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 유한대학교 총장은 대학 40년 역사 이래 처음으로 선출된 내부 출신 총장이다. 그는 젊은 감각을 바탕으로 유한대학교 구성원 모두가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는 혁신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김현중 유한대학교 총장은 대학 40년 역사 이래 처음으로 선출된 내부 출신 총장이다. 그는 젊은 감각을 바탕으로 유한대학교 구성원 모두가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는 혁신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리더’를 보면 그 인물이 속한 기관이 어떻게 나아갈지 어렴풋이나마 떠올릴 수 있다. 유한대학교는 최근 새로운 총장을 맞이했다. 제7대 유한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한 김현중 총장은 40년 대학 역사 상 처음인 내부 출신 총장이다. 이와 더불어 그는 올해 56세로 여느 총장보다 젊다.

누구보다 유한대학교를 가장 잘 아는 총장, 젊은 감각을 가진 김현중 총장 자체만으로도 앞으로의 유한대학교가 고등직업교육 사회를 선도할 충분한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8일 유한대학교 총장 집무실에서 김현중 총장을 만났다. 김현중 총장에게 유한대학교는 가족이 함께 지내는 ‘집’이자, 동료들과 어울려 즐겁게 일하는 ‘일터’였다. 지난 1995년 유한대학교 교수로 임용된 이래 근무 25년 차인 그는 총장 취임 전까지 안 해본 보직이 거의 없다. 취‧창업부터 산학협력, 학생복지, 교수학습, 입시, 기획, 예산까지 다양한 직책을 소화했다. 부처별로 다를 수 있는 사람 냄새를 모두 익힐 수 있었을 것이다.

“대학 조직을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조직의 소통을 강화하고 목표와 비전을 수시로 공유할 것입니다. 교직원들이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입니다. 이를 통해 유한대학교가 미래의 교육 가치를 창출하는 지역기반 평생직업교육 선도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등직업교육의 패러다임은 교수보다 ‘학생’이, 가르치는 것보다 ‘학습’이 중심이 돼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난 창의융합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융복합 교육시스템을 강화하겠습니다.”

이제 그는 유한대학교를 조금 더 빠르게, 더 높은 단계로 도약시키겠다고 다짐한다. 이때 그의 이제까지의 경험과 특유의 소통능력이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의 유한대학교가 어떻게 모습을 갖춰 나갈지 그를 통해 들여다본다.

- 첫 내부 출신 총장인데, 대학 경영 면에서 유리한 면이 많을 것 같다. 이에 대한 총장의 생각은.
“말한대로 나는 40년이 넘는 유한대학교 역사 상 최초의 내부출신 총장이다. 내부 총장 선출을 결정하면서 학원 이사회가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고 들었다. 고민 끝에 이사회는 내부 총장 선출 시의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클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내가 이렇게 총장으로 선출되게 됐다.”

- 내부 총장 선출 시의 장점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제 대학의 총장은 인물이 가지는 무게감과 권위 같은 명분이 아닌 실질적인 행정능력과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대한 대처능력 등 ‘실리’가 중요해졌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총장의 리더십의 원천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구성원들 역시 이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다. 무엇보다 누가 총장이 됐을 때, 이 위기 속에서 학교를 지속 발전시킬 수 있느냐가 구성원들의 팔로워십을 결정짓는다고 생각한다.”

김현중 유한대학교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김현중 유한대학교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 구성원들의 팔로워십을 위해 가장 필요한 총장의 자질이라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취임사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제는 강력한 리더십만으로 조직을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구성원들이 개혁의 대상이 아닌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대학 경영의 비전과 목표를 늘 공유하고 방향성을 이해시키고 설득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경영에서 소외당하고 납득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진다는 것에 대한 저항을 최소화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이러한 의견수렴 같은 조직원과의 소통 강화가 자칫 그 자체가 목적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의 지속 발전’이라는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면, 이러한 판단의 기준점도 이에 따라 선명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기준점을 가지고 화합을 위한 화합이 아닌 대학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화합을 이끌어 낼 것이다.”

