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복지와 나눔품성 특성화 강조···‘재활복지 특성화 대학’ 독보적 위상 구축
자율개선대학 선정, 대학혁신지원사업 수행···52개 캠퍼스 네트워크, 글로벌 교육 실현
대학 본질로 돌아가는 3대(기독교정신·교육·대학경영) 근원 회복 운동 추진

[한국대학신문 정성민 기자] 변화와 혁신의 시대다. 변화(變化)란 사물의 성질, 모양, 상태가 바뀌는 것이다. 혁신(革新)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을 완전히 새롭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변화와 혁신은 과거를 벗어나 미래를 지향한다. 대학들도 4차 산업혁명시대라는 미래를 향해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변화와 혁신은 단순히 미래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기본과 본질의 회복이 진정한 변화와 혁신의 시작점이다. 이에 김경수 나사렛대학교 총장은 변화와 혁신의 키워드로 ‘ad fontes’를 강조한다. ad는 영어로 ‘to’를, fontes는 ‘fountains’ 또는 ‘sources’를 뜻한다.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Basics)’는 의미다. 에라스무스가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의 모토로 ‘ad fontes’를 주창했다.

김경수 총장은 “중세 몰락기에 교회는 자정 능력을 상실, 기능과 역할을 거의 할 수 없었다. 혼탁한 시대 정황 속에서 이탈리아에서는 문예부흥이 일어났고, 독일과 유럽에서는 종교개혁이 일어났다”면서 “이들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본질과 원천으로 돌아가자는 ‘ad fontes’가 있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새로운 시대를 향해 개혁을 주장하기보다 본질로 돌아가려는 노력이 새로운 문화와 개혁의 결과를 가져 왔다고 볼 수 있다”며 “절체절명의 시기에 나사렛대도 본래 대학이 가지고 있던 본질을 돌아보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ad fontes’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나사렛대 총장 취임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 총장을 맡은 소회가 어떤가.

“2001년 미국에서 박사학위과정을 마치고 목회생활을 한 뒤 2014년 나사렛대 교수로 부임했다. 신임 총장 공모에 앞서 주변 분들이 기도를 많이 하셨다. 많은 분들이 ‘나사렛대가 위기이니 기독교의 본질로 돌아가는 방향성을 제시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 그래서 취임사를 통해 ‘ad fontes’, 즉 ‘근원으로 돌아가는 운동’으로 새로운 나사렛대의 미래를 열겠다고 선포한 것인가.

“현재 나사렛대 모습은 정체성의 혼란 속에 있다고 평가한다.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보다 기독교대학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교육의 본질, 나사렛의 가치와 건학이념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나사렛대의 변화와 혁신은 나사렛대의 본래 목적을 회복하는 데 있다. 기독교의 본질, 교육의 본질, 대학경영의 본질로 돌아갈 때 나사렛대가 시대에 필요한 대학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 나사렛대의 본래 목적이 궁금한데.
“나사렛교단의 핵심 가치는 중생, 성결, 선교, 교육, 구제사역 등이다. 나사렛교회는 처음부터 역사적으로 고등교육에 헌신했다. 한국에서도 청년들을 교육시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해 1954년 나사렛대가 시작됐다. 나사렛대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세상을 섬기는 기독교 대학교육의 본래 목적으로 돌아갈 때 나사렛대는 진리를 사랑하며, 인류를 섬기는 창의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 ‘ad fontes’는 어떻게 실현할 생각인가.

“나사렛대의 정체성을 통한 변화는 설립이념, 교육이념, 교육목적, 인재상에 근거한 교과과정과 교양과목 개편에서 확보할 수 있다. 16세기 종교개혁은 중세 학습과정에서 새로운 교과과정 전환을 통해 이뤄졌다. 나사렛대 교육의 질도 교과과정 혁신을 통해 향상될 수 있다. 교육 혁신을 위해 교육이념, 교육목적, 인재상에 맞춰 교육의 일관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교과과정 혁신은 ‘물고기를 잡아주는 교육’에서 ‘물고기를 잡는 기술을 가르치는 교육’으로 이끌 것이다.”

- 지금은 대학도 특성화시대다. 나사렛대만의 차별화된, 특성화된 영역이라면.

