기 돌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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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관성이 대학의 문제…하나씩 바꿔나갈 것”
“IUCC 설립해 기업이 찾아오는 산학센터 만들 예정”
“‘다봐 경영’을 통해 데이터 기반의 행정 혁신 이룰 것”
“인텔리전스컴퓨팅학부’ 개설…인공지능 교육에 중점”
“인재양성 책임감 갖고 기부자 세제혜택 파격적으로 줘야”
김우승 한양대 총장
김우승 한양대 총장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김우승 한양대 총장은 국내에 손꼽히는 산학협력 전문가다.  ERICA 캠퍼스에 20년 이상 몸담으며 한양대의 산학협력부문 위상을 현재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현재 국내에는 생소한 개념인 ‘멤버십 산학협력 R&D센터(IUCC)’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느슨한 형태의 협력이 아닌 기업이 제발로 찾아오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실천은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책임질 준비에서 나온다’는 독일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의 명언을 항상 가슴에 새긴다는 김 총장은 말 그대로 실행에 옮기고 있었다. 

- 대학이 위기에 직면했다. 대학의 문제를 어떻게 진단하는가.
“대학이 오랜 기간 해온 관성이 너무 커서 변화하기 어렵다. 이것이 위기라고 본다. 관성을 깨고 하나씩 바꿔나가려고 한다. 특히 교육ㆍ연구에 대한 부분은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지식전달의 주체로서 대학의 소명이 끝났다고 보기 때문이다. 교육 분야에서 내용ㆍ방법ㆍ환경을 바꾸고 있다. 환경은 재정만 투입하면 되기에 내용과 방법 바꾸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한양대는 2016년 IC-PBL(Industry-Coupled Problem-Based Learning)을 도입했다. IC-PBL이란 산업체와 학교와 연계해 산업 현장의 실제 과업을 학습 시나리오로 개발해,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교육모델이다. 예를 들어 디즈니코리아의 영화 홍보를 주제로 문화콘텐츠 학생들은 제작자 입장에서 홍보 및 마케팅을 전략을 세우고, 디즈니코리아 담당자가 온오프라인으로 피드백을 해주는 식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의 키워드가 초연결ㆍ초융합ㆍ초지능인 만큼 교육도 초연결이 돼야 한다. 그 연결은 사회와 연결이 돼야 한다고 본다.”

- 대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기업이 찾아오는 산학센터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한양대는 기업과 산학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고 한다. 한양대는 기업들이 먼저 찾아오는 ‘멤버십 산학협력 R&D센터(IUCC)’를 설립할 예정이다. 산업체와의 연계가 탁월한 3~4명의 교수가 모인 센터 4곳을 만들 생각이다. 이런 방식은 우리나라에서 생소하지만, 외국에서는 이미 활성화돼 있다. 운동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피트니스센터에 회원권을 끊듯이 기업이 조언을 받고 공동으로 연구하기 위해 요금을 내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의 ‘기어랩’이 그 예로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80여 개의 기업이 등급에 따라 차별화된 멤버십 비용을 매년 지불하고 있다. 한양대의 IUCC는 기업이 진행하기 어려운 장기적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며, 기업으로부터 받은 멤버십 비용으로 각 분야 전문교수들이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물을 기업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이다. 산단에서 자체자금을 1억원씩 지원할 예정이다. 다른 센터와 차별성이 없으면 뽑지 않을 것이다. 자체 공모를 통해 선정하며 그 결과는 8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 대학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려고 한다. 한양대가 준비하는 것은 무엇인가.
“역발상으로 한국어로 강의하는 것이 진정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것이라고 본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을 찾아 한국어로 배우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어는 한국어, 교육 내용과 방법은 한국에서 하는 문제해결형교육수업(IC-PBL)을 그대로 따르면 된다. 한양대는 IC-PBL을 모든 학과에 도입했고, 모든 단과대에 IC-PBL강의실을 만들었다. IC-PBL은 유네스코 PBL센터에 등재된 프로그램으로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이러한 수업을 통해 창의력 및 문제해결 능력을 배워서 그 나라를 바꾸는 것이 의미 있다고 본다.” 

- 한양대가 올해로 개교 80주년을 맞이했다.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준비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난 40년간 한양과 함께 배우고 성장했기에, 누구보다 한양대를 사랑한다고 자부한다. 이런 애정과 경험을 토대로 한양대를 교육ㆍ연구 분야에서 한 단계 더 도약시키겠다. 보통 혁신을 많이 얘기하는데 출구에 대한 얘기는 없다. ‘결정부채’가 있으면 안 된다. 결정을 잘못하면 부채로 돌아온다. 정책을 만들 때 출구를 잘 봐야 입구를 설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행정혁신이 기본이 돼야 한다. 감이 아닌 명확한 데이터에 근거해 ‘다봐 경영(DAta-Based Administration)’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이미 학내 데이터를 정교화하는 과정에 있으며, 이는 대학운영의 신뢰도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장치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기초생활수급자가 몇 명이고 차상위계층은 몇 명인지 정확히 산출해 이를 근거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주먹구구식 행정과 경영이 아닌 데이터에 근거한 행정과 경영이 가능해진다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달성할 수 있다.” 