- 총장으로 취임하기 전, 정말 수많은 보직을 거쳤으며 또 동시에 다양한 보직을 한 번에 수행하기도 했다. 힘든 적은 없었나.
“사실 최근 7년간 맡았던 보직을 헤아려 보니 처‧단장 이외에 센터장까지 포함한다면 총 17개의 보직을 수행했다. 대학 내 거의 모든 운영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급변하는 외부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대학의 개혁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동시에 많은 행정력을 내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나와 같이 동시에 많은 보직을 겸직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때론 어렵고 힘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무난히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행정력을 갖춘 직원 선생님들의 지원과 교내‧외 각 분야의 전문가 교수들로부터 많은 조언과 지도를 받은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한국대학신문 인터뷰를 통해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 유능하고 부지런한 선배 밑에 일하는 후배만큼 고달픈 경우도 없다. 현재 보직을 맡고 있는 교직원들에게 ‘나 때는 말이야’라는 꼰대적인 모습을 보이진 않는지.
“나는 이제 시작하는 새내기 총장이다. 그리고 젊다. 현재 내 곁에서 보직을 맡고 있는 이들 가운데서는 연배가 나보다 높은 선배들도 있다. 그래서 내게는 꼰대적인 모습이 맞지 않다. 그리고 사실 나 자신부터가 ‘실무형 총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래서 단순히 지시하고 보고받고 결재하는 것이 아닌 ‘같이 고민하고’ ‘같이 추진하고’ ‘같이 일하는’ 나만의 분위기를 만들고자 늘 생각하고 있다. 나 자신을 낮추고 화합된 분위기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학교도 ‘즐거운 일터’가 돼야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내가 잘 웃어야 우리 동료들도 웃을 수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우리 대학의 동료들 모두가 어렵고 힘들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매우 훌륭히 잘해 주고 있다.”

- 앞으로의 유한대학교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지.
“일단 전임 총장님들이 모두 훌륭했고, 오늘의 유한대학교의 기반을 닦아놓은 인물들이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가 없을 것이다. 아직 나는 그런 인품을 갖춘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총장이 된 이후로 ‘유한대학교의 총장’이라는 자리에 누가 되지 않도록 내 스스로를 항상 단속하고 주변에서 기대하는 인품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 학생들의 성공적인 미래를 위해 새로운 역량기반 교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총장이 정의하는 ‘학생 성공’이란 무엇인가.
“쉽게 말해서, 올바른 인성을 바탕으로 직무역량을 갖춰 사회에 나가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건강한 시민이 되는 것이다. 이는 학생마다 다른 그들만의 가치를 최대로 높이고, 성장시키는 교육을 통해서 이뤄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역량을 찾아내고,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난 창의융합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융복합 교육시스템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학생들은 대다수 자신의 잠재 역량을 잘 알지 못하며, 어떻게 그 가치를 극대화시켜야 할지 방안도 잘 모른다. 따라서 대학은 학생 스스로가 역량을 키워 성공할 수 있도록 학생 개개인에게 맞춤형 지원을 해주고, 이를 담아갈 수 있는 다양한 역량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해야 할 것이다.”

- ‘새로운 역량기반 교육’에 대한 설명도 부탁한다.
“인재상인 ‘성실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다섯 가지 핵심역량 T, R, U, S, T를 정했다. 2015년에 기본설계를 마치고, 2016년부터 이미 다른 대학보다 앞서 역량기반 교육과정을 운영해 오고 있었다. 첫번째 T는 유한인성역량을, R은 기초학습역량을, U는 직업기초역량을, S는 직무수행역량을, 마지막 T는 취‧창업기초역량을 의미한다. 이 안에 17개 역량과 55개 세부 역량으로 또 다시 나뉘어진다. 융복합 창의 인재 양성이 필요한 학과에서는 핵심역량과 융합된 융복합 교과목을 설계해 역량기반의 한 축으로 창의융합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전 학과에서 프로젝트형 수업인 PBL(프로젝트 기반학습)과 플립드러닝(FL)을 도입했다. 이와 더불어 모든 하과에 IT를 융합한 교과목을 운영하도록 했으며, 타학과 전공을 ‘개방형’ ‘선택형’ ‘지정형’ 복합교과로 수강하게 해 일반선택학점이 아닌 전공학점으로 인정받게 해 창의적 인재가 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주고 있다.”

