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한국 시사만화의 상징인 ‘고바우 영감’의 김성환(87) 화백이 8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김성환 화백은 한국을 대표하는 시사만화 작가이며 동시에 어린이부터 청소년까지 다양한 독자에게 사랑받는 이야기 만화 작가로 유명하다. 1945년 해방 이후 한국만화를 기초부터 쌓아올린 장본인으로 시사만화, 이야기 만화 모두 활발하게 활동했다. 

1997년 한국만화문화상, 2002년 보관문화훈장을 수상했으며, 2013년에는 <고바우 영감>의 원고가 문화재청에 의해 등록문화재에 등재되기도 했다. 

김 화백의 대표작인 ‘고바우 영감’이 대중적 인기를 얻으며, 한국의 대표적인 만화이자 만화 캐릭터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일간 신문에 연재되면서부터다.

김 화백은 만화 때문에 고초를 겪었다. 1957년 야당 의원의 7.27 데모사건을 다룬 잡지만화로 벌금형을 받고, 1958년 1월 23일 <고바우 영감>의 ‘경무대 똥 치우기 만화’로 벌금형을 받은 사건이 대표적이다. 

‘경무대 똥 치우기 만화’ 사건 때는 서울시경 사찰과에 끌려가 고초를 당하기도 했다. 박정희 정권에서는 중앙정보부에 2번, 검찰에 2번 끌려갔고 심지어 5일 동안 붙잡혀있기도 했다. 전두환 정권에서는 검열에 걸려 하루에 네다섯 번을 고쳐 그릴 때도 많았다. 하지만 연재하는 내내 어떤 위협에도 권력과 타협하지 않고 풍자의 칼을 벼리며 만화를 그렸다. 

반세기 동안 시사만화 작가로 활동한 작가답게 동아 대상, 소파상, 서울언론인클럽 신문만화가상, 언론학회 언론상, 한국만화문화상, 보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사재를 털어 ‘고바우 만화상’을 제정, 한국만화계에 기여한 만화가들에게 상을 수상했다. 

윤태호 (사)한국만화가협회 회장은 “김성환 선생님은 한국만화의 큰 어른이었다. 특히 고바우 만화상을 통해 후배 만화가들을 격려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며 “<고바우 영감>을 더 이상 신문에서 볼 수 없을 때도 안타까웠지만, 이제 선생님도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하니 더 아쉽다”고 밝혔다.  

한편 김 화백의 장례는 만화인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허금자 씨와 아들 규정 씨, 딸 규희·규연 씨가 있다. 빈소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재생병원 장례식장 8호실, 발인은 10일 오전 9시. 031-708-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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