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타가 왔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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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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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현타가 오다.’

‘현타’는 현재를 뜻하는 ‘현(現)’과 시간을 의미하는 ‘타임(time)’을 합한 신조어다. 인터넷에 ‘현타’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면, 이는 ‘현실 자각 타임’을 줄여 이르는 신조어라고 나온다. 헛된 꿈이나 망상 따위에 빠져 있다가 자기가 처한 실제 상황을 깨닫게 되는 시간을 시쳇말로 ‘현타’라고 말한다.

얼마전 양재동에서 있었던 전문대 입학 정보 박람회 취재를 하던 기자에게 그동안의 안부를 물으며, 한 교수가 말을 걸어왔다. 고등교육 사회에서 꽤 유명한 투사(?)로 통하는 K교수다.

“교육부가 발표했던 것 있제. 그거 전문대 다 죽이겠다는 기라. 진짜 ‘2022 대입제도 개편’은 시간이라도 남아 있던 것이고 ‘강사법’은 이빨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버틸 수 있는 긴데…. 내가 보기에 이번 교육부 발표는 전문대학의 역할 자체도 없는 기고, 직업교육에 대한 패러다임도 없는 기고, ‘난 몰라. 이젠 시장에 맡길 테니 알아서 해! 그리고 결과 보고 내가 평가해서 당근줄게!’ 하는 기다. 어쩌다가 전문대가 대학교수노조만도 못한 곳이 됐는지 모르겠다 아이가.”

지난달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혁신 지원 방안’과 ‘2021년 대학 기본역량진단 기본계획’에 대해 말하며, K교수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K교수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공청회 당시 일반대 중심의 논리였던 ‘수시‧정시 통합 방안’을 공론화 범위에서 결국 제외했으며, ‘강사법’ 논의에서도 배제될 뻔했던 전문대 직업교육 현장을 반영한 조항들을 포함하는 데 기여한 주역이다.

“근데 전문대학이 이상하리 만큼 조용합니다. 이것을 ‘평화’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현타’로 이해해야 할까요. 지금도 헷갈리고 앞으로도 계속 고민하겠지만, 저는 전문대에 ‘현타’가 온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가 K교수에게 돌려준 대답이다.

이전 상황을 돌이켜 보면 K교수는 이른바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히어로’는 절대 아니었다. 당시 전문대 구성원들이 모두 한목소리를 내며, 하나로 규합한 덕분에 K교수의 주장이 더 힘을 받았던 게 맞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전과 사뭇 다른 듯하다. 전문대가 등을 돌려 각자 길을 가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전국 전문대학을 하나로 규합해야 할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이에 대한 제대로 된 대응조차 못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사무총장의 이‧취임 시기가 공교롭게도 교육부 발표 시점과 맞물린 탓일 수도 있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대학 총장들도 문제의식은 가지고 있으나,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이는 드물다. 처장급‧팀장급을 대표해 발언해야 할 여러 협의체 역시 정부 공청회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개별 대학들은 당장 닥친 입학생 모집에 더 신경 쓰느라 여력이 없어 보인다.

‘전문대에서만 왜 늘 불만 목소리인지 모르겠다’는 정부 측과 전문대가 이제는 ‘화해’ ‘평화’ 전략을 택한 것일까. 아니면 기자의 생각처럼 ‘현타’가 온 것일까. 잘 모르겠다.

‘불만’이란 언제고,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빨리 그것을 ‘만족’으로 바꿀지는 ‘민원 제기’ ‘의견 제시’가 먼저라는 점과 이게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 그리고 ‘침묵’은 불만족한 상황에서 대부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기자는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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