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일본 아베는 한국을 깨우는 모닝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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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섭 두원공과대학교 총장직무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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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이 1957년 10월 카자흐스탄의 한 사막에서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는 데 성공한다. 그 당시 미국인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으며 망연자실했다. 그러나 그 충격이 오히려 훗날 미국 경제발전에 큰 도약의 계기가 됐다. 어느 경제학자는 “스푸트니크는 미국을 깨우는 모닝콜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학교 교육과정을 개정해 과학과 수학교육을 더욱 강화했으며, 국방 교육법을 입법하고 9백만 달러(현재 가치 약 60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해 학생들의 장학금과 대출을 지원하고, 학교의 과학장비 교재도 확충했다고 한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며 양국은 경제전쟁에 가까운 충돌을 하고 있다. 특히 일본 아베의 경제도발은 글로벌 경제시스템을 뒤흔들며, 경제 상호의존성을 정치 무기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의 오만한 언행까지 중첩이 돼 우리 국민의 자존감을 더욱 상하게 하고 있다. 정부는 임진왜란까지 상기시키며, 극일(克日)을 위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당장 일본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화학, 기계 등 업종의 소재·부품 국산화를 주창하고 이다. 이를 위해 우선 내년도 본예산에 최소 1조 원 이상의 관련 예산을 반영하고, 해외 우수인력의 국내 취업, 대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에 감세혜택을 준다고 한다.

일본의 무역규제로 글로벌 분업시스템은 커다란 혼란을 겪게 됐다. 글로벌시대에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조건 국산화는 옳은 일은 아니지만, 핵심기술의 대외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 대외 전문가들은 글로벌 협력이나 동맹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가 오고 있다고 경고한다. 글로벌 공급망 체계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지만, 이미 강대국의 보호무역주의로 핵심기술의 국산화는 필요 불가결이 됐다. 중장기적으로 소재·부품 장비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만이 일본 아베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우리의 수치를 극복하는 길이며, 경제대국으로 가는 첩경이다. 정부는 서둘러 민·관·학이 긴밀하게 협력해 첨단소재와 부품에 대한 연구개발과 국산화에 주력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 있다. ‘왜 일본은 소재 강국인가?’다. 후지모토 다카히로 동경대 교수는 이를 모노즈쿠리(もの造り) 철학이라고 했다. 혼신의 힘을 쏟아 최고의 물건을 만든다는 뜻이다. 소재·부품 산업은 일본식 장인정신 즉 모노즈쿠리 정신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소재개발은 공정 노하우나 경험을 체화(體化)한 숙련공이 얼마나 많은가에 따라 시장에서의 성패를 좌우하는 분야이다. 소재는 기본적으로 아날로그 기술이기 때문에 사전 정해진 순서가 있는 것이 아니다. 공정별로 복잡하고 불확실한 파라미터들을 다루는 현장 작업자의 노하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산업이다. 고집스럽게 15대를 전수해온 심수관가(家) 도예의 아날로그 공법도 경험으로 체화된 모노즈쿠리 정신의 산물이다.

유럽식 장인정신은 도제제도에서 유래한다. 유럽 중세도시의 상인이나 수공업자의 동업조합이었던 길드(guild)는 내부에서 후계자 양성을 위한 기술적 훈련 시행과 더불어 동업자 간의 경제적 독점을 목적으로 설립된 제도였다. 그 제도와 전통을 잘 전수한 나라가 독일이다. 독일의 소재·부품산업의 미래 경쟁력은 도제식 숙련공과 마이스터에서 왔다. 도제제도의 핵심은 학업과 실습을 병행하는 이원화 시스템이다. 독일은 통상 실업계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학업 성적에 따라 레알슐레(Realschule), 하우프트슐레(Hauptschule)로 진학한다. 이후엔 학업과 기업체 현장실습을 병행하는 베루프슐레(Berufsschule)를 선택할 수 있다. 이틀은 베루프슐레에서 이론을 배우고, 나머지 3일은 기업에서 실무를 도제식으로 배운다. 이원화 시스템을 갖는 고등직업교육기관은 1974년도 바덴뷔르템베르크(Baden- Württemberg)주에서 시작한 베루프아카데미(Berufsakademie)가 있다. 수업은 한 학기 이론 12주, 사내훈련 12주로 편성돼 있으며, 학생들이 입학과 함께 산업체와 고용계약으로 재학기간 동안 고용인의 신분으로 급료를 지불받으며, 졸업과 동시에 학사학위가 수여되고, 계약된 기업으로 취업을 한다.

정부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서 시급하게 소재·부품·장비산업의 독자적 발전에 대한 준비를 선언했다. 교육부도 대학의 관련분야 연계융합전공 신설을 유도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이공계분야 혁신인재 양성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이 시점에서 되짚어 볼 부분이 있다. 직업교육의 차별성이다. 얼마 전 발표한 대학혁신지원방안도 전문대 부분은 1페이지에 불과하다. 소재·부품산업의 중흥에는 연구중심의 고급인력도 있지만 숙련된 장인(匠人)을 더 필요로 하고 있다. 미국이 60년 전 스푸트니크 쇼크로 학교 교육을 개혁했듯이, 우리도 일본 아베의 쇼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직업교육 철학의 재정립, 학사제도의 혁신, 재정지원의 확대 등이 우선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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