- 개교 80주년 기념식에서 학문 간의 융합에 있어서 인문학이 중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두 개의 학문이 엮이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하나로 합해지는 융합(融合)을 이루기 위한 계획은.
“두 가지 방식을 통해 학문 간 융합을 할 계획이다. 한양대는 이미 △의대 △약대 △공대 △자연대를 갖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해 미래 시대에 필요한 라이프 사이언스에 특화된 MEB(MedicineㆍEngineeringㆍBio)센터를 만들 예정이다. 응모과정을 거쳐 7월 중 몇 개의 센터를 선정할 예정이다. 또한, 인문학진흥센터를 설립해 다른 학문과 연계하고 궁극적으로 인문학을 진행해 나가겠다. 구체적으로 5개 센터를 만들고 센터당 연간 5000만원, 4년간 최대 2억원을 지원하고, 지속적인 유지가 필요한 센터는 지원을 계속해 한양대 대표 인문학진흥센터로 성장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렇게 설립된 센터를 중심으로 교육과 연구 플랫폼을 구축하고 외부 기관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협업 연구를 수행하는 등 선순환 체제를 구축하겠다. 또 개발된 교육ㆍ연구 프로그램은 다양한 학문과 연계하고 학교 교육과정에 적용해 학생들이 제대로 된 융복합 교육을 받도록 하겠다.”

- 한양대 서울캠퍼스와 ERICA캠퍼스, 양 캠퍼스를 어떻게 이끌지 궁금하다. 
“올해로 개교 80주년을 맞이하는 서울캠퍼스와 개교 40주년인 ERICA캠퍼스가 ‘동반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동반발전은 교육과 연구에서 성과를 올린 서울캠퍼스와 산학협력에 뛰어난 업적을 이뤄온 ERICA캠퍼스의 역량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서울캠퍼스의 교학부총장과 경영부총장, ERICA캠퍼스의 부총장을 공동 위원장으로 하는 ‘서울ㆍERICA 한양 동반발전 특별위원회’를 운영할 것이며, 양 캠퍼스 교무처를 중심으로 10월까지 ‘서울ㆍERICA 한양 동반발전 특별보고서’를 발간할 것이다. 협력은 모든 영역에서 진행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캠퍼스의 의과대학의 연구역량과 ERICA캠퍼스 약학대학의 연구역량이 융합될 경우 주요 연구분야로 손꼽히는 라이프 사이언스(Life Science)분야의 혁신적 시너지를 이룰 수 있다.” 

- 기계공학을 쭉 전공했는데, 한국은 전자의 발전에 비해 기계공학은 뒤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의하지 않는다. 전자 발전은 기계의 뒷받침 없이 불가능하다. 산업의 융합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전자, 기계 등을 나눠서 얘기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기계공학은 힘과 에너지의 원리를 이용해 기계ㆍ장치를 만들어 우리 생활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학문이다. 다른 학문과의 협업을 이루는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나아가 미래형 자동차, 지능형 로봇 등 미래사회 성장 관점에서 봤을 때 필수적이다.” 

- 요즘 대학가에도 인공지능(AI)이 화제다. 한양대도 준비하는 것이 있나.
“모든 섹터에 AI가 스며들 것이다. AI 시대에 대학 교육은 산학연 중점으로 가야 한다. 대학도 산업체와 협업해야 한다. 한양대는 ‘인텔리전스컴퓨팅학부’를 개설하고 학부 안에 ‘데이터사이언스학과(2020년)’와 ‘뇌심리학과(2021년)’를 만들어 20명씩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해당 학과들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학과로 빅데이터를 다루고 AI를 인간의 사고능력 이상으로 만드는 법 등을 배우는 학과다. 학부단위에서 개설되는 것인데, 이를 통해 학생들은 학부시절부터 4차산업혁명을 대비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가까운 미래에 이 학과들의 대학원 과정도 개설할 예정이다. 당연히 빅데이터, AI 관련 연구도 진행한다. 이를 통해 한양대가 4차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교육과 연구를 리드해 나가겠다.” 

