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정의 주한국타이페이대표부 교육조 서기관, 26일 본지 서밋서 주제발표
‘대만 기술직업교육의 혁신 사례’ 설명…대만 정부의 ‘직업교육 추진 방향’ 강조

옹정의 서기관
옹정의 서기관이 대만의 직업교육 시스템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기술직업교육 개혁을 거친 대만은 이제 시스템을 해외로 수출하는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직업교육 개혁에 정부의 역량을 모으며 성공시켜, 동아시아 3국의 주목을 받고 있는 대만을 대표해 옹정의 주한국타이페이대표부 교육조 서기관이 국내 고등직업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전문대 총장들에게 던진 말이다.

직업교육이 고등교육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최근 교육계 트렌드를 봤을 때, 공들여 만든 직업교육 하나가 국가의 중요한 전략 자산이 될 수도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전문대학의 ‘혁신’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정부 스스로가 직업교육을 존중하고 보호하며 발전을 이끌어 주려는 의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말로, 옹 서기관은 국내 교육계에 경종을 울렸다.

옹 서기관은 26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열린 ‘2019 UCN 프레지던트 서밋’ 1차 콘퍼런스 주제발표를 했다. ‘대만 기술직업교육의 혁신 사례’를 설명하며, ‘창신’ ‘창의’ ‘창업’ 등 3창 융합교육에 대해 강연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전국 전문대 총장들에게 △대만의 기본적인 정보 △교육체계 △한국 고등교육과의 차이점 △고등교육 개혁이 어떻게 추진됐는지 △대만 고등직업교육의 국제화 발전계획 등을 설명했다.

그는 현재 대만 교육체계를 구성하고 있는 고등교육기관의 다양한 기능에 대해 소개했다. 옹 서기관에 따르면 대만 학생들은 중학교 과정을 마치면, 선택에 따라 ‘일반고’와 ‘직업고’ ‘5년제 전과학교’로 진학할 수 있다. 일반고를 졸업한 경우 주로 일반대에 진학하지만, 일부 학생의 경우 과학기술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있다.

반면 직업고를 졸업한 학생들은 주로 과학기술대학 4년 과정이나, 전과학교(2년)와 과학기술대학(2년) 등의 프로그램을 선택해 진학한다. 5년제 전과학교를 졸업한 학생이라면 과학기술대학의 2년 프로그램에 진학할 수 있다. 진학과정은 다르지만 어떤 방법을 선택하더라도, 학생들은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대만의 고등교육은 ‘전과학교’와 ‘대학교’로 나눠진다. 전과학교는 5년제와 2년제로 나눠져 있는데, 중학교 졸업부터 입학을 하느냐 직업고 과정을 마치고 진학을 하느냐에 따라 각각 5년제와 2년제 과정을 택할 수 있다. 전과학교를 졸업했지만, 과학기술대학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전문학사학위’를 취득하게 된다.

대학교의 경우 ‘일반대’와 직업교육 위주인 ‘과학기술대학’ ‘기술학원’ 등이 있다. 이들 기관을 졸업한 학생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학사학위’를 취득한다. 석사과정과 박사과정 역시 우리나라처럼 학사학위를 먼저 취득해야 한다.

옹 서기관은 “대만 역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가면서 더욱 전문적인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학사학위만 소지하고 사회에 진출하는 것 보다는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만 정부는 일찍부터 직업교육을 존중하며 정책을 지원해 왔다. 옹 서기관에 따르면 1990년대부터 대만 정부는 고등직업교육을 일반대 교육과 동등한 위치로 규정했으며, 석‧박사 학위까지 수여할 수 있는 ‘과학기술대학’ 제도를 탄생시켰다. 전과학교는 ‘기술학원’으로, 기술학원은 ‘과학기술대학’으로 승격이 가능해진 것이다.

당시 우징 대만 교육부 장관은 “직업교육에 춤을 출 수 있는 무대를 주라”며 “직업교육은 일반대 교육과 성격은 다르지만, 고등교육의 중요한 한 축이다. 지위는 일반대의 그것과 동등하다”라는 말로 정부의 의지를 표현했다.

옹 서기관은 “직업학교들을 ‘기술학원’이나 ‘과학기술대학’으로 아무나 승격시켜 준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며 “철저한 평가를 받게 했으며, 학생과 교사의 역량 등 모든 기준을 점검해 충실한 직업교육이 가능한 기관들에게만 승격을 허락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대만에는 ‘전과학교’부터 ‘기술학원’ ‘과학기술대학’이 모두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옹 서기관의 설명에 따르면 결국 현재 대만에 있는 ‘과학기술대학’ 명칭을 쓰고 있는 교육기관은 명실상부 정부가 인정한 ‘직업교육 특화대학’을 의미한다. 정부가 인정했기 때문에 과학기술대학 발전에 대해서도, 대학과 국가가 함께 관리 감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대만 정부는 지난해 ‘고등교육 심경계획’을 발표하며 2022년까지의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했다”며 “교육학습 혁신을 실현하고,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더욱 높이며, 학교 특색에 맞게 발전시키자는 게 주요 골자”라고 설명했다.

이는 사회의 주요 경향과 산업계 요구가 달라질 때마다 학교교육 방법을 즉시 혁신시켜, 학생의 기초능력과 취업능력을 키우고자 한 정부의 대규모 교육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을 의미한다.

옹 서기관은 “대만은 이제 직업교육을 해외로 수출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이를 ‘신남향’ 정책이라고 한다”며 “특히 베트남이 전략적 무대다. 대만 정부와 과학기술대학들이 베트남 지역을 신입생 유치와 분교 설치의 근거로 삼아 진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직업교육이 일반대와 동등한 지위를 갖는 미래, 한국 정부와 전문대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확실한 비전과 목표를 갖고 해 보는 것’”이라며 “이번 서밋을 통해 한국 전문대 총장들이 대만의 고등직업교육 세계를 직접 살펴본다고 들었다. 스스로 돌아보는 과정에서 해답과 핵심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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