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교협‧전국진학지도협, 24일 동서울대학교서 개최
유은혜 부총리의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전문대” 발언 뒤 열린 최대 규모 행사
수도권 지역 고등학교 진로‧진학지도교사 눈과 귀 쏠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전국진학지도협의회가 공동 주관한 2020학년도 교사 대상 전문대학 수시모집 입학설명회가 24일 동서울대학교에서 열렸다. 역대 최대 규모인 고등학교 교사 130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김의진 기자)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전국진학지도협의회가 공동 주관한 2020학년도 교사 대상 전문대학 수시모집 입학설명회가 24일 동서울대학교에서 열렸다. 역대 최대 규모인 고등학교 교사 130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김의진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24일 오전 9시, 경기도 성남의 동서울대학교 국제교류센터 행사장에서 2020학년도 교사 대상 전문대학 수시모집 입학설명회가 열렸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6일 ‘대학혁신 지원 방안’을 통해 전문대학의 역할을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 재정립하겠다고 밝힌 이후 열리는 ‘수도권 고등학교 진로‧진학교사 대상’ 입학 설명회다.

유광섭 동서울대학교 총장은 이날 자리한 교사들을 환영하며 진학지도에서 전문대의 강점을 확실히 인식해줬으면 좋겠다는 점을 당부했다.

그는 “수도권과 지방, 할 것 없이 현재 전국의 대학들은 정원을 감축해야 하는 등 대학 생존이 위협 받고 있다”며 “이러한 가운데서도 전문대학은 전문성과 학과집중 교육의 강점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높은 취업률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배경이며, 앞으로도 전문대학은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해 기업이 원하는 교육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인천재능대학교 총장)이 인사말을 통해 전문대학의 학생 역량 강화 노력과 현장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비롯해 취업률 등 교육성과를 설명했다.

이기우 전문대교협 회장은 과거보다 날로 뜨거워지고 있는 전문대학에 대한 관심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했다. 학생 선호도를 의미하는 ‘전문대학 진학률’과 산업체 선호도를 의미하는 ‘전문대학 졸업생 취업률’ 면에서 관련 수치가 해마다 갱신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기우 회장은 “과거에는 고교 진학지도 현장에서 학력으로, 학업성적으로 제자들을 일반대를 우선 추천하고, 전문대는 나중에 생각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대학에서 13년 2개월간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과거와는 변화되는 모습을 몸소 느끼고 있다. 요즘에는 전문대에 오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실제 지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문대는 일반대와 비교했을 때 취업률이 5~7% 정도 더 높다”며 “일반대를 졸업한 뒤 전문대 문을 두드리는 이른바 ‘유턴 입학생’ 역시 올해만 해도 약 1만명이 지원했다. 대학 정원의 한계 때문에 1526명이 실제 입학으로 이어졌지만, 학생들의 지원율과 선호도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전문대학에 대한 선호도 상승을 증명하듯 이번 행사 역시 역대 참가자 인원을 갱신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전국진학지도협의회가 공동 주관한 이번 입학설명회의 사전신청자만 약 1200명에 달했으며, 실제 이날 행사에는 이를 훨씬 뛰어넘은 1300여 명의 교사들이 동서울대학교를 찾았다.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교사대상 입학설명회에는 1164명의 교사들이 참석했는데, 약 200명 가량 더 많은 교사들이 올해 전문대 입학설명회를 찾은 것이다.

입학설명회 참석자 전체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맨 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유광섭 동서울대학교 총장, 이기우 전문대교협 회장(인천재능대학교 총장), 이보형 전문대교협 사무총장. (사진=김의진 기자)
입학설명회 참석자 전체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맨 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유광섭 동서울대학교 총장, 이기우 전문대교협 회장(인천재능대학교 총장), 이보형 전문대교협 사무총장. (사진=김의진 기자)

