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식 도제교육’ 아우스빌둥 3개교 두원공대, 여주대, 영남이공대
“실무와 이론 교육 한 번에”…‘양질의 교육’ ‘안정적 일자리’ 동시 기대

국내 아우스빌둥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모습 (사진=한독상공회의소)
국내 아우스빌둥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모습 (사진=한독상공회의소)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두원공과대학교와 여주대학교에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아우스빌둥(Ausbildung)’ 참여교에 최근 영남이공대학교도 이름을 올렸다. 아우스빌둥은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독일 특유의 직업교육 제도를 말한다. 정상급의 기술을 보유한 독일의 산업체가 교육기관과 손을 맞잡고, 학교에서는 이론교육을 산업현장에서는 실습교육을 병행하는 형식이다.

아우스빌둥은 이원적 시스템을 지닌 독일의 인력양성 직업교육 훈련을 의미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들을 보유하며,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온 독일의 경우 아우스빌둥을 통해 참여 학생들은 300개가 넘는 직종에 진출하게 된다. 독일 내 아우스빌둥에 참여하는 학생 수는 한 해 약 150만 명이다.

이러한 성공적인 독일 직업교육인 아우스빌둥은 세계 약 30개국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지화 연구와 도입 역시 활발하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2017년 처음 도입됐다. 한독상공회의소와 함께 독일계 자동차 기업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2개 기업이 트레이니 80명을 선발해 2017년 아우스빌둥이 시작됐으며, 지난해에는 다임러트럭, 아우디폭스바겐 역시 아우스빌둥 프로그램 참여를 결정했다.

국내 대학 가운데서는 두원공과대학교와 여주대학교 등 수도권 2개 대학에서 처음 도입돼 진행되고 있다. 이어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영남이공대학교가 최초로 아우스빌둥을 진행하게 된다. 더 많은 학생들에게 아우스빌둥 교육 참여의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다.

아우스빌둥은 산업체와 공동 교육을 실시하는데 산업체에서는 현장실무 중심 교육으로 전체 비율의 70%를 수행하고 대학에서는 이론 중심 교육으로 전체 비율의 30%를 담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산업체와 대학의 협력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국내 아우스빌둥 도입을 위해서 한독상공회의소에서는 독일 아우스빌둥 전문가를 초빙해 교육과정 수립, 산업체 트레이너 훈련, 대학 교수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한독상공회의소)
(사진=한독상공회의소)

■두원공과대학교, 교과목 ‘집중이수제’…교과목 분류 체계도 산업체 현장 그대로 = 두원공과대학교 아우스빌둥 협력 관계는 3개 업체로 구성돼 있다. 실무 훈련을 담당하는 산업체 회사와 이론 교육을 담당하는 대학,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아우스빌둥을 운영 관리하는 한독상공회의소가 긴밀하게 협력을 하고 있다. 전체 교과과정의 개발부터 학생의 입학, 훈련‧교육, 평가에 이르기까지 3개 업체가 공동 수행을 하고 있다.

국내에 도입된 아우스빌둥은 한국의 인증뿐 아니라 독일연방상공회의소(DIHK e.V.) 인증도 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 독일의 아우스빌둥 자격시험 문제를 매년 그대로 도입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가를 할 예정이다.

기간은 3년 과정으로 2년의 대학 교육과정이 이에 포함돼 있다. 학생들은 이 기간 동안 대학 학기 중에는 대학에서 수업을 받고 방학기간 중에는 회사에서 실제 근무를 하며 훈련을 받게 된다.

두원공과대학교는 지난해 3월부터 교육을 시작해 1기 학생 40명이 입학했다. 올해 3월에는 2기 58명이 입학했고, 내년에 3기 학생들이 학교에 들어올 예정이다. 두원공과대학교는 아우스빌둥 교육 운영을 자동차과 정원 내 중점 육성 과정으로 지정해, 교육 운영에 만반을 기하고 있다.

