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티지 유튜브 채널 캡처.
에디티지 유튜브 채널 캡처.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에게 ‘수학 울렁증’이 있다면 자연공학계열 학생들에게는 ‘글짓기 울렁증’이 있다고 한다. 이는 학부생에게만 적용되는 얘기가 아니다. 석박사 등 대학원생에게도 해당될 수 있다. 특히 공학계열이나 자연계열 대학원생들은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글쓰기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글쓰기와 관련된 국내의 이러한 분위기와는 달리 국제사회에서는 리터러시(literacy) 역량을 강화하는 추세에 있다. 이와 관련해 2000년대에 들어서 OECD는 ‘데세코(DeSeCo, The Definition and Selection of key Competences)’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역량’을 연구 발표한 바 있다. 그중 하나가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꼽았다. 그만큼 미래사회에서 필요한 역량 가운데 하나가 ‘글쓰기’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 해외 대학 vs 국내 대학, 학문적 글쓰기 환경 ‘전혀 달라’ = 우선 해외 대학과 국내 대학의 글쓰기 환경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옥스퍼드 대학이나 케임브리지 대학 등 해외의 주요 명문대는 전통적으로 교수와 학생이 일대일 또는 소규모 토론을 하는 튜토리얼(tutorial, 개별 지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구체적으로 학생들에게 고전을 많이 읽혀 소양을 풍부하게 하고 에세이(essay)를 잘 쓸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사회에 내보내는 데 글쓰기 교육의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러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낯선 영역을 접하더라도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다는 게 교육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문제는 이러한 교육 방법은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만만찮은 비용이 수반된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국내 대학의 글쓰기 교육 현황은 어떨까. 최근 몇 년 사이 대학에서 학생들을 위해 글쓰기 능력을 키워주는 것은 중요한 화두가 됐다. 이러한 분위기는 디지털 리터러시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더욱 고조되고 있다. 좀 더 좁혀보자. 국가 재정지원사업 가운데 에이스(ACE, Advancement of College Education)사업의 일환으로 많은 대학이 교양교육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으며,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을 배양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거나 추진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학부 분위기와는 반대로 정작 대학원 과정에서는 글쓰기와 관련된 교육이나 비교과 프로그램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학원 행정부서나 총학생회에서 주관하는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한 논문 작성법, 연구방법론 등에 국한된 교육 프로그램에 그친다. 이벤트 성격이 강한 한시적인 프로그램이 대부분으로 방학 기간을 이용해 개설되는 정도다. 

이태희 한양대 교육혁신팀장은 “대학원은 연구가 많고 랩(LAB) 위주로 연구가 진행되기 때문에 통합적인 프로그램이나 비교과과정 형태로 글쓰기 커리큘럼을 만들어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팀장은 “대부분 대학원생들은 아카데믹 라이팅(Academic Writing)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게 아니다”며 “아카데믹 라이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대학원 교육은 학문 분야별로 특색이 있다 보니, 논문 작성 방식도 상이한 경우가 많다. 게다가 학점이 적다 보니 글쓰기 교육을 제대로 하기 힘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www.editage.com/insights 화면 캡처.
www.editage.com/insights 화면 캡처.

■ 이공계 대학원생을 위한 ‘사이언티픽 라이팅’ 필요성 제기 = “이공계 학생들이 글쓰기를 힘들어하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 대학 공학계열의 경우 학부생 1학년 때 공학 글쓰기나 사이언티픽 라이팅과 관련된 내용을 배운다. 하지만 그 이후로 글쓰기에 대해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다. 석박사 대상으로 한 글쓰기 코칭에 대한 과정은 보지 못했다.(대학원생 A씨)”

“영어 논문을 작성하는 데 있어 큰 고민부터 작은 고민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문제점에 부딪힌다. 가령 부사를 앞에 넣어야 하나, 뒤에 넣어야 하나, 강조하려면 문장의 어느 곳에 넣어야 하는 게 맞나 등등… 한국어 논문을 작성할 때보다 영어 논문을 작성할 때 훨씬 어려움을 느낀다.(대학원생 B씨)”