이기우 회장은 “최근 한 자녀 가정이 늘어나면서, 자녀가 어렸을 때부터 소위 ‘명문대’를 보내는 데에만 관심을 갖는 가정이 있는데 이러한 결과 아이들의 문제해결력이나 이해력, 판단력이 약한 ‘이론 바보’가 만들어지는 교육현장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며 “100세 시대라고 하는 요즘 정년 이후에도 절반의 인생이 더 남게 되는데 정작 좋은 대학이라고 하는 명문대는 자녀의 ‘평생’을 책임져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가정에서 자녀가, 학교에서 제자들이 과연 무엇을 잘 할 수 있느냐, 그것을 빨리 찾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부모들과 고등학교 진학 선생님들은 전문대학의 역할과 강점이 어느 때보다 잘 활용될 수 있는 시대임을 다시 한 번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혁일 교사 “전문대, 수시1차 인원 특히 많아…합격 확률 가장 높아” = 자리에 앉아있던 진학‧지도교사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졌다. 권혁일 예산예화여고 교사의 ‘2020학년도 전문대학 지원전략’ 설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날 참석한 진학‧지도교사들은 준비해 온 메모지와 수첩을 꺼내 열심히 받아적거나, 핸드폰을 꺼내 설명을 녹음하는 모습도 보였다.

권혁일 교사는 “전문대는 수시1차부터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수시1차에서 선발하는 인원이 특히 많기 때문에 수시1차가 가장 합격 확률이 높은 모집 시기다. 학생부 교과 성적이 조금 부족한 경우라도 충원합격을 고려해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사장에서 내용을 꼼꼼히 메모하던 교사들에게 놓치면 안 될 주의사항에 대한 설명도 이뤄졌다. 권 교사는 “전문대학은 일반대와 달리 수시모집에서 6회 지원 제한 없이 지원할 수 있다”며 “하지만 전문대 수시모집 ‘최초 합격’뿐 아니라 ‘충원 합격’ 시에도 등록 여부와 상관 없이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학생이 꼭 가고자 하는 대학, 학과에만 지원’할 필요가 있겠다”고 당부했다.

전문대 입시결과에 대한 정보에 어두워 전문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에 큰 고민에 빠진 교사들을 위한 조언이 이어졌다. 권 교사는 “단순히 과거 전문대학에 합격한 학생의 성적만 보고 지원 전략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며 “작년 모집정원과 경쟁률을 확인하고 올해는 늘었는지, 줄었는지 등 확인이 필요하고, 경쟁률을 확인한 다음 원서 접수를 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학생부 교과 반영 방법도 특정 학년이나 특정학기만 반영하기도 하고, 학기나 학년별 일부 과목만 반영하는 대학도 있다”며 “대학에서 제공하는 학생부 산출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지원하려는 대학별 학생부 등급 점수를 반드시 별도로 산출해 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설명을 마무리하며 권 교사는 학생들을 상담하는 가운데 전문대학의 이색학과 지원을 고려하게 하는 것도 학생들의 미래를 설계해주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기존 합격 가능성이나 진학 후 적응 여부 등을 당연히 고려해야 하겠지만, 일반대에 없는 이색학과에 지원해 미래 시대의 유일한 인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도 진학‧지도교사의 필요한 역할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동물문화 산업을 이끄는 동물전문가를 양성하는 ‘동물조련 이벤트과’라든지 국내 유일의 사이버 범죄수사 인력을 양성하는 ‘포렌식 정보보호과’ 등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이색학과가 전문대에 개설돼 있다”며 “‘부사관 학군단(RNTC)’이 신설‧운영되고 있는 전국 6개 전문대학에 지원해 군 부사관의 길을 가는 것도 미래를 대비하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대 수시1차 모집 다음달 6일부터…전형기간은 9월 11일부터 한 달 간 = 올해 전문대학은 다음달 6일부터 27일까지 수시1차 원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수시2차는 11월 6일부터 20일까지다. 전형기간은 다음달 11일부터 12월 9일까지 약 한 달 간 이뤄진다. 합격자 발표는 12월 9일부터 시작되며, 합격자 등록기간은 1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만 이뤄진다.

전문대학 정시모집은 12월 30일부터 내년 1월 13일까지다. 전형은 대학별로 각각 치러지기 때문에 지원자는 대학별 전형기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시 합격자 발표는 내년 2월 4일부터 시작되고, 합격자 등록기간은 같은 달 6일부터 10일까지 닷새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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