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한국전문대학국제교류관리자협의회 수석부회장(경인여자대학교 글로벌인재처 팀장)

김동욱 한국전문대학국제교류관리자협의회 수석부회장
김동욱 한국전문대학국제교류관리자협의회 수석부회장

미국의 역사가 제임스 트러슬로우 애덤스는 그의 저서인 《미국의 서사시》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남녀노소, 신분, 위치, 운과 상관없이 오직 자신의 능력으로만 평가받아 합당한 사회적 위치에 오르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아메리칸 드림’에 빗대어 나온 '코리안 드림'의 표현은 이제는 누구에게나 친숙하다. 드라마와 K팝으로 표상되는 한류로 발현된 전 세계 젊은이들의 ‘코리안 드림’은 한국 유학으로까지 이어졌다.

유학생 증가와 더불어 불법 체류도 늘어났다. 이에 정부는 유학생 불법 체류율과 연계해 대학을 평가하고 유학비자 심사 완화 대학, 심사 강화 대학, 비자제한 대학으로 분류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 체류의 원인이 대학에 있다고 할 수 없다. 2018년 법무부 발표에 의하면 전체 외국인 불법 체류자 수는 약 35만5000명이다. 이중 유학생 불법 체류자는 순수 학위과정 이상 유학생은 1112명으로 0.3%, 어학 연수생을 포함하더라도 1만1000명으로 전체 3%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정부의 유학생 비자정책은 점점 강화되고 있다.

심지어 정책 방향은 부유한 가정의 학생들과 일반대학 유학생에게는 관대하고, 가난한 학생들과 전문대학에는 가혹하다. 역설적이게도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저렴하고, 직업교육을 하는 전문대학의 비자를 받기가 더 어려운 실정이다.

우선 유학생들은 유학 전 1만USD 이상의 현금을 일정 기간 보유하고 있어야 하고, 입국 후에도 등록금과 월 75만원 이상의 생활비를 본국으로부터 받았음을 증빙해야만 학업을 지속할 수 있다. 불법 체류가 급증한 베트남은 10월 1일부터 1년간 지급이 정지되는 금융상품에 미화 1만 달러 상당을 예치토록 하는 유학경비 보증제도가 추가로 적용된다. 유학생들의 주요 출신국가는 중국,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 순이다. 이들이 전체의 75.8%를 차지한다. 1인당 GNI가 우리보다 낮은 국가들로, 한국 유학은 상대적으로 부유한 가정이 아니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올해 교육부 대학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를 통해 전체 195개 대학 중 약 55%에 해당하는 107개 대학이 인증대학인 반면 전문대학은 136개 대학 중 불과 13%인 20개 대학만이 인증을 받았다. 전문대와 4년제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인증을 받지 못한 대학은 하위대학으로 분류된다. 현지 영사관에서도 유학 비자를 쉽게 허가하지 않는다.

새로운 부작용을 고치기 위해 새로운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기대하지 못했던 부작용이 또 발생한다. 정책과 현실이 새로운 간극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경주를 보는 것 같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제논의 패러독스는, 마라톤 영웅인 아킬레스와 거북이가 달리기를 하는데 거북이가 아킬레스보다 조금 더 앞서서 출발하면 아킬레스는 결코 거북이를 따라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킬레스가 거북의 출발점에 도착했을 때 거북이는 좀 더 앞으로 더 갔을 것이고, 또 다시 따라가도 거북이는 이미 그 지점을 지나쳐 결코 따라갈 수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는 이미 벌어진 ‘시간’을 간과한 오류다.

신남방, 신북방 정책이 화두다. 여기에는 현재 유학 비자 심사강화 대상 국가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현재 유학정책이 지속적인 유학생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 ‘시간’을 간과하다보면 어느 순간 코리안 드림이 중국 몽, 재팬 드림으로 바뀔 수 있다. 향후 유학정책은 성실한 유학생이 대학 졸업 후 한국 노동시장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해 희망과 변화를 꿈꾸게 할 코리안 드림이 돼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