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재의 문화로 만나는 교육] 교육이라는 자본과 안도 다다오
[주현재의 문화로 만나는 교육] 교육이라는 자본과 안도 다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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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재 삼육보건대학교 교수‧교수학습센터장
주현재 교수
주현재 교수

한 달째 조국 교수의 법무부 장관 임명 관련 이야기로 전국이 뜨겁다. 특히 이번 장관 임명 과정에서 청년들이 분노했다. 기자간담회와 청문회에서 드러났듯이 조국 후보자에게 쏟아졌던 의혹의 중심에는 그의 딸이 있다. 그런데 만약 그녀가 흔히 말하는 명문대 출신이 아니었다면, 그리고 의학전문대학원이 아닌 대학원에서 기초학문을 전공하고 있다면 이토록 문제가 됐을까? 아닐 것이다. 현재 많은 대학생이 아르바이트를 뛰며 ‘교육’이란 이름 아래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젊은 청년들의 각박한 삶과 불투명한 미래는 현재진행형인데 공정사회를 외쳤던 조 장관의 딸은 이미 학벌이라는 문화적 자본을 상속받은 것처럼 인식되는데 분노의 원인이 있다.

프랑스의 사회학자인 ‘피에르 부르디외’는 교육을 하나의 ‘자본’으로 본다. 부르디외는 사회의 하층계급에서 상층계급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한데 그래서 학력과 학벌도 일종의 자본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본디 사회 계층은 그에 속한 사람들의 의식과 문화 전반에 걸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상층계급에서 자녀 교육에 대한 기대가 크다. 따라서 부르디외의 관점에서 교육이란 문화적 자본을 자녀에게 상속시키려는 행위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학벌과 학력 없이는 계층이동이 불가능한가. 필자의 머릿속에는 문득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떠올랐다. 안도 다다오는 크게 두가지로 유명하다. 첫째는 마감재를 시공하지 않고 콘크리트의 물성을 그대로 드러나게 하는 마감 방법인 ‘노출 콘크리트 기법’이다. 둘째는 그가 건축설계에 관한 정규 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학력주의가 뿌리 깊은 일본 사회에서 그리고 전문성이 강조되는 건축설계 분야에서 그가 정규 교육을 받지 않고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필자는 안도 다다오의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는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라는 책에서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이 책의 초반부에는 그가 건축가로 진로를 결정하고 가정 형편상 독학하는 과정이 나온다.

안도 다다오는 이 책에서 독학이 어려운 이유가 무엇을 어떻게 배울 것인가 하는 점부터 혼자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건축을 독학하고 있을 때 가장 큰 영향에 끼쳤던 사건은 스무 살에 우연히 헌책방에서 발견한, 스위스 태생의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작품집을 만난 일이다. 그는 현대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의 작품집을 통해 건축에 대한 열정과 건축이 무엇이라는 점을 간파하게 됐고, 르 코르뷔지에 역시 독학으로 자신의 건축세계를 구축했다는 사실에서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한다.

책을 읽다가 2017년 예술의 전당에서 르 코르뷔지에 전시가 열렸을 때 한국의 관람객을 위해 안도 다다오가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이 생각났다. 그는 스무 살 무렵 작품집으로 만난 르 코르뷔지를 평생 스승으로 생각했으며, 그의 건축물을 공부하기 위해 유럽 전역을 틈틈이 여행했다.

한 사람이 참다운 스승을 만나는데 ‘교육기관’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안도 다다오가 책을 통해 르 코르뷔지를 만난 것처럼 결국 교육이란 평생의 스승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날 불안한 미래와 혹독한 경쟁을 치르고 있는 우리 학생들이 대학에서 평생의 스승을 만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불행히도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이미 우리는 무크와 유다시티 등 온라인으로 학습하고 이러한 활동결과를 나노디그리 형태로 공인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대학이 미래에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학생이 평생의 스승을 찾기에 가장 편리한 곳으로 변해야 한다. 이번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을 보면서 아무리 존경받던 교수라 할지라도 언행일치의 본을 보여 주지 못한다면 학생들은 교수를 리더가 아니라 기득권자로 인식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훌륭한 선생의 존재’, 그것이 대학과 우리 사회에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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