두원공과대학교 아우스빌둥 선발 학생의 모습
두원공과대학교 아우스빌둥 선발 학생의 모습

아우스빌둥 과정으로 입학을 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과정이 개설돼 있는 고등학교에서 자동차에 대한 기초지식이 선행돼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전국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의 우수 3학년 재학생만 지원할 수 있다. 아우스빌둥은 크게 인성검사와 필기시험, 면접을 통해 우수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올해 아우스빌둥에 참여하고 있는 산업체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MAN트럭버스, 다임러트럭, 아우디폭스바겐 브랜드 산하에 있는 전국의 딜러 회사들이다. 이들 기업은 최고의 정비기술을 보유한 회사들로서 자동차 정비 분야에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회사로 손꼽힌다.

아우스빌둥 교육과정은 일반 대학의 교육 과정과는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일반적인 교육과정에는 1개 학기에 4~6개 교과목을 가지고 15~16주 수업을 진행하는 데 반해 아우스빌둥 교육과정은 1개 교과목만을 가지고 2~5주의 수업을 진행한다. 이어 그 다음 과목을 가지고 다시 2~5주의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와 같은 교육과정을 ‘집중이수제’라고 한다.

이용주 두원공과대학교 교수(자동차과)는 “교과목 1개에 대한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며 “아우스빌둥 전체 교과목은 일반적인 대학의 교과목과는 완전히 다른 산업체 현장의 실무에 따른 교과목으로 돼 있다. 교과목의 분류 체계 역시 산업체 업무를 그대로 대학 수업에 도입한 산업체 중심 직업교육”이라고 설명했다.

■‘비수도권 최초’ 영남이공대학교, 2020학년도부터 본격 실시 = 영남이공대학교는 자동차과 2020학년도 신입생부터 아우스빌둥을 도입해 진행한다. 비수도권 대학 가운데서는 영남이공대학교가 최초로 도입해 운영을 시작한다. 올해 채용 예정인 자동차 정비 분야의 아우스빌둥 트레이니 가운데 30여 명과 함께 내년부터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의 이론 교육을 본격 실시하게 된다.

영남이공대학교 아우스빌둥은 자동차 정비 부문을 중점적으로 다룬 ‘아우토 메카트로니카’ 과정으로 운영된다. 선발 학생들은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동안 6개월의 현장 교육훈련을 시작으로 영남이공대학교에서 관련 전공 심화 과정을 OJT(on-the-job training) 형태로 병행해 진행한다. OJT는 직무수행과 병행하는 교육훈련을 말한다.

학생들은 교육기간 동안 총 2회의 아우스빌둥 자격시험을 보게 되는데, 시험문제는 독일의 아우스빌둥 프로그램 시험과 동일하게 치러진다. 시험에 통과한 학생들은 독일 자동차 정비 분야의 아우스빌둥 수료자와 동등한 자격을 얻게 된다.

박재훈 영남이공대학교 총장은 “아우스빌둥과 같은 선진국의 우수 인재채용 제도가 잘 운영되면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일자리를 확보한 상황에서 더 높은 수준의 고등직업교육도 받을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아우스빌둥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산업체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할 계획이다. 참여하는 학생들이 최대한 교육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남이공대학교 자동차과
영남이공대학교 자동차과

■여주대학교, 자동차과 도입 이어 전 학과에 ‘Y-아우스빌둥’ 확대 = 여주대학교는 자동차과 특별전형을 통해 학생들을 선발한다. 여주대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은 현장실무와 실무수행 이론교육을 병행하며 교육과정을 이수한다. 학기 동안에는 전체 3분의 2 정도는 전공 과목으로, 3분의 1은 정치와 경제, 일반사회 등 교양과목으로 교육을 받게 된다.

방학 중에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업체에서 실무교육을 받는다. 모든 과정을 수료한 뒤에는 이들 기업 공식 딜러사에 취업하게 된다.

