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정보원 전자공시 ‘화학산업 인력 48.3%가 전문대이상 졸업자’…5년 사이 고졸자 제쳐
‘석유화학’ 지역 기반 울산과학대학교, 전국 최상위권 ‘화학공학과’ 산학맞춤형 인재 양성

울산과학대학교 화학공학과
울산과학대학교 화학공학과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화학 생산국이다. 지난해까지 전체 화학산업 종사자 가운데 전문대학 이상 학력을 보유한 인원층이 가장 두텁게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5년 사이 가장 많은 인원을 형성해왔던 종사자층이 고졸 근로자에서 ‘전문대졸 이상’으로 대체됐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결과다.

전문가들은 화학산업 인력을 확보하는 데 기업의 어려움이 없도록 정부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산업 수요에 맞춰 전문대학 역시 화학계열 입학 모집 정원을 대폭 늘리면서, 당분간 화학계열의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2일 한국고용정보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체 화학산업 인력에서 전문대학 이상 졸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12월 연구분석 결과 기준 48.3%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43.1% 대비 5.2%p 증가한 수치다.

전문대학 공학계열 졸업자의 주요 취업분야 가운데 하나인 ‘제조업’ 평균(고졸 46.7%, 전문대졸 41.7%)에 비해 화학산업에서는 전문대졸 이상 비중이 고졸자보다 더 높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고등학교를 졸업한 종사자 수는 43.6%로 2013년 대비 2.9%p 줄었다. 중졸 이하 학력자는 2013년 10.4%에서 2017년 8.1%로, 10명 중 한 명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고무‧플라스틱제품 제조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전문대졸 이상 비중이 가장 높았다. 특히 의료용물질‧의약품 제조업과 코크스, 연탄‧석유정제품 제조업에서는 전문대졸 이상 비중이 70%를 넘어섰다.

화학산업 취업자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고용정보원 분석에 따르면 향후 5년간 화학산업 취업자는 연평균 2.4%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학 관련 직업의 취업자 역시 연평균 1.1%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 역시 화학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화학 관련 산업단지가 대부분 지방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기업들이 인력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권우현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거점 대학을 중심으로, 지정 뒤 실무능력 확보를 위한 현장실습형 강의 확대, 기업부담금 완화 정책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화학산업 클러스터를 지역 발전 거점으로 형성함으로써 정밀화학 기업이 요구하는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훈련시설 운영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산업계 변화 추이를 반영하듯 전문대학도 화학 계통 학생의 정원수를 끌어 올리고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전국 136개 전문대학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화학‧신소재‧생명과학’ 분야의 경우 전년 2297명 대비 344명이 늘어난 2641명을 선발한다. 무려 15%나 늘렸다. 이는 전 학과를 통틀어 ‘농림‧수산(39.9%)’과 ‘국방(16.3%)’에 비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인 수치다.

이승주 전문대교협 입학지원실장은 “전문대학이 이처럼 공학계열, 특히 화학 계열의 선발인원 비중을 늘린 이유는 일단 ‘취업’ 때문”이라며 “계속되는 청년 취업난의 심화와 맞물려 이들 분야를 스스로의 평생직업교육 분야로 설정한 학생들의 유입폭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화학공학 계열에서 단연 전국 최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울산과학대학교는 울산광역시, 울산지역 공단들과 함께 석유화학 맞춤형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석유화학 분야 산학맞춤형 인재양성 및 국제인증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협약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가 본격화되는 시점과 맞물려 석유‧화학 설비운전과 정비분야에서 대규모 인원 충원이 예상된 데 따른 조치다.

울산의 화학산업 현황 (자료=울산광역시)
울산의 화학산업 현황 (자료=울산광역시)

울산과학대학교가 위치한 울산은 한국 화학 생산액 대비 전국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으며 248개 기업에서 78조원을 생산, 지역 3대 주력사업 중 최대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울산과학대학교는 화학공학 등 공학계열을 아우르는 맞춤형 현장 중심 융복합 전문교육으로, 관련 업계 인력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각오다.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하며,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허정석 울산과학대학교 총장은 “울산의 3대 주력산업 가운데 하나인 석유화학 분야를 연계하기 위한 교육시설 구축에 힘쓰고 있다”며 “화학공학과가 전국 최상위권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비결이다. 울산이 가진 지리‧환경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지역 기업과의 적극적인 산학협력 활동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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