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최근 ‘얼라이브(Alive)’라는 영화를 봤다. 안데스 산맥에서 비행기 추락으로 조난당한 이들의 처절한 생존기를 그린 영화로, 1972년 10월 13일 우루과이 공군 소속 571기가 추락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조난을 당한 이들은 구조대가 수색작업을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 험난한 산 속에서 인육을 먹으면서까지 무려 72일을 버텼다. 선발대는 직접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열흘을 걸어 칠레의 한 마을을 찾아갔다. 그리고 생존자들이 존재함을 알렸다. 사투 끝에 16명은 살아남는 데 성공한다. 생에 대한 의지가 결국 생존으로 이어진 것이다.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도 당국의 ‘의지’는 무척 중요하다. 특히 대학들이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는 지금과 같은 때에는 교육부의 의지는 대학의 생존과 직결되기도 한다. 공영형 사립(전문)대학도 그렇다. 교육부는 지난 6일 대학혁신지원 방안을 통해 공영형 사립(전문)대학 추진을 위해 다시 한 번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그 의지는 과연 어디까지인가 의심스럽기만 하다. 6일 발표한 방안을 살펴보면 공영형 사립(전문)대 도입을 추진하겠다고는 했지만 주요 사업 추진 로드맵에는 공영형 사립(전문)대에 관련한 내용이 빠져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예산 규모가 확정된 다음에야 로드맵이 나올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예산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교육부의 대응 방안이나 이후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다음번 예산안에 다시 올려야 하지 않겠냐”는 답을 하는 데 그쳤다.

이어지는 설명은 더욱 실망스러웠다. 이 관계자는 “방안을 자세히 보시면 ‘추진’이 아니라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돼 있다”며 한발 빼는 듯 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추진만 검토하면 교육부가 할 일은 다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종합해볼 때 교육부가 공영형 사립대학 추진을 위해 노력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동시에 추진되지 않았을 경우 그 원인을 다른 곳에 돌리려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공영형 사립대학 예산 확보 시도는 이번이 두 번째다. 그럼에도 대안이 다음 기회에 다시 한 번 도전하는 것이 전부라는 점은 안타깝기만 하다.

실제로 기획재정부가 정부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공영형 사립대 관련 예산을 반영하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의심이 사실에 한걸음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아직 버스는 떠나지 않았다. 구조대의 수색 포기 소식을 접한 생존자들이 마지막까지 생존 의지를 다졌듯, 교육부의 확고한 의지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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