“나사렛대는 기독교정신에 입각해 재활복지와 나눔품성 특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먼저 특성화 제반 여건, 대학 내부 실현 가능성과 효과성을 고려해 재활복지 분야 맞춤형 특성화를 강화하고 있다. ‘재활복지 특성화 대학’으로서 빛의 역할을 감당할 전문 인력을 양성할 뿐만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통합교육을 지향한다. ‘나눔품성 교육’은 지역사회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 나눔을 실천할 인재 배출을 목적으로 실시된다. 이를 위해 ‘글로컬 나눔품성 특성화’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나눔품성 전문교육, 글로컬 활동 강화, 나눔품성 체계 구축 등 전략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품(POOM) 인증제’를 실시,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함으로써 졸업인증과 장학혜택을 제공한다. 재활복지와 나눔품성은 기독교적 세계관에 따른 것이다. 나사렛대 학생들이 사회를 섬기면서 영향력을 미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에 특성화의 초점과 역량이 맞춰져 있다.”

- 복지는 고령화사회에서 최대 화두다. 나사렛대의 재활복지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나사렛대는 재활복지 보건의료 교육의 산실이다. 1995년 우리나라 최초로 인간재활학과를 신설한 데 이어 재활공학, 언어치료, 수화통역, 심리재활, 특수체육, 특수교육, 사회복지 등 복지와 재활 분야 학과를 중점적으로 개설했다. 이어 1999년 재활복지대학원과 2009년 재활자립학과(국내 유일 학습 장애인 학과과정) 설립을 통해 장애인 재활복지와 인권 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이를 통해 2013년 교육부의 대학기관평가 결과 우수대학과 재활복지 특성화대학으로 선정됨으로써 최고의 명성을 증명했다. 또한 특수교사 임용고시에서는 강원, 세종, 충남지역 수석·차석 배출을 비롯해 높은 합격률을 자랑한다. 간호학과는 2015년 상반기 간호교육인증평가에서 5년 인증을 획득했다. 졸업생들은 서울 아산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순천향대 천안병원 등에 100% 취업한다. 임상병리학과도 5년 연속 졸업자 전원이 국가시험에 합격했다. 물리치료학과와 응급구조학과 역시 졸업자 국가시험 합격률 100%를 기록, 보건의료학부의 위상을 높였다.”

- 재활복지는 인간 중심의 학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는데 재활복지 분야 전망을 어떻게 보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여전히 사람은 사람이다. 인문학적 소양을 소홀히 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처하는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애플이나 방탄소년단을 보라. 스마트 워치는 삼성이 먼저 개발했으나 애플이 더욱 많이 판매했다. 삼성은 기술에 초점을 맞췄고 애플은 아날로그적 감성, 즉 사람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은 물론 노래와 댄스를 잘하지만 저변에는 감성을 공유하는, 인문학적 소양이 묻어 있었기에 성공이 가능했다고 본다. 유튜버는 차세대에 가장 전망 있는 직업이다. 그러나 팔로워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공감 능력이 있어야만 한다. 이는 인문학적 소양을 통해 창의적으로 사고하지 않으면 불가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로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사고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환경이 변화하기 때문에 대학의 환경도 변화해야 한다. 학사구조, 행정구조, 재정구조개편을 통해 변화하는 세대에 대처하며 나사렛대의 설립이념, 교육목적, 인재상을 구현할 것이다.”

-대학 총장 스타일은 크게 학자형, 관료형, CEO형으로 구분된다. 어떤 스타일의 총장인가.

“개인적으로는 학자형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주변 분들이 ‘CEO형 총장이 아니냐’고 말씀하신다. 합리적인 CEO형 총장이 돼야겠다고 생각한다.”

-총장으로서 경영목표나 원칙이 있다면.

“첫 번째는 소통이다. 소통을 많이 해서 민주적인 공동체를 만들면 좋겠다. 대학이라는 공동체 자체가 지성 집단이다. 집단 지성을 어떻게 규합할지 집중하고 싶다. 두 번째는 섬김의 리더십이다. 교원, 직원, 학생을 섬겨 그들의 삶과 모습이 최대화될 수 있도록 섬김의 리더십을 실천하고자 한다.”