김현중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김현중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 사립대학에 대한 국민적 인식은 긍정적이라기 보다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더 많다. 이에 대한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대부분의 사립대는 누군가가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에 교육이 갖는 역할과 가치에 소명의식을 지니고, 자신의 재산과 자기 자신을 헌신해서 설립한 곳이다. 정말 대단히 존경할 일이고, 마땅히 사회적으로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립대학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은 일부 사립재단이 학교가 개인 사유재산이라고 착각하는 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교육 사업을 돈벌이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립대 재단은 대학의 모든 교육시스템과 행정, 인사, 회계 등등에 깊게 관여하면서 교육의 공익성보다는 사익추구에 초점을 두고 운영을 하기 때문에 여러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다. 스스로 대학의 설립 당시의 이념을 늘 되새기면서 그러한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러한 면에서 ‘건전한 사학’ 유한대학교, ‘민족기업’ 유한양행의 책임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건전한 사립대의 이미지를 정착시키기 위해 유한대학교가 더욱 노력해주길 바라는 뜻에서 총장의 다짐을 듣고 싶다.
“유한대학교는 유한양행과 마찬가지로 유일한 박사의 사회환원정신으로 설립됐다. 유일한 박사는 유한학원재단을 설립하고, 본인 소유의 많은 유한양행 주식을 기부했다. 유한대학교는 유한학원재단이 설립한 대학이다. 유일한 박사의 사회환원정신이란 ‘사회로부터 얻은 이익을, 기업이 클 수 있게 한 사회에 돌려준다’는 것이다. 유한대학교의 주인은 넓은 의미로 본다면 ‘사회’이고, 좁은 의미로 본다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우리 대학을 선택한 학생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나는 우리 유한대학교를 지역사회 발전의 구심점이 되는 지역대학으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 ‘지역사회 발전의 구심점’은 어떻게 이뤄나갈 생각인가. 자세히 설명해 달라.
“우선 지역사회의 어떤 형태의 성인학습자든지, 다시 말해 경력전환 희망자나 경력단절여성, 재직자의 재교육, 만학도, 다문화가정 등 모든 종류의 평생교육을 책임지는 지역기반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해 나갈 생각이다. 특히 이번에 유한대학교는 한국복지대학교와의 컨소시엄으로 수도권 43개 대학 가운데 3개 대학이 선발된 ‘후진학선도형 혁신지원사업’ 수행 대학으로 선정됐다. 유한대학교는 이 사업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사회구현을 위한 소외계층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대학의 모든 시스템을 평생직업교육대학으로 재편할 수 있는 기회를 다른 대학보다 한 발 앞서 가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대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학습환경·학습시설과 장비 등 하드인프라뿐 아니라 교육과정이나 조직, 제도 등 소프트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앞서 말한 것 중에 운영 중인 것들도 혹시 있는지.
“이미 우리 대학은 지역공유 취창업지원처나 지역공유기술지원센터, 지역사회봉사협력센터 등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다른 대학과 차별화하는, 유한대학교가 지역사회 대학으로서 지역발전에 깊이 공헌하는 주체가 돼야 한다는 의지의 발현이다.”

- 피테크와 유니테크 등 다양한 산학협력 사업들을 수행하고 있다. 유한대학교만의 독특한 산학협력 모델을 생각한 적은 없는지. 계획하고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 생각인지 듣고 싶다.
“대학의 입지를 잘 활용하고자 한다. 우선 동쪽으로 IT 산업의 요람이라고 할 수 있는 구로디지털단지가 있고, 서쪽으로 인천 남동공단, 시화 반월공단 등의 전통 기계공단 중간지점에 우리 대학이 위치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양쪽의 공단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관계를 형성해 두 공단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전통 기계 등의 뿌리 산업에 IT를 접목해 산업의 선진화를 이끌어 나가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건학이념에 맞는 유한대학교만의 산학협력 모델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지역공유기술지원센터를 통한 지역산업과의 장비를 공유하는 공용장비활용사업과 테크닥터제를 통한 지역 산업체의 애로기술을 지원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 다른 산학협력사업의 특징을 들자면, 각 교수들이 전담 가족회사를 관리하는 ‘가족회사전담제’를 실시하고 있다. 가족회사의 연합체인 융합산업협의회를 운영하고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산학융합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학교기업들도 많이 가지고 있다.”

김현중 총장(왼쪽)과 최용섭 본지 발행인이 유한대학교 산학협력 발전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김현중 총장(왼쪽)과 최용섭 본지 발행인이 유한대학교 산학협력 발전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김현중 총장은…
인하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 유한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로 임용됐으며 지역공유취‧창업지원처장, LINC사업단장, 학생처장, 기획처장, 사업통합관리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7월 제7대 유한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했다. 주요 상훈으로는 2016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표창 등이 있다.

<대담=최용섭 발행인 / 사진=한명섭 부국장 / 정리=김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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