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정시모집 강세 N수생, 재학생 수시모집에서 최대한 승부내야
수능최저 충족 목적 상위등급 획득 어려운 자연계…인문계 선택 늘리는 이유

올해 9월 모평의 특징은 전체 지원자 수가 줄어든 가운데에서도 늘어난 N수생, 수학(나)+사탐을 선택한 '문과' 수험생 비율 증가로 볼 수 있다. 사진은 지난해 실시된 2019학년 수능 시험장 모습. (사진=한국대학신문DB)
올해 9월 모평의 특징은 전체 지원자 수가 줄어든 가운데에서도 늘어난 N수생, 수학(나)+사탐을 선택한 '문과' 수험생 비율 증가로 볼 수 있다. 사진은 지난해 실시된 2019학년 수능 시험장 모습.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4일 실시 중인 2020학년 9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모평)의 특징은 △전체 지원자 감소 속에서도 늘어난 N수생 △‘문과’로 볼 수 있는 수학(나)-사탐 조합 지원자 비율 증가로 요약된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모평 지원자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5만1556명 줄어든 54만9224명이다. 그보다 한 해 전 실시된 2018학년 9월 모평 지원자가 59만3485명으로 엇비슷했던 것과 차이가 크다. 

주의해야 할 점은 전체 지원자가 줄어든 것과 반대로 N수생으로 불리는 졸업자 수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모평에서 졸업생 지원자는 8만6344명이었지만, 올해는 이보다 3663명 늘어난 9만7명의 졸업자가 9월 모평에 지원했다. 

N수생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재수’를 선택한 수험생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졸업생 지원자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일반계고 대학 진학률이 전년 대비 0.7%p 줄어든 76.5%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수생도 일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6월모평과 비교했을 때 지원자가 1만여 명 가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오 이사는 “이번 9월 모평 지원자는 6월 모평 지원자 54만183명보다 9041명 많다. 일부 반수생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 대학 재학 중 재수험에 뛰어드는 반수생은 여름방학 이후인 9월 모평부터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 정설이다. 

N수생이 늘어난 것을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통상 N수생은 재학생 대비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보니 정시모집에서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더하여 수시모집은 학생부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N수를 한다고 해서 개선 가능한 부분이 많지 않다. 정시모집에 N수생이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때문에 재학생들은 최대한 수시모집에서 ‘승부’를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시에서 좋은 성과를 얻지 못해 정시까지 이어지게 된다면, 더 많아진 N수생들과 경쟁해 이겨야만 합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하여 이처럼 N수생이 늘어났음에도 전체 지원자 수가 줄었다는 것은 고3 재학생이 큰 폭으로 줄었음을 알 수 있게 만드는 부분이다. 실제 올해 9월 모평 고3 지원자는 지난해 51만4436명에서 5만5219명 줄어든 45만9217명에 그쳤다. 

고3 수험생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학령인구 감소’ 때문으로 봐야 한다. 올해 치러지는 2020학년 대입은 ‘학령인구 절벽’이 본격화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급격한 지원자 감소 현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 이사는 “고3 지원자 감소는 올해 4월 기준 고3 학생 수가 50만1616명으로 전년도 57만661명보다 6만9045명 감소한 것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줄어든 지원자는 올해 대입에서부터 ‘신입생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게 만든다. 오 이사는 “2020학년 대입에서는 처음으로 고3 학생 수가 일반대·전문대 총 모집인원보다 적어진다. 일반대 34만7866명, 전문대 20만5531명보다 5만1781명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영역별 지원자는 국어 54만8422명, 수학(가) 19만760명, 수학(나) 35만4146명, 영어 54만8432명이다. 수학 지원자를 비율로 보면 수학(가) 35%, 수학(나)65%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수학(가) 지원자는 0.3%p 감소한 반면, 수학(나) 지원자가 0.3%p 증가했다. 

탐구 영역별 선택자는 사회탐구 29만3281명, 과학탐구 24만3214명이다. 1만1682명의 직업탐구 선택자도 있다. 이를 비율로 나누면 사탐 53.5%, 과탐 44.4%, 직탐 2.1%가 된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사탐 지원자는 1.5%p 늘어난 반면, 과탐 지원자는 그만큼 줄었다. 

지원자 비율이 늘어난 수학(나)와 사탐은 통상 ‘문과’ 수험생이 선택하는 영역이다. ‘이과’인 수학(가)-과탐의 인기가 시들하다는 것이다. 이는 상위등급을 받기 어렵다는 점이 작용한 결과물로 보인다. 

오 이사는 “최근 자연계열 응시자 비율이 소폭 감소하는 추세”라며 “자연계인 수학(가), 과탐은 상위 등급과 표준점수를 받기가 쉽지 않다. 수시모집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이나 정시모집을 노리고 좋은 등급·표준점수를 받기 보다 수월한 수학(나)-사탐 지원자가 종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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