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고려대 연구팀, 혈중 특정 단백질 농도와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축적 상관관계 확인

(왼쪽부터)묵인희 서울대 교수, 황대희 서울대 교수, 이상원 고려대 교수
(왼쪽부터)묵인희 서울대 교수, 황대희 서울대 교수, 이상원 고려대 교수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 혈액 검사만으로 인지장애 환자의 치매 가능성 예측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 이하 과기정통부)는 묵인희·황대희 서울대 교수와 이상원 고려대 교수 연구팀이 경도인지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 중에서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되는 환자를 선별해 내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약 7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치매 질환이다.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의 축적으로 인해 뇌세포가 손상돼 병의 악화가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기억력에 이상을 호소하는 경도 인지장애 환자군 중 50% 정도가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되는데 뇌세포 손상이 진행된 이후 발견되면 근본적 치료가 어려우므로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의료기술로는 아밀로이드 PE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라는 고가의 뇌 영상 촬영 이외에는 경도 인지장애에서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 여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때문에 저렴하면서도 간편한 진단기술의 개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연구진은 혈중에 존재하는 단백질들이 뇌 속의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단백질체학을 기반으로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축적의 정도에 따라 변화하는 혈액 내 후보 단백질들을 발견했다.

효소 면역 측정법을 통해 후보 단백질 중 LGALS3BP·ACE·Periostin·CDH5 등 최종 4가지 바이오마커 물질을 확인하고, 복합 단백질마커 패널을 제작해 경도 인지장애 환자군의 혈액 내 4가지 단백질의 농도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를 토대로 107명 환자들의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축적 여부를 예측해 보고PET 데이터와 대조해 본 결과 예측 정확도가 83.6%로 나타났다.

묵인희 교수는 “연구결과가 실용화되면 간단한 혈액검사로 경도 인지장애 환자의 치매로의 진행여부를 예측할 수 있게 돼 조기 치료를 통한 치매 예방 및 진행억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기술 보완을 통해 예측 정확도를 9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뇌과학 분야 국제적 학술지인 Progress in Neurobiology (IF=10.658) 에 9월 30일 게재됐다. 논문명은 ‘Prognostic plasma protein panel for Aβ deposition in the brain in Alzheimer's disease’으로 저자는 △박종찬(서울대, 제1저자) △한선호(서울대, 제1저자) △이한겨레(고려대, 제1저자) △정효빈 (EMBL, 제1저자 △변민수 (서울대병원, 제1저자) △황대희(서울대, 교신저자) △이상원(고려대, 교신저자) △묵인희(서울대, 교신저자) 등 총 1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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