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명 시대 연 LEET 응시인원, 가군·나군 일반전형 경쟁률 올라
서강대 로스쿨 12.78대 1…‘역대 최고’ 경쟁률 

(사진=중앙대 제공)
(사진=중앙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올해 로스쿨을 향한 수험생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지난해보다 지원자가 400명 이상 늘어나며 경쟁률이 4.92대 1로 높아졌다. 로스쿨 체제 출범 이래 가장 많은 리트(LEET) 응시인원이 나왔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향후에도 로스쿨을 향한 높은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라는 점 때문이다. 의료인력을 양성하는 의대의 경우 전문대학원 체제를 병행하다 학부 입시로 대부분 회귀했지만, 법조인력을 양성하는 법대는 법대는 로스쿨 체제가 공고히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 25개 로스쿨 경쟁률 ‘상승’…서강대 ‘역대 최고’ =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실시된 ‘2020학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원서접수’ 현황을 집계한 결과 경쟁률이 한 해 전에 비해 다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2000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에는 9424명이 지원해 4.71대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9845명으로 지원자가 421명 늘어나며 경쟁률이 4.92대 1로 높아졌다. 

올해 로스쿨 경쟁률은 모집군을 가리지 않고 높아졌다. 가군의 경우 지난해 5.12대 1에서 5.3대 1로 경쟁률이 상승했다. 나군도 4.6대 1로 지난해 4.38대 1에 비해 경쟁률이 높았다. 

단, 전형별로 보면 경쟁률 추이는 엇갈렸다. 가군 일반전형은 345명 모집에 4484명이 지원해 5.31대 1로 지난해 5.09대 1보다 높았다. 나군 일반전형도 1002명 모집에 4630명이 지원해 4.62대 1을 기록하며, 지난해 4.38대 1에 비해 한층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와 달리 특별전형은 가군의 경우 5.46대 1에서 5.24대 1이 됐고, 나군은 4.44대 1에서 4.42대 1로 경쟁률이 낮아졌다. 일반전형은 모두 경쟁률이 오른 반면, 특별전형 경쟁률은 낮아진 것이다.

현재 로스쿨은 입시에서 일반전형과 특별전형을 따로 둔다.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경제·신체·사회 취약계층들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특별전형의 최소 선발 비율은 본래 전체 모집인원의 5%였지만,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인 ‘교육 희망사다리 복원’의 일환으로 로스쿨 취약계층 선발 확대가 추진되면서 지난해 7%로 늘어났다. 올해 모집인원 2000명 중 특별전형은 153명으로 7.7%. 특별전형의 경쟁률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보니 일반전형 경쟁률이 오름에 따라 전체 경쟁률이 상승하는 결과가 나오게 됐다.

대학별 경쟁률을 봤을 때 눈길을 끄는 부분은 서강대 로스쿨의 경쟁률이 크게 치솟았다는 점이다. 40명을 모집한 서강대 로스쿨은 511명의 지원자를 받아 12.78대 1을 기록, 지난해 기록한 7.33대 1과 비교했을 때 경쟁률이 수직상승했다. 나군 일반전형에서 15.42대 1이 나오며 전체 경쟁률을 끌어올린 모습이다. 

서강대의 경쟁률은 올해 신입생을 모집하는 전국 25개 로스쿨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009학년 처음 로스쿨 입시가 시작된 이래 단일 로스쿨이 기록한 가장 높은 경쟁률이기도 하다. 또한, 서강대는 2017학년 10.53대 1로 경쟁률 1위를 차지한 지 3년 만에 다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로스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서강대에 이어 높은 경쟁률을 보인 곳은 60명 모집에 598명이 지원해 9.97대 1을 기록한 원광대다. 원광대는 2018학년과 2019학년에도 전국 로스쿨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등 그간 꾸준히 높은 지원열기를 보여 왔다. 원광대 로스쿨은 올해 5월1일 법무부가 공개한 ‘제8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통계’에 따르면 23.4%로 가장 낮은 합격률을 기록하는 등 그간 로스쿨 본연의 목적인 법조인력 배출에 있어서는 실적이 과히 좋지 못한 편. 상대적으로 부족한 ‘내실’이 역설적으로 합격선을 낮추면서 수험생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경쟁률이 높은 로스쿨은 8.96대 1의 중앙대, 8.93대 1의 동아대, 8.31대 1의 영남대, 6.9대 1의 아주대, 6.5대 1의 경희대 등이었다. 중앙대는 서강대 다음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경쟁률 상승폭이 컸던 반면, 아주대는 가장 경쟁률이 크게 낮아진 로스쿨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150명을 모집하는 서울대 로스쿨은 지속적으로 경쟁률이 상승하는 모습이다. 2018학년만 하더라도 2.86대 1의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였지만, 지난해 3.3대 1로 경쟁률이 오른 데 이어 올해 4.05대 1로 또 다시 경쟁률이 높아졌다.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인 곳은 유일하게 3대 1 미만의 경쟁률을 보인 고려대다. 120명을 모집한 고려대 로스쿨에는 347명이 지원해 2.8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성균관대(3.29대 1), 한양대(3.3대 1), 부산대(3.32대 1) 연세대(3.47대 1), 경북대(3.57대 1), 충남대(3.62대 1) 등 서울권 유수의 로스쿨을 비롯해 지역거점국립대 로스쿨들이 비교적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경쟁률이 상승한 곳과 하락한 곳은 비슷한 수를 보였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서강대를 필두로 △건국대 △동아대 △부산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영남대 △원광대 △전북대 △제주대 △중앙대 △충남대 등 13개교는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올랐지만, △강원대 △경북대 △경희대 △고려대 △서울시립대 △아주대 △이화여대 △인천대 △전남대 △충북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12개교의 경쟁률은 한 해 전에 비해 다소 하락했다.

