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베의 네오파시즘과 한국인의 역사의식
[기고] 아베의 네오파시즘과 한국인의 역사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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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 울산대 철학과 교수
김진 교수
김진 교수

최근 아베 신조(安倍晋三, 1954~) 일본 총리는 외교적 결례를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이 국가 간 약속을 준수하지 않는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고 비판하면서,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행정조치를 단행했다. 아베 정권은 한국을 경제적‧군사적 측면에서 적국으로 간주한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일본과 체결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함으로써, 역사분쟁에서 불거진 양국 간의 첨예한 갈등은 쉽게 풀릴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제93대)에 의하면 아베의 역사의식은 매우 불온하다. 하토야마는 역사문제로 한일 관계가 다시 험악해진 데 대해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죄송하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1965년 한일기본조약의 청구권협정에 대해 1991년 8월 27일, 야나이 슌지(柳井俊二) 외무성 조약국장이 일본 의회(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개인의 청구권 문제가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이 아니라고 답변한 것이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견해라고 주장한다. 일본은 한반도의 식민지 지배를 통해 한국인들에게 고통을 안겨주었다고 보는 매우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역사의식을 가진 점에서 아베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아베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충실하기 위해 한국 국민들이 우려했던 지소미아 동맹체제를 어렵게 구축해 놓고서(2016년 11월), 왜 또다시 한국을 적으로 돌려야만 했을까? 우리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아베의 그릇된 역사의식과 그 자신의 가족력이 규정하는 ‘원형의식’ 속에서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아베는 2012년 10월, 그 이전의 일본 정부가 과거사 반성을 표명했던 미야자와 담화,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를 모두 수정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처럼 일본의 전쟁범죄 사실 자체와 그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조차도 일방적으로 뒤집어서 한·일 간의 역사분쟁을 부추겨온 아베가 적반하장으로 한국이 ‘국가 간의 약속’을 지키지도 않는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고 억지를 부렸던 것이다. 혐한 발언을 일삼던 아베의 아바타 고노 외무상도 주일 한국대사에게 “역사를 바꿔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역사를 수시로 왜곡하고 고쳐 쓴 것은 바로 조선총독부의 제9대(마지막) 총독 아베 노부유키를 비롯한 아베 가문의 사람들이었다. 

아베 가문의 노부유키 총독은 100만 명에 달하는 조선 거류 일본인들을 버려두고 아내와 손자 2명만을 데리고 부산을 탈출하다가 폭풍을 만나 되돌아 왔던 파렴치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조선을 떠나면서, 일본이 조선인에게 식민지 교육을 심어 놓았으니 그들이 제정신을 차리고 옛 영광을 되찾으려면 백 년도 더 걸릴 것이고, 조선인들이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아갈 때 아베 노부유키 그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고 한다. 그는 조선인들이 독립 정부를 갖게 되면 당파싸움으로 망할 것이라면서 남북 공동정부 수립을 적극 반대했다. 아베 총리는 한국에 대한 가문의 저주를 몸소 실행하기 위해 통일 한국의 출현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싶은 것이다. 

아베의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는 만주국을 세워서(1932), 아시아 지배를 기획했던 인물이다. 일본의 만주국 건국 책략은 고조선과 고구려의 고유 영토였던 만주 지역에 대한 한민족의 북방영토권 주장을 원천적으로 훼손하면서 중국본토와 아시아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노부스케는 56대, 57대 일본 총리를 역임해 집단적인 자위권 행사가 가능한 헌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13년에 총리가 된 그의 외손자 아베는 외조부가 이루지 못한 평화헌법의 폐기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베 신조의 부친 아베 신타로는 그의 장인 기시 노부스케를 따라 외무상 비서관과 총리 비서관직을 수행했다. 1982년 11월, 신타로가 나카소네 내각에서 외무상으로 취임하자 아들 아베를 정무비서관으로 불러들였다. 나카소네는 일본이 미국의 최전방에서 ‘불침항모’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90대, 96대, 97대, 98대 총리를 역임하는 가운데 아베는 일본을 ‘불침’ 육상 이지스 국가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베의 네오파시즘은 분명한 방향을 갖고 있다. 역사적 전쟁범죄 자체를 모두 부정하고, 기회 있을 때마다 독도의 영유권 주장을 강화해나가는 아베의 네오파시즘 국가 일본은 한반도의 급변사태를 틈타서 진주만 공격과 같은 군사적 도발을 자행할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계속되는 일본의 위협 앞에서 비굴할 정도로 친일 프레임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아베의 경제침략이 지소미아를 매개로 하는 한‧미‧일 삼국의 동맹체제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일본을 더욱더 경계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정부에게 당부하고자 한다. 율곡 선생이 십만 대군의 양성을 주문했던 것처럼, 우리도 일본의 도발을 충분히 견제할 수 있는 군사력을 증강해 나가야 한다. 일본은 가상적인 적국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확증할 수 있고 현재 우리가 직접 목도하고 있는 것처럼 가장 분명한 우리의 주적(主敵)이기 때문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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