“논문 작성 시 한글로 먼저 작성하고 이후에 영어 논문을 작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첨삭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영어 논문의 문법이나 표현을 주로 봐준다. 지도교수가 논문을 보기에 앞서 연구자 본인이 첨삭 과정을 먼저 받는다. 심지어 잘못된 영어 단어 하나 때문에 학회지에서 올바르지 않다고 판단해 리젝(reject, 논문 게재 거절)되는 경우도 많이 봤다.(대학원생 C씨)” 

앞선 사례는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물론 학부와 달리 대학원 과정은 본인의 선택에 따라 공부를 하는 것이기에 학교가 전면에 나서 대학원생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일이 어려울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도교수마다 교수법이 달라 논문 작성법이나 글쓰기에 대한 부분을 코칭해주는 지도교수가 있는가 하면, 이런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교수도 많은 게 국내 대학원의 현주소다. 특히 이공계 대학원은 단과대별 개념이 아니라 실험실별로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학교 차원의 관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속을 더 들여다보면 이공계 대학원생의 경우 정규학기를 따라가기도 벅찬 학업 환경에서 글쓰기나 논문작성법에 따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다.     

에디티지 유튜브 채널 캡처
에디티지 유튜브 채널 캡처

■ 라이팅 훈련, 지속성‧체계성‧전문성이 관건… 현실적인 대안은 어떤 게 있을까 = 그렇다면 현실적인 대안은 없는 걸까. 물론 지금도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 동안 ‘논문 지도 작성법’ ‘논문 글쓰기 지도’ 등 이벤트 성격을 띤 ‘아카데믹 라이팅’이나 ‘사이언티픽 라이팅’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긴 하다. 문제는 지속성과 체계성 그리고 전문성이다. 세계적인 학술 커뮤니케이션 전문기업인 에디티지에서 교육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오광일 이사는 “대학원생을 지도하는 교수들은 글쓰기나 논문을 작성하는 능력을 대학원생들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소양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수업 준비, 연구 활동, 각종 행정업무 등으로 바쁜 교수들이 직접 논문 작성법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논문 작성에 필요한 글쓰기를 전문적으로 코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원생들이 아카데믹 글쓰기를 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에디티지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대안으로 주목된다. 여기에선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을 통해 아카데믹 라이팅, 사이언티픽 라이팅(scientific writing)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에디티지 웨비나(webinar, 웹+세미나) △국제학술지 투고전략 워크숍 △영어 논문작성법 강의식 워크숍 △월간 온라인 강의 등이 있다. 에디티지 교육 프로그램 가운데 현장 워크숍을 실시한 국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타이완, 중국, 브라질, 터키 등이 있으며 에디티지 웨비나를 진행한 국가만 해도 20여 개에 이른다. 올해 1월 기준으로 800여 차에 이르는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했고 교육 참가자수는 5만 명을 훌쩍 넘는다.    

에디티지 웨비나는 온라인을 통해 매달 하나의 주제에 대해 강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아카이빙도 강점으로 꼽힌다. 강의 주제를 살펴보면 표절과 출판윤리, 과학콘퍼런스 활용법, 국제콘퍼런스 포스터 프레젠테이션 만들기, 영어논문 작성법, 반드시 선행돼야 할 투고 체크리스트, 과학 논문에서의 수동태/능동태 사용, 석박사 논문 연구 계획서 개요 작성법 등 다양한 주제가 차곡차곡 쌓여 있다. 연구자별로 부족한 점이 다르기 때문에 그동안 모아놓은 강의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강의를 온라인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에디티지 웨비나는 7년째를 맞이하고 있을 정도로 호응이 좋다. 웨비나를 수강하고 있는 한 학생은 “시간과 장소에 제한 없이 들을 수 있어 편리하다. 웨비나를 시청하면서 채팅을 통해 질문할 수 있는 것이 마음에 든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주제로 지금보다 강의 횟수도 좀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10월에는 연세대 재학생들을 위한 웨비나를 준비 중이다. 10월 10일부터 매주 목요일 총 4회 연속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http://www.editage.com/insight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