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중심사회로 빠르게 다가가고 있지만…‘일반대 위주’ 진학지도, 사회적 부작용 여전해”
“높은 취업률, 직업현장 맞춤형 교육 ‘전문대 강점’…국민 평생직업교육 시대 선도 중점”

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사진=한국대학신문DB)
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최근 한 자녀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하나밖에 없는 자녀를 어려서부터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다 보니까, 정작 중요한 문제해결력이나 이해력, 판단력 발달에는 관심을 두지 못한다. 이론 바보만 만들어지고 있다.”

“정작 좋은 대학을 나오고, 직장을 나와도 정년을 맞이하고 난 뒤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100세 시대에 절반 이상이 남아있는 세월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자녀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느냐’를 빨리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인천재능대학교 총장)은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펼쳐지는 ‘2020학년도 수시 전문대학 입학정보 박람회’를 앞두고, 본지와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학 총장을 13년 2개월동안 하면서 우리 사회와 교육현장이 변화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봐왔는데, ‘능력중심사회’에 상당히 빠른 속도로 다가가고 있음에도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고 털어놓았다.

이기우 전문대교협 회장은 전문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성공으로 바꿔나가는 사회, 학벌보다는 개인의 능력이 우선시되는 사회, 전문직업 인재가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는 사회, 모든 국민이 평생직업교육을 제공받는 사회 등 교육행정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러나 가정과 고등학교 진로‧진학지도 현장에서 ‘성적 중심’의 ‘일반대 위주’ 진학지도가 여전히 만연한 탓에 더욱 빠르게 안착돼야 할 ‘능력중심사회’가 더디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사상 최악의 청년 취업난과 맞물려 끼와 적성을 무시한 채 일반대에 진학했다가, 실패를 겪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이기우 회장은 “학생이 가지고 있는 장점보다는 학업성적에 의해서, 학력에 의해서 무조건 일반대에 가도록 하는 진학지도 현장으로부터 빠르게 탈피해야 한다”며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 노량진 고시학원에서 공무원 시험에 매몰되는 수험생들이 양산되는 것은 직업교육의 실패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생때까지 체계적인 직업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일반대를 졸업한 뒤 전문대로 ‘유턴’하는 현상도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진학지도의 붕괴 사태에 대응하고, 국민 평생직업교육 시대를 열기 위해 이 회장은 전문대학이 가진 강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대의 직업 현장 맞춤형 교육과 높은 취업률에 시선을 돌릴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일반대와 비교했을 때 전문대는 취업률이 5%에서 7% 정도 높다”며 “유턴 입학 지원자 역시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올해에만 해도 약 1만명의 학생이 일반대를 졸업하고 전문대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모집정원의 한계로 이들 가운데 1526명만이 전문대 입학 기회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직업체험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교과과정을 대학 단계에서부터 배울 수 있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일반대 교수들은 학문교육을 전공했기 때문에 잘 가르칠 수 있는 분야 역시 학문교육에 국한돼 있다. 직업 현장과는 거리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기우 회장은 미래사회를 주도할 키워드가 이제는 학벌이 아닌 ‘능력’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슨 일을 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고, 어디서 일하는가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할 수 있느냐’가 강조되는 시대”라며 “자신이 무엇을 가장 잘 할 수 있는지, 즐겁게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고 이것을 ‘평생의 밑천’으로 삼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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