■로스쿨 경쟁률 상승 왜? ‘역대 최다 인원’ 몰린 LEET 응시 열기 = 올해 로스쿨 경쟁률이 상승한 것은 로스쿨 입시의 ‘전제조건’인 LEET 응시 인원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로스쿨 입시는 △LEET △학부성적 △자기소개서 △면접·구술고사 △어학성적 △서류평가 등을 통해 이뤄진다. 이 중 로스쿨에 지원하기 전 치르는 LEET의 비중은 상당하다. 올해 일반전형 기준 1단계 LEET 반영비중은 서울대 30%, 고려대 40%, 연세대 37.5% 등이었다.

올해 LEET 응시인원은 로스쿨 입시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1만1161명이 시험에 접수했고, 이 중 1만291명이 실제 시험에 응시했다. LEET 응시자가 1만명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스쿨 입시에 뛰어들 ‘자원’인 LEET 응시자가 늘어나면 경쟁률은 자연스레 오를 수밖에 없다. 오히려 올해 LEET 응시인원이 ‘역대 최다’인 것에 비해 경쟁률이 다소 낮게 나온 면이 있다고 봐야 한다. LEET 응시자가 9400명이던 2018학년에는 5.19대 1, 8112명이던 2015학년에는 5.25대 1, 8385명이던 2014학년에는 5.59대 1 등 올해 나온 4.92대 1보다 높은 평균 경쟁률이 나온 바 있다. 로스쿨 입시 원년인 2009학년에도 LEET 응시자는 9693명이었지만, 평균 경쟁률은 6.84대 1을 기록했다. 이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향후 일정은? 로스쿨별 일정 확인 ‘필수’ = 수험생들은 향후 로스쿨별 전형일정을 필히 확인해야 한다. 통상 1단계에서 LEET·학부성적·어학성적·서류심사 등을 통해 일정 배수를 선발한 후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것이 일반적인 로스쿨 입시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일반전형 기준 서울권 주요 로스쿨의 일정을 보면 서울대는 내달 6일 면접 대상자를 발표하고, 9일 면접 및 구술고사를 치른다. 고려대는 내달 6일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하고, 16일 구술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세대는 내달 5일 합격자를 발표하고 면접을 실시해 12월 6일 최종 합격 여부를 통지한다.  

1단계 합격 여부가 불투명하더라도 면접 준비에 수험생들은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LEET 성적 등이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면접이 실제 당락을 가르는 영향력을 지니게 되기 때문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최근 들어 정량평가의 주요 요소인 LEET 성적이 다른 전형 요소에 비해 중요해졌다. 하지만, 2단계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때는 면접이 일정한 영향력을 갖는다. 지원 대학별 면접 기출 문제 등을 참고해 실전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스쿨 인기 이어질까? ‘전망 밝아‘ = 로스쿨의 높은 인기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로스쿨 체제 초기에는 사법시험을 통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이 남아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사라졌다는 점에서다. 이제는 로스쿨에 입학하지 않고 법조인이 될 수 있는 방법이 남아있지 않다. 

물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로스쿨을 나오지 않더라도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자격을 부여하는 예비시험을 도입하거나 사법시험을 부활시키는 등 로스쿨 이외에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면 로스쿨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다만, 사법시험 존치를 요구하는 청년단체 등에서 이를 요구하고 있음에도 현 정부는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고졸 신입생을 선발하는 학부 입시는 올해와 내년 연이어지는 ‘학령인구 감소‘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로스쿨 입시에 있어서는 아직 먼 얘기다. 학부 졸업 이후 진학하는 ‘대학원 입시’라는 점에서다. 짧게 보더라도 남학생은 군복무 포함 6년, 여학생은 4년의 시간을 들여야 학부 졸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볼 때 학령인구 감소 영향은 2025학년 이후에나 로스쿨 입시에 불어닥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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