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서양인 대비 한국인 치매 발병율 2.5배 높이는 유전자 변이 최초 규명
구강 면봉 검사만으로 치매 발병예측 고위험군 선별 가능
광주시 국내 최초 치매 고위험군 선별 시범서비스 실시

동아시안인과 유럽인의 뇌위축 비교
동아시안인과 유럽인의 뇌위축 비교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조선대학교 치매국책연구단(단장 이건호)은 치매 발병율을 2.5배 더 높이는 새로운 치매 유발 유전변이를 발견했다고 5일 밝혔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의 치매 발병율은 OECD 평균보다 최소 1.3배 이상 높고 한국인이나 일본인은 백인에 비해서는 알츠하이머 치매가 발병하는 연령이 평균 2년 이상 빠르다. 이처럼 서양인에 비해 동아시아인이 알츠하이머 치매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학계에 꾸준히 보고돼 왔으나 지금까지 그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은 한국인 1만8000여 명, 일본인 2000여 명, 미국인 2만2000여 명 등 총 4만명 이상의 유전체와 MRI 뇌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치매 유발 유전자로 알려진 아포이(APOE) e4형 유전자에 새로운 치매 유발 유전변이가 존재하는 것과 이 유전변이가 있는 사람의 경우 치매 발병율이 2.5배 더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건호 교수.
이건호 교수.

연구단은 이번에 새롭게 밝혀진 치매 유발 유전변이는 동아시아인에게 높은 빈도로 존재하며 이로 인해 한국인이 서양인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에 더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이건호 치매국책연구단장은 “이번 연구성과를 토대로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의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도를 정확히 예측하고 치매 고위험군을 사전에 선별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 검사법을 개발했다”며 “면봉을 이용한 간단한 구강상피 검사만으로 분석이 가능해 지역 보건소나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범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단은 내달 중 광주시와 손잡고 지역보건소,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치매 고위험군 선별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정확도가 입증되면 전국적으로 보급할 예정이다.

연구단은 “새롭게 개발된 치매유전자 검사를 통해 치매 고위험군으로 판별되면 MRI와 PET(양전자단층촬영) 등 보다 정밀한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조기에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쌓이는 것을 막거나 제거시키는 효과가 있는 다수의 약물들이 임상실험을 거치고 있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이러한 약물의 조기 투약을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조만간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런 치료제는 아직 임상 수준인데다 워낙 고가라 대중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논문명 ‘APOE Promoter Polymorphism-219T/G is an Eect Modifier of the Influence of APOE "4 on Alzheimer’s Disease Risk in a Multiracial Sampl‘로 국제 암학술지 <저널오브클리니컬메디슨(Journal of clinicalmedicine)>에 발표됐다. 치매국책연구단은 이번 연구성과에 대한 국내 특허 등록을 마쳤고 미국・유럽・중국・일본 등 해외 특허 출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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