- 학생 창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창업교육은 어떻게 할 예정인가.
“한국기업데이터(KED)의 자료에 따르면 한양대 동문이 대표로 재직 중인 스타트업(설립 7년 미만) 기업은 2153개(2018년 12월 기준)로, 이는 국내 대학 중 가장 많은 숫자다. 이들은 총 2만979명의 고용실적을 기록했고 연 9조2630억원의 매출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창업은 고용창출, 산업 활성화 등 국가 경제에 큰 기여를 한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일차적으로 한양대가 학생 대상 창업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이유는 학생의 성장을 위해서다. 창업교육은 학생들로 하여금 본인의 삶을 도전적이고 능동적으로 설계할 수 있게 하는 좋은 경험이 된다. 또한, 미래에 우연히 또는 좋은 기회로 창업하게 됐을 때 대학 시절 학교에서 배운 교육과 훈련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창업을 위해서는 아이디어나 기술도 중요하지만, 창업의 성공과 유지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즉 ‘실천적 창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앞으로도 구글, 애플과 같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혁신 창업기업을 배출하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

- 구성원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지난 2년간 한양대 ERICA 캠퍼스 부총장을 지내며 소통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소통의 자리를 만들어 구성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싶고, 그렇게 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런치 미팅의 날’이다. 학생ㆍ교수ㆍ직원ㆍ동문 등 구성원별로 식사를 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 또 교수들과의 소통을 위해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HCSC(Hanyang Contents Sharing Community)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교무위원 및 교수들과 주요 콘텐츠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빠르게 주고받고 있다.”

- 대학들은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고자 교육혁신을 시도하지만, 규제에 가로막혀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꼭 해결해야 할 규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대학이 발전하려면 재정이 튼튼해야 한다. 재정은 대학의 절대적 위협 요인이다. 미국은 기부를 통해 재정을 안정화하고 있다. 하버드대학교의 HMC(Harvard Management Company)는 371억 달러(약 42조원)의 기부금이 있다. 스탠퍼드대학교의 SMC(Stanford Management Company)는 22조원을 갖고 있다. MIT는 올가을 10억 달러(약 1조1765억원)를 투입해 AI 단과대학을 설립한다. 이중 3억5000만 달러(약 4126억원)는 글로벌 사모펀드 블랙스톤 그룹 CEO 스테판 A 슈워츠먼에게 기부받았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 기부가 상대적으로 적다. 기부에 있어서 파격적인 세제혜택을 주는 것이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정부차원에서도 기부금에 대한 세제 혜택을 기부자에게 준다면 이를 바탕으로 대학이 더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대학이 정부정책을 쫓지 말고, 앞장서서 아이디어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 대학은 대학 내 문제를 감당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여력이 없다. 미국 하버드나 스탠퍼드는 사회를 이끌어 나간다. 반면, 한국의 대학은 근육 단련하기에 바쁘다. 앞서 언급했듯이 기부금과 관련해 규제를 풀어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고, 상대적으로 많이 받지 못하는 곳에 정부지원금을 더 주면 될 것이다. 기부금 문제는 풀지 않으면 안 된다. 인재양성이 중요하다면 사회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왼쪽부터)김우승 총장과 이인원 본지 회장
(왼쪽부터)김우승 총장과 이인원 본지 회장

[Tip] “지난 80년을 넘어 100년을 꿈꾸겠다.”

한양대는 지난 80년간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이 됐다. 한양대의 뿌리는 공과대학이었기 때문에 공대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2011~2015년 누적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를 가장 많이 배출했다. '준비된 기술창업인'을 양성할 목적으로 설립된 글로벌기업가센터와 산업체, 연구소 및 대학의 공동 협력사업 추진과 지원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세운 산학연디지털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80주년을 맞이한 한양대는 앞으로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최고의 대학(The best for the better world)’을 꿈꾸고 있다.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2020중기발전계획과 2030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우고 △서울캠퍼스와 Erica캠퍼스의 동반성장 △3S(SmartㆍStartupㆍSocial Innovation)의 계승‧발전 △혁신발전 7개 과제 등을 설정했다.
 
개교 80주년 개교기념식에서 김우승 한양대 총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준비하는 한양의 비전을 발표했다. 김 총장은 대학발전 3대 추진전략을 소개하며 “△서울캠퍼스와 Erica캠퍼스의 동반성장 △3S(SmartㆍStartupㆍSocial Innovation)의 계승‧발전 △혁신발전 7개 과제 등으로 2020중기발전계획과 2030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 김우승 총장은…
1957년생으로 한양대 기계공학과 학사 및 석사를 취득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한기계학회 편집인, 교육과학기술부 기초기술연구회 이사, 한국산학협력학회장, 교육부 LINC+ 협의회장 등을 역임했고,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원장으로 취임했다. 1991년부터 한양대 ERICA 캠퍼스 기계공학과 교수로 몸담았으며 산학협력단 단장, 부총장 등을 거쳤다. 지난 3월 제15대 한양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이인원 회장 / 사진=한명섭 부국장 / 정리=이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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