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전형유형 및 계열 경쟁률 상승, 경희대 61.26 대 1 ‘치열’
의대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교과합격선 ‘주효’

올해 한의대 수시 경쟁률은 지난해 대비 올랐다. 일부 대학에서 경쟁률이 낮아지긴 했지만, 전체 현황을 보면 전형유형은 물론이고 계열까지 모두 경쟁률이 오른 모습이다. 사진은 경희대 한의대의 교육 모습. (사진=경희대 제공)
올해 한의대 수시 경쟁률은 지난해 대비 올랐다. 일부 대학에서 경쟁률이 낮아지긴 했지만, 전체 현황을 보면 전형유형은 물론이고 계열까지 모두 경쟁률이 오른 모습이다. 사진은 경희대 한의대의 교육 모습. (사진=경희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올해 수시모집 원서접수 결과 한의대 경쟁률은 지난해 대비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정원 내와 정원 외는 물론이고, 모든 전형유형과 계열에서 경쟁률이 모두 올랐다. 일부 대학의 경쟁률이 하락하긴 했지만, 그 폭은 크지 않았다. 의대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교과성적으로도 합격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 인문계열의 지원을 자유롭게 허용한다는 점 등이 긍정적인 효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12개 한의대 경쟁률 28.67 대 1 ‘상승’ = 2020학년 수시모집을 실시한 전국 12개 한의대의 원서접수 현황을 취합한 결과 경쟁률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집인원이 지난해 418명에서 올해 453명으로 늘어나 경쟁률이 자칫 낮아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지원자 증가 폭이 더 컸다. 지난해에는 9673명이 지원해 23.14 대 1을 기록했던 것에서 올해는 1만2987명의 지원자가 몰리며 28.67 대 1로 경쟁률이 올랐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곳은 한의대 중 유일하게 서울에 위치한 경희대다. 올해 73명을 모집한 경희대 한의대에는 4472명의 수험생이 도전장을 냈다. 지난해에도 한의대 수시모집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경희대지만, 올해 기록한 61.26 대 1의 경쟁률은 지난해 보였던 48.64 대 1보다도 크게 높아진 수치다. 

경희대 다음으로는 35.44 대 1을 기록한 우석대, 31.5 대 1의 동신대, 31.39 대 1의 대구한의대 순이었다. 유일한 ‘수도권 한의대’인 가천대는 28.5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경쟁률이 낮은 대학은 12.66 대 1의 대전대였고, 원광대가 13.94 대 1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는 원광대가 11.02 대 1로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였지만, 올해는 경쟁률이 소폭 오르며, 경쟁률 꼴찌를 면하게 됐다. 

전반적인 경쟁률이 오른 만큼 대다수 한의대는 경쟁률이 올랐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존재했다 상지대와 부산대, 대전대는 올해 수시모집에서 경쟁률이 다소 내려앉은 사례였다. 다만 상지대는 21.4 대 1에서 19.04 대 1, 부산대는 18.5 대 1에서 17.2 대 1로 하락 폭이 큰 편은 아니었다. 상지대의 경우 2018학년까지 정시모집으로만 한의대를 선발하다 지난해부터 수시모집을 시작했다는 점, 지난해 5명에서 올해 24명으로 모집인원을 크게 늘렸다는 점을 보면 지원 열기가 식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논술에 교과까지 ‘전 전형’ 경쟁률 상승 = 한의대의 경쟁률 상승은 모든 전형유형에서 동일하게 나타난 현상이다. 의대와 치대는 정원 외 전형에서 일부 경쟁률 하락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한의대와는 거리가 먼 얘기였다. 정원 내로 모집한 학생부교과전형(이하 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이하 종합전형), 논술전형은 물론이고, 정원 외로 모집한 교과전형과 종합전형도 모두 경쟁률이 높아졌다. 

한 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교과전형의 경쟁률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181명 모집에 3588명이 지원해 19.8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정원 내 교과전형은 올해 192명 모집에 5242명이 지원해 27.3 대 1이 됐다. 정원 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5 대 1에서 올해 21 대 1로 경쟁률이 상당히 높아졌다. 

이처럼 교과전형의 경쟁률이 높아지는 것은 치대 수시모집에서도 동일하게 관측된 현상이다. 이에 비해 의대 교과전형 경쟁률은 한 해 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의대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합격선이 낮은 한의대의 합격 가능성을 (수험생들이) 본 것”이라며 “내신 상위권 지원자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경쟁률이 오르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한의대 수시에서도 논술전형의 경쟁률 상승 정도는 상당히 컸다. 지난해 98.44 대 1에서 올해 131.77 대 1로 ‘폭발’하는 모습을 보인 상황이다. 다만, 논술선발 대학이 여러 곳인 의대나 치대와 달리 한의대는 오직 경희대에만 논술전형이 있어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인문·자연 ‘계열 가리지 않은’ 경쟁률 상승추이 = 한의대 입시의 특징 중 하나는 ‘계열’이 존재한다는 데 있다. 동일한 의학계열 모집단위라는 이유로 ‘의치한’으로 묶이고는 있지만, 의대와 치대는 대부분 자연계열 수험생들을 겨냥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의대는 인문계열 수험생의 진학을 폭넓게 허용한다. 

예컨대 가장 경쟁률이 높은 경희대는 종합전형인 네오르네상스전형과 논술전형에서 모두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집인원을 별도로 두고 있다. 타 계열로 지원하는 ‘교차지원’이 아니라 모집 단계에서부터 계열을 구분함으로써 문·이과 선택에 따른 불이익 없이 입학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외에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수험생의 응시를 모두 허용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수학 가형과 나형을 모두 허용하고, 사탐 응시도 가능하도록 해 인문계 수험생도 자유롭게 지원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동신대·동의대·상지대·세명대·우석대 등이 현재 이러한 방식으로 수시모집을 하고 있다. 

계열 역시 전형과 마찬가지로 모두 경쟁률이 오른 모습이다. 인문계열의 경우 부산대가 빠지면서 모집인원이 93명으로 소폭 줄었지만, 지원자가 2862명에서 3377명으로 크게 늘어 28.91 대 1에서 36.31 대 1로 경쟁률이 올랐다. 가장 모집규모가 큰 자연계열은 22.79 대 1에서 28.08 대 1로 경쟁률이 상승했고, 인문·자연 모두 지원 가능한 전형들의 경쟁률도 17.52 대 1에서 23.93 대 1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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