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에세이] 아버님이 도와 주시면 될 것 같아요
[진로 에세이] 아버님이 도와 주시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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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기 가톨릭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배상기 가톨릭대 교수
배상기 가톨릭대 교수

일주일 전 월요일 아침, A 군 아버지로부터 상담하고 싶다는 문자가 왔다. 바로 전화했다.

A 군은 부모의 설득으로 억지로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재미없다고 학교에 가지 않을 궁리를 하고, 공격적인 면을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에도 공격적인 면을 보여, 아이가 잘못될까 두려워 전화했다는 것이다.

필자는 A 군과 몇 번의 상담을 통해 알고 있었고, 나름의 대안으로 지도하고 있었다. A 군은 학교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다. 배우는 내용이 무엇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가장 쉽고 재미있는 과목을 공부하라고 했지만, 전혀 공부하지 않았다. 학교에 다니는 의미를 몰라 그만두고 싶다고도 했다.

A 군은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없는 학생이다. 글자는 읽어도 글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휴대 전화 게임에만 몰입하는 상태였다. 그런 상황이 A 군을 폭력적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A 군에게는 공부보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됐다. 그래서 책을 읽히기 위해 A 군이 좋아한다는 성경 만화를 학교에서 읽도록 격려하고 있었고, 거의 매일 확인하고 있었다.

얼마 후 A 군은 성경 만화를 다 읽었다. 그래서 그림 없이 문장으로 된 책을 읽으라고 권했다. A 군은 거부했다. 읽어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없고 머리만 아프다는 것이다. 그러나 A 군이 앞으로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문해력은 필수이기에, 어떻게 해서든지 책을 읽고 이해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문장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지 못한다면 학교에 다니는 의미가 없을 뿐더러 독립된 개인으로 성장하지 못할 것이다.

A 군이 책 읽기를 두려워하는 이유가 있었다. 지금까지 학교에 다니면서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 없었고, 본인도 읽을 필요를 느끼는 상황을 경험하지 못했다고 했다. 책을 읽는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장 잘 알고 있는 내용의 글을 읽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신약성경을 읽으라고 했다. 신약성경은 성경 만화의 내용을 문장으로 쓴 것이므로, 만화의 내용과 똑같아서 읽기 어렵지 않다고 설득했다. 문장을 읽으며 이해하게 되면 얻게 되는 유익함도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언젠가 선물받은 신약전서 한 권을 줬다.

“A 군아. 네가 만화책을 이해했다면 이 책도 분명히 이해할 수 있을 거야. 너는 학교 성적보다 이런 책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해. 네가 이 책을 제대로 읽고 이해하게 되면, 너는 다른 아이보다 공부를 더 잘하게 될 거야. 이 책을 다 읽었을 때의 기쁨이 얼마나 큰지 이해하니? 너도 그런 기쁨을 누릴 자격이 있어. 한번 해봐. 그리고 사회에서 생활하려면 이런 능력이 꼭 필요할 것이고, 이 책을 다 읽으면 너는 사회생활을 잘하게 될 거야. 하루에 딱 한 장씩만이라도 읽어 봐. 응?

필자는 A 군의 어깨에 손을 얹고 다독였고 A 군은 죽어 가는 목소리로 동의했다.

일주일 후에 필자는 그 아버지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A 군의 집안 생활을 물어보고, A 군과 상담한 내용과 필자가 조치한 것을 설명했다. 아버지는 감사하면서도 바로 되물었다.

“독해력이 필요하군요. 그렇다면 학원에 보내면 되겠네요. 어느 학원에 보낼까요?”

의외의 대답이었지만 필자는 아버지의 협조를 요청했다.

“학원에 보낸다는 생각을 하지 마시고요, 아버님이 도와주시면 될 것 같아요. A 군이 읽은 책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필요하다면 좋은 문장을 찾아 같이 읽을 수 있다면 더 좋고요. 아니, 아버님께서도 그 책을 같이 읽으시고 함께 이야기하는 게 제일 좋겠네요. 쉽지 않겠지만 아버님이 도와주세요.”

아이의 잠재능력보다 학원을 맹신하는 부모들이 많지만, 학원이 아이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 아이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 부모가 자녀의 능력을 믿는다면, 아이는 자기 문제를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부모가 자녀를 위해 학원을 찾으려고 애쓰기 전에 할 일은, 자녀의 능력을 찾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이다. 부모가 그 능력을 찾아 주면 자녀는 훌륭하게 성장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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