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 편 《기후변화의 과학과 정치》

[한국대학신문 신지원 기자] 지구가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 박사는 인간이 멸종을 피하려면 100년 안에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야 한다고 이미 오래전에 경고했다.

안토니오 구헤테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리는 직접적인 존재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 2020년까지 우리가 경로를 바꾸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기후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이고, 인류와 인류를 지속시켜주는 자연계에 파멸적인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과학자로 구성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역시 지구온난화가 산업화 이전(19세기 중반)보다 2℃ 이상 상승하면,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찜통(열실) 지구가 될 것이라며 인류의 자성을 촉구했다.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2℃ 상승의 위험성을 경고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온은 또다시 1℃가량 상승했고, 이젠 1.5℃ 이하로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기후 행동(Climate Action)은 절박하다.

기후과학자들의 경고는 엄중하다. 인류는 하루라도 빨리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거나 중단해야 한다는 것. 그래야만 인류가 지구에서 살 수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인류 문명이 유지되는 에너지의 상당수는 화석연료에서 얻고 있다.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온갖 기상 이변에 따른 피해를 겪어야 하고, 기후변화로 촉발되는 갈등과 분쟁의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심지어 지구에서 인류가 살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화석연료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 인류가 당면한 심각한 딜레마다.

이 책은 2018년 10월 경희대학교에서 개최된 ‘기후변화의 과학과 정치’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발표된 글을 다듬은 결과물이다. 토론회에서는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일상생활이 얼마나 에너지에 의존적인지 살펴보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그에 대한 해답을 얻으려면 기후변화에 관한 과학적 지식을 사회적으로 확산하고 정치적 공론 형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토론회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정치의 현실을 변화시키는 데 조금이라도 이바지할 수 있었다. 이런 토론회를 통해 기후변화에 관한 과학적 지식을 더 널리 알리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기후 행동에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기후 행동은 다급한 현실이 된 지 오래다. 개인이나 기업, 국가가 기후변화의 원인을 남의 탓으로 돌리면서 자신의 행동을 과감히 바꾸지 않으면 지구에서의 인류 문명과 생존이 위협받게 된다. 저마다의 상황과 처지를 내세우면서 현실에서 빠져나가려 한다거나 우리만은 예외로 인정받길 원하는 경우도 많다. 가장 효과적인 기후 행동은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서 시작된다.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깨닫고, 기후 행동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이 책에는 급변해가는 기후변화의 현실을 변화시키는 데 조금이라도 이바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모든 집필자의 한결같은 마음이 담겨있다.(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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