-공동체적 사고가 매우 중요하다. 각 주체별 의사를 어떻게 규합할 것인가.

“가칭이지만 대학발전위원회를 구상하고 있다. 대학발전위원회에는 본부뿐 아니라 교원, 직원 등이 참여한다. 대학발전위원회에서 각 주체별 고충과 이해관계를 논의하고 종합적 대학발전방안도 논의한다. 무엇보다 대학이 교육과 학생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과 학생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어떻게 맥락을 같이할지, 어떤 방향을 설정할지에 대한 대화의 훈련이 많이 이뤄졌으면 한다.”

-좋은 말씀을 하셨다. 대학의 존재 이유는 학생, 즉 수요자다. 지금까지는 공급자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

“대학도 사고의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어렵다고 본다. 학생들에게 무엇을 공급하고, 어떤 것을 공부시키고, 어떤 미래를 제공할 것인지 대학과 교직원 모두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가 현실화되면서 대학, 특히 지역대학이 위기를 맞고 있다. 충청권 지역은 학생 수에 비해 대학이 많은 편인데 위기에 대처할 구상이 있나.

“어떻게 하면 지역사회와 연계해 대학을 발전시킬 수 있을까, 천안시와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대학이 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한다. 나사렛대가 주장하는 것의 하나가 글로컬(Glocal)이다. 나사렛대가 우리나라에서는 하나이지만 지구촌 차원에서는 52개의 나사렛대가 있다. 글로벌 측면과 연계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와 연계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생각이다.”

- 전 세계 52개 나사렛대와의 네트워크에서 알 수 있듯이 국제교류도 강점이라고 보는데.

“나사렛대는 미국의 8개 대학을 비롯해 52개 국제 나사렛대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여 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글로벌 교육을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오클라호마시티대, 캐나다 톰슨리버스대, 일본 츠쿠바기술대, 중국 북경연합대·운남사범대 등 39개국 124개 해외 유수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특히 국제 무대에서 활약할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원어민 교수 영어수업, 글로벌 캠퍼스 체험, 교환학생 등 다양한 글로벌 프로그램을 실시하며 모든 학생이 최소 1학기 이상 해외경험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나사렛대에는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나이지리아, 케냐, 카메룬 등 18개국 160여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다.”

-나사렛대 학생들과 올해 입시를 통해 나사렛대에 입학할 학생들을 위해 격려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지난 학기만 해도 교수로서 학생들과 친밀하게 지냈다.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무엇을 위해 경쟁했는지 질문했다. 만약 나의 이기를 충족시키기 위해, 나만의 성공을 위해 경쟁했다면 경쟁은 실패가 될 수밖에 없다. 누군가가 잘 되고, 공동체가 잘 되고, 사회가 잘될 수 있는 경쟁이 돼야 한다. 나만을 위한 경쟁은 의미가 없다. 끊임없는 경쟁 사회 속에서 경쟁을 하지만, 경쟁 안에서 더불어 잘 되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공동체적 가치를 소유하지 않으면 인간의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없다.”

-총장으로서 정부에 정책 제언을 한다면.

“지금은 학생 중심,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다. 그런데 교육부는 아닌 것 같다. 관료 중심적이고, 평가중심적이고, 획일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있다. 획일적이라는 의미는 다양성을 반영하지 않고 수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수 백 개의 대학들은 규모도, 환경도, 모든 것이 다르다. 하지만 평가할 때는 동일하다. 그런 측면에서 행정편의주의로 보인다. 대학이 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듯이 정부도 대학의 규모, 여건, 상황을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 교육부도 대학을 위해 현장 중심으로 움직여주면 좋겠다.”

김경수 나사렛대 총장(왼쪽)이 최용섭 본지 발행인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김경수 나사렛대 총장(왼쪽)이 최용섭 본지 발행인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 김경수 총장은...

나사렛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예일대 신학대학원(Yale University Divinity School)에서 석사학위를, 세인트루이스대(Saint Louis University)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세인트루이스은혜교회와 한인나사렛성결교회 등에서 13여 년간 목회자로서 활동했다. 2014년 나사렛대 교수로 부임했고 9월 1일 나사렛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 최용섭 발행인 / 사진: 한명섭 부국장 겸 사진부장 / 정리: 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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