여주대학교 아우스빌둥의 특징이라면 프로그램을 자동차과에 도입한 데에 이어 전체 학과에 아우스빌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Y-아우스빌둥’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실시해 모든 학과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Y-아우스빌둥은 고등학교와 협약을 체결하고, 학과 교수가 고등학생들의 취미와 적성을 고려해 진로상담을 진행, 핵심역량 중심 교육으로 산업체 취업을 보장하는 여주대학교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

아우스빌둥에 참여하는 여주대학교 자동차과 실습 장면
아우스빌둥에 참여하는 여주대학교 자동차과 실습 장면

■아우스빌둥 도입,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 아우스빌둥을 도입한 뒤로 가장 큰 변화를 보인 대학은 두원공과대학교다. 두원공과대학교는 지난해 아우스빌둥을 도입하며, 대학과 학생 입장에서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다.

대학 측면에서는 일반 교육과정을 운영하다 아우스빌둥 도입 후 일반 교육과정 이외에 교육과정이 완전히 다른 ‘아우스빌둥 교육과정’과 ‘일반 교육과정’ 등 2가지 교육과정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또한 아우스빌둥을 위해 학습자 중심의 다양한 선진 교육 방법과 교수법을 도입‧운영하게 됐고, 산업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과제로 주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현장 문제 해결 방식의 수업’을 진행한다. ‘토론식’ ‘학습자 발표식’ ‘모의 역할극’ 등 여러 수업 방식을 적용하고 있으며 수업 매체 또한 이전보다 매우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학생 입장에서도 아우스빌둥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일반 과정의 경우 대학 졸업 후에 취업을 하지만, 아우스빌둥의 경우 대학 입학 이전에 먼저 취업을 해 취업과 대학 진학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학생이 희망하는 국내 최우수 업체로 취업할 수 있으므로 취업의 질 역시 높일 수 있으며, 학생들이 직업에 대한 높은 자부심과 만족도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 졸업 전에 3년간 회사에서 실습과 훈련을 하므로, 졸업 뒤 업무를 익히게 되는 기존 학생들에 비해 업무 능력이 우수하고 적응력이 빠르며 취업 후 이직률도 낮아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용주 두원공과대학교 교수는 “학생들은 취업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학습에 집중 몰입할 수 있으며 학습 동기와 목표, 목적이 뚜렷해 학습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아우스빌둥은 한국의 인증 자격 이외에 독일연방상공회의소의 인증 자격도 얻게 되므로 해외 취업으로 연계도 가능하다”며 “2020년 이후 고등학교 졸업생의 급격한 감소에 따른 대학의 위기를 극복하고 졸업생 취업률을 향상하며 대학의 홍보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현재는 도입기…1기 배출 2022년, 국내 직업교육 판도 바뀔 것” = 아우스빌둥 제도는 직업교육 분야에서 대학이 잘할 수 있는 기능과 산업체가 담당해야 하는 기능을 구분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조합해 교육과 훈련을 하는 완전히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아우스빌둥을 통해 현장 업무 능력을 완벽하게 기르고 산업체는 우수 인력을 확보해 회사의 인력과 기술력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이러한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을 한국에 도입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단계로 보고 있다. 한국에서 아우스빌둥 1기가 졸업을 하게 되는 2022년 정도가 되면 아우스빌둥을 통해 교육 훈련을 받은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사회에 진출하게 된다.

이용주 두원공과대학교 교수는 “국내 자동차업계에 아우스빌둥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한국의 직업교육 방법 역시 점차 이러한 아우스빌둥의 모습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2022년 이후에 아우스빌둥이 성공적인 교육의 결실을 얻을 수 있도록 두원공과대학교는 더 나은 학습자 중심의 수업 방법을 개발하고 효과적인 교수법으로 수업 설계를 하는 등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우스빌둥 교육과정을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노력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조병섭 두원공과대학교 총장 직무대행은 “두원공과대학교는 이러한 아우스빌둥을 통해 국내 최고 수준의 직업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려고 한다”며 “한독상공회의소와의 협력관계를 통해 자동차 분야 이외 분야의 국내 도입에도 적극 협력해 국내 아우스빌둥 확산에 이바지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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