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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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

조선 최고 학자인 다산 정약용은 저서인 경세유표에서 "이 나라는 털끝 하나인들 병들지 않은 게 없다. 지금 당장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는 반드시 망하고 말 것이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다산 선생의 말이 진정 무겁게 다가온다. 다산의 이 말을 오늘날 대학에 적용해 보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우리 대학을 예견하는 말이 될 수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 당장 개혁을 해서 대학 교육이 망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학을 개혁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다음 다섯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정치권이나 교육부에서 ‘국립대학법’과 ‘사립대학법’을 제정해 줘야 한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 대학만을 위한 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국립대학법’을 제정해 국립대학의 공적 기능과 대학의 진정한 자치가 보장돼야 하며, ‘사립대학법’을 만들어 부실한 누더기 법인 사립학교법을 대체하고 대학의 목적을 재규명, 재정립해야 한다. 이런 법들이 하루 빨리 제정돼 진정한 대학의 가치와 철학을 담아내어 대학 구성원들에게는 희망을 주고 대학 본연의 기능도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현재의 교육제도가 청년들의 인생에서 일어난 한 번의 실패가 평생의 족쇄가 되고, 신분이 결정되는 가혹한 제도라면 이것은 과감히 국가적 차원에서 논의되고 수정돼야 한다. 우리의 교육은 청년들의 실수를 단죄하지 않고, 희망을 갖게 하며, 그들이 과거가 아닌 미래를 준비하게 도와주는 제도이어야 할 것이다. 이제 소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교육제도는 하루 속히 수정돼야 하고 따라서 대학의 서열화 문제는 종결돼야 하므로 현 정부는 하루 속히 이 문제에 대해 국민적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셋째 사학의 비리 역시 오랫동안 대학의 발전을 가로막아왔으며 수없이 국민적 지탄을 받아왔다. 하지만 사학비리를 없애려는 노력하는 대학을 거의 본 적이 없으며 그 문제가 해결됐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도 없다. 사학들이 이렇게 비리에 용감할 수 있는 저변에는 이들이 검찰과 연결된 고리가 있다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사학의 비리를 단절하기 위해서는 검찰개혁이 필수적이다.

넷째 대학 내에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이 확립돼야 한다. 즉 총장선출 직선제, 교수회 설립 의무화, 대학평의원회 정상 운영 등과 같은 것이 제도적으로 보완되고 실행돼야 한다. 대학 내에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이 확립되지 않을 때 생기는 문제의 일례를 들자면 사립대학들의 경우 154개 대학 중 오로지 6개 대학만이 총장 직선을 시행하고 있으며 그 외는 법인 이사장들이 총장을 임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학의 개혁은 대학 교수들 스스로에게 향해져야 한다. 교수들은 항상 자신을 돌아보고 깨어있는 지식인이 될 필요가 있다. 권력의 눈치만 보고 정의로운 행동은 뒤따르지 않는 교수라면 배움 뒤에 가르침인들 힘이 있을까 싶다. 또한 연구하지 않는 교수가 학생들을 가르칠 명분을 가질 수 있을지 자문해 봐야 한다. 문화는 이동하고 있다. 과거 주입식 교육은 직선적으로 교수에게서 학생에게 하달되는 것이었다면 현 문화에서의 학생들은 이러한 교육이 아니라 교수와 학생 간 쌍방향 소통식 교육을 원하고 있다. 사회 역시 위에서 명령이 하달되는 갑질 사회가 아니라 쌍방향 대화와 평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교수들 역시 이 거대한 흐름에 맞게 스스로를 개혁해야 할 것이다.

대학의 개혁이 전국 대학에서 불길처럼 일어나 우리 사회의 새로운 동력이 됐으면 한다. 대학에서의 배움이 가진 자들에게 기득권을 강화하는 기회로만 여겨진다면 국민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다. 대학 개혁을 통해 모든 국민들이 행복해하고 배움을 즐기며 그 활력으로 다시 사회에 공헌하도록 해야 한다. 배우려는 의지가 강한 민족은 망하지 않는다. 대학 개혁은 특정 한 부분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의식마저도 흐트러진 것에서 정돈된 것으로, 틀린 것을 바르게 바꾸는 것